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스트레스, 남성 정자와 후손에 영향”

소통으로 고립감 벗어나고 유대관계 유지 필요

코로나19 감염병이 장기화 되면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공포와 불안을 가중시켜 정신건강은 물론, 남성의 정자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버지의 스트레스 경험이 자궁 내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이런 스트레스 효과가 ‘세포 밖 소포체’의 변화를 통해 자라나는 정자와 상호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현미경 사진(왼쪽)과 성숙한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2차원 애니메이션. © Wikimedia / NIAID/ Binte altaf

세포 밖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는 작은 세포막 결합 입자로 세포 사이에 단백질과 지질 및 핵산을 운반한다. 생식관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며, 정자 성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논문 교신저자로 메릴랜드대 의대 약리학 교수이자 ‘아동 건강과 뇌 발달 후생유전학 연구센터’ 원장인 트레이시 베일(Tracy Bale) 박사는 “스트레스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아지고 앞으로 수개월 동안 계속 그런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스트레스를 줄여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베일 박사는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정신 건강과 스트레스 관련 질병들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체 생식계에 대한 지속적인 충격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버지의 스트레스, 정자로 옮겨가”

연구팀은 아버지의 스트레스를 정자로 옮기는 세포 밖 소포체의 새로운 생물학적 역할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용 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을 처치한 뒤 이 쥐들의 세포 밖 소포체를 조사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처치한 쥐의 세포 밖 소포체는 단백질과 작은 함량의 RNA는 물론 전체 크기에서 극적인 변화를 나타냈다.

난자 수정 전에 스트레스를 가한 세포 밖 소포체와 정자를 함께 배양해서 태어난 생쥐 새끼들은 초기 뇌 발달 패턴에서 현저한 변화를 보였다. 그리고 어른 쥐가 되었을 때도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에서 대조군 쥐들과 크게 달랐다.

코로나19 감염병에 의해 인체에 나타나는 증상 © Wikimedia / Mikael Häggström, M.D.

연구팀은 인간의 정자에서도 유사한 차이점이 발생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펜실베이니아대 학생들로부터 6개월 동안 매월 정자를 기증받고, 전월에 인지했던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토록 했다.

조사 결과 몇 달 동안 스트레스 정도가 높아졌던 학생들은 정자의 작은 RNA 함량에서 현저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비해 스트레스 수치에 변화가 없었던 학생들은 RNA 함량에서도 거의 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이 데이터는 실험 쥐에서 확인된 패턴과 매우 유사했다.

베일 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가 임신 전 만성 스트레스를 겪으면 아기의 뇌가 다르게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차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간 지속되는 높은 수치의 스트레스가 미래의 자손에게 정신 건강 위험을 증가시킬 것인가, 아니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스트레스로부터의 회복력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인가가 의문”이라고 말하고, “지금 시점에서는 그에 대해 답할 수 없지만 데이터를 볼 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호흡, 스트레칭, 명상 등을 하는 것도 ‘코로나 블루’를 견뎌내는 한 방법이다. © Pixabay / Sofie Zbořilová

“뇌에 좋은 습관, 생식계에 유익”

연구팀은 남성 생식계에서 스트레스에 따른 변화가 스트레스가 약화되고 생활이 정상적인 패턴으로 돌아온 뒤 적어도 한 달쯤 뒤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베일 교수는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적응은 새로운 기준으로의 복귀로 보인다”며, “이를 의학적 용어로 스트레스 후 생리적 상태를 일컫는 알로스타시스(allostasis)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메릴랜드대 의대 학장인 앨버트 리스(E. Albert Reece) 석학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대 간 후생유전학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단계를 나타낸다”고 평가하고, “이 같은 지식은 앞으로 생식과 초기 아동 발달 향상을 위한 조기 개입을 식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정자 변화를 약화시킬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테스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고 있는 베일 교수는 뇌에 좋은 생활습관이 생식계에도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고립감’을 탈피하기 위해 친지나 사랑하는 이들과 전화 또는 SNS를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 Pixabay / Gerd Altmann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고립 아니야”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조수아 고든(Joshua Gordon) 소장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웹 메시지에서 “여러 현대적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고립’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든 박사는 “첨단 기술이든 간단한 전화를 통해서든 친지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결과 소통은 스트레스 기간 중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코로나19 사이트의 ‘스트레스 대처’ 에 소개된 ‘자기 관리법(support yourself)’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셜 미디어를 포함한 뉴스 기사를 보거나 읽거나 듣는 것을 멈춰 보자. 코로나19 대유행병 소식을 반복적으로 듣는 것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둘째, 몸 관리를 잘 하자. 심호흡을 하거나 스트레칭 혹은 명상을 한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잠을 충분히 자되, 알코올과 약물은 피한다.

셋째, 시간을 내서 긴장된 몸과 마음을 풀어보자. 자신이 즐겨 하는 다른 활동들을 해본다.

넷째,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고 소통하라. 신뢰하는 사람들과 나의 관심사, 내가 느끼는 점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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