기획·칼럼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파헤친다

[국민 생활 도움 주는 과학기술센터] (13) 세계김치연구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먹거리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라고 예외가 아닌데, 특히 김치에서 면역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연구의 정식 명칭은 ‘전통발효식품 기반 고위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기술 선행연구’다. 김치에서 항바이러스 후보가 될 수 있는 유산균 20여 종을 분리하여 면역 활성 소재를 탐색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과정인데,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바로 ‘세계김치연구소(WIKIM)’다.

김치 유산균 등 김치를 활용하여 코로나19를 억제하는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 세계김치연구소

원천기술 외에도 콘텐츠 제작 등 김치문화 장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및 절임식품 관련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김치 및 절임식품과 관련된 발효·유통 기술을 기본으로, 시험평가와 기술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하여 우리나라 전통식품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제고와 글로벌 김치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김치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김치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김치연구소의 연구진은 배추나 무 같은 채소의 세포 속 효소를 연구하거나, 김치의 저장 기간을 모니터링하여 김치의 발효 과정을 조사한다. 또한 김치 제조용 종균의 개발과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발효 조절 기술도 연구한다.

물론 발효와 같은 원천기술만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위생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김치의 원료와 제조공정, 그리고 유통과정의 변질 요인 및 포장법 등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등, 김치에 관한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 놓은 기술을 확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세계김치연구소는 중소 김치업체들에 대한 현장지원도 아낌없이 추진하고 있다. 최적 발효 조건 확립이나 새로운 분석법 같은 노하우를 통해 미래의 김치산업계를 이끌어 나갈 중소기업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원천기술 외에도 김치문화를 알리는데 세계김치연구소가 앞장서고 있다 ⓒ 세계김치연구소

여기에 중소 김치업체들의 경영 및 마케팅 지원은 물론, 수출을 위한 국가별 검역과 위생기준, 그리고 김치 분야의 전문 인력 훈련 및 교육까지 도맡아서 지원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 고유의 문화를 대변하는 김치를 전 세계가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김치연구소는 각 나라별 입맛에 맞는 김치 레시피를 개발하며 국제김치컨퍼런스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김치의 해외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한편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와 관련된 콘텐츠 개발을 위한 환경 조성도 꾸준히 추진해가고 있다. 김치에 관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인 ‘김치움’과 김치 관련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인 ‘김치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김치 유산균 분리하여 면역 활성 소재 여부 탐색

세계김치연구소의 활약상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욱 빛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검증하고 이에 따른 항바이러스 소재를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발은 세계김치연구소의 권민성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을 주축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이, 그리고 전북대학교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다양한 김치로부터 항바이러스 후보가 될 수 있는 김치 유산균 20여 종을 분리하여 면역 활성 소재를 탐색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북대학교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서는 형광 단백질을 발현하는 연구용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해서 김치 유산균의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항바이러스 효능을 가진 소재의 탐색 및 효능 검증을 수행하고,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전임상 효능을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김치연구소의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연구는 지난 2014년에 추진했던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한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과 규명 연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 김인호 박사가 담당했던 이 연구는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는 김치 유산균 3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발표됐던 보고서를 살펴보면 유산균을 먹인 쥐는 신종플루 및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시, 생존율이 40~5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치 발효가 진행될수록 바이러스 감염이 더욱 억제되었다는 눈길을 끄는 결과다.

전통발효식품 기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컨소시엄 개요 ⓒ 세계김치연구소

이 같은 과거의 성과에 대해 권 박사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통발효식품 기반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기술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평가하며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원인이 김치의 유산균 때문인지, 아니면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물질인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절임식품이나 발효식품이 그리 많지 않은 서양에서도 우리나라의 김치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발현이나 증식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종합매체인 The Sun은 김치를 먹는 우리나라의 식습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피해를 적게 입은 원인으로 보도하여 주목을 끈 바 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학의 연구진이 국가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발효된 배추인 ‘김치’를 주로 먹는 식생활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다고 발표한 것이다.

(843)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