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다 무서운 ‘슈퍼버그’

[2020 온라인 과학축제] 랜선 과학관 나들이(1) - 국립중앙과학관 ‘슈퍼버그 특별전’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6일 9시 기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122만 명이 감염되고 총 6만 8355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낳는 미생물이 있다. 바로 슈퍼버그다. 슈퍼버그(Superbug)란 기존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신종 박테리아를 뜻한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균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항생제 내성으로 생기는 ‘슈퍼버그’로 인해 매년 70만 명이 사망하고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중 10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슈퍼버그의 한 종류인 대장균. ⓒ pixabay.com

슈퍼박테리아의 탄생,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이와 같은 항생제 오남용과 슈퍼버그의 위협을 알리기 위해 영국 과학박물관에서 기획 및 제작한 ‘슈퍼버그 특별전’을 창의 나래관 1층 기획실에서 지난 1월 10일부터 오는 5월 5일까지 개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20 온라인 과학축제 – 랜선 과학관 나들이’ 첫 번째 시간으로 국립중앙과학관의 ‘슈퍼버그 특별전’을 온라인 생방송으로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을 찾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특별 방송이다.

지난 6일 14시 사이언스 프렌즈 유튜브 채널(관련 동영상)에서는 신지은 아나운서, 신영순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 의학과학 유튜브 ‘한알만’을 운영하고 있는 정지희 유튜버가 국립중앙과학관의 ‘슈퍼버그 특별전’을  소개했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오는 5월 5일까지 열리는 슈퍼버그 전시회장. ⓒ 국립중앙과학관

슈퍼버그는 무엇일까. 슈퍼버그는 인간의 무분별한 항생제의 남용으로 인해 박테리아가 내성을 가지면서 약에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슈퍼버그로 인한 피해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2019년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매년 280만 명의 미국인이 항생제 저항 감염을 겪고 있으며 3초 당 1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보건기구(WHO)가 공중 보건 위협으로 지정한 슈퍼박테리아는 대장균, 폐렴구균, 표피포도구균, 녹농균, 아시네토박터균, 폐렴 막대균, 황색 포도상구균, 임균, 장구균 등 총 12종에 달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20 온라인 과학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랜선 과학관 나들이 첫 번째 시간으로 국립중앙과학관의 슈퍼버그 전시회가 소개됐다. ⓒ 유튜브 채널 사이언스 프렌즈

국내 항생제 사용 전 세계 1, 약물 오남용 줄여야

‘약’이 ‘독’이 될 수 있을까. 잘 사용하면 ‘약’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7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항생제’이다.

20세기 의학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져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죽이는 물질이다. 세포벽이나 세포막의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 세포가 번식하는 데 꼭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 핵산이나 엽산 등의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 등으로 항생제는 우리 몸에서 나쁜 세균을 막는 역할을 한다.

WHO가 발표한 12종의 슈퍼박테리아가 전시된 국립중앙과학관 전시회장 내부의 모습. ⓒ 국립중앙과학관

세계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나 세균을 잡아먹는 세균 ‘델로비브리오 박테리오보루스’, 세균을 죽이는 별 모양의 단백질 ‘SNAPPs’은 인류에게 ‘약’이 됐다.

인류는 항생제를 발견해 그동안 치료가 불가능했던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슈퍼버그’들이 등장하게 됐다. 이들은 위험한 슈퍼박테리아로 변신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률에 대한 통계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국내 항생제 사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31.5 DDD로 매일 국민 100명 중 31명이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다. 이는 OECD 평균인 20.6 DDD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영유아 항생제 처방 건수도 한국이 1위였다. 지난 2017년 서울대 의대에서 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팀이 한국, 미국, 노르웨이 등 6개국의 만 2세 이하 영유아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3.41건으로 미국의 1.06건에 비해 약 3배, 노르웨이의 7.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보였다.

무분별한 항생제의 과용 및 오남용을 막아야 앞으로 슈퍼버그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 ⓒ pixabay.com

항생제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식품, 농축수산,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순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은 “항생제는 식품, 농축수산,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므로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병에 걸린 돼지는 울음소리, 행동이 다르다. 정지희 유튜버는 돼지의 기침소리를 들려줬다. 마치 개가 짖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났다.

병에 걸린 가축들을 모니터링하고 이들에게 적정량의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병에 걸린다고 무작정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항생제를 지나치게 투여해서는 안 된다.

신 연구원은 농장에 있는 가축들에게 적정량의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슈퍼박테리아의 시대에 산다는 것은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는 항생제의 과용 및 오남용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축산업 종사자, 동물 건강 전문가는 동물에게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정부와 보건의료원 등 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신영순 연구원은 “슈퍼 박테리아에 대한 전 지구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 항생제 내성과 싸우기 위한 정책 및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우리 스스로 항생제 오남용을 막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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