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 미리 알 수 있다

중증 환자는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 10배 더 높아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새로 입원한 환자 중 누가 호흡관 삽입이나 신장 투석 등의 집중 치료를 요하는 증증 환자가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대체적으로 노년층보다는 젊은이들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지나는 경우가 많으며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을 지닌 이들은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다. 40세 미만의 젊은이나 기저 질환이 없는 확진자 중에서도 중증 환자가 되는 사람이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환자가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의 위험이 높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빠른 혈액 검사법이 개발됐다. 사진은 인간의 폐에서 방출돼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짙은 회색 부분)다. ⓒWANDY BEATTY

일부 환자들은 집중치료 없이도 호전될 것을 알고 있기에 의사들은 가능한 한 빨리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입원한 지 하루 안에 어떤 코로나19 환자가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의 위험이 높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빠른 혈액 검사법이 개발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과대학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이 검사법은 미국 임상연구학회(ASCI) 학술지 ‘임상연구저널 인사이트(JCI Insight)’ 1월 14일 자에 발표됐다.

수치 높으면 사망 확률 2배 더 높아

연구진은 워싱턴대학 반스주위시 병원에 새로 입원한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를 측정했다. 일반적으로 세포의 에너지 공장 내부에 존재하는 독특한 형태의 DNA 분자인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는 혈액 검사로 측정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가 세포에서 혈류로 유출된다는 것은 특정 유형의 세포 사멸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가 호흡관 삽입이나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람 또는 사망한 환자들에게서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진은 그 같은 연관성이 환자의 나이, 성별, 기저질환과는 상관없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 결과 심각한 폐 기능 장애를 일으키거나 결국 사망한 환자들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가 약 10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 수치가 높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호흡관을 삽입할 확률은 6배, 중환자실에 들어갈 확률은 3배, 사망할 확률은 2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앤드류 겔만(Andrew Gelman) 박사는 “우리는 아직도 이 질병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다”며 “우리의 연구는 혈류로 흘러드는 미토콘드리아 DNA가 염증 분자이므로 그 자체가 조직 손상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검사법이 질병의 심각성을 예측하고 임상실험을 더 잘 설계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연구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식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이 검사법이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치료법은 미토콘드리아 DNA의 수치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PCR 장비 사용해 1시간 이내 결과 나와

공동 저자로 참여한 히리시케시 쿨카니(Hrishikesh Kulkarni) 교수는 “우리가 발견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실험이 필요하겠지만, 만약 입원 후 첫 24시간 동안 환자의 혈압이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투석이나 호흡관 삽입 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한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 환자의 분류 방법을 변화시켜 보다 효율적으로 그들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혈액 검사법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서 측정된 염증의 기존 표시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결과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직 조사 중인 환자를 포함해 코로나19 환자에서 측정된 대부분의 다른 염증 표시는 세포 사멸과 관련된 특정 염증이기보다는 전신 염증의 일반적인 표시이기 때문이다.

앤드류 겔만 박사는 “바이러스는 괴사라고 불리는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감염에 대한 염증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포가 열리면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포함한 내용물이 방출되는데, 그 자체가 염증을 일으킨다. 코로나19 환자들에서는 폐, 심장, 신장에 이런 종류의 세포와 조직이 손상되었다는 증거가 있었다”며 “우리는 혈액 속의 미토콘드리아 DNA 측정이 이런 세포 사멸의 초기 징후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검사법이 코로나19용 표준 PCR 검사를 처리하는 기계와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므로 대부분의 병원 환경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수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혈액에서 직접 미토콘드리아 DNA 수치를 정량화할 수 있는 이 검사법은 DNA를 추출하기 위한 중간 단계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1시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하기 전에 자신들이 개발한 혈액검사법이 더 큰 규모의 중앙 연구센터에서 검증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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