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CI
14세기 수천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흑사병은 잘못된 ‘가짜 뉴스’로 인해 더욱 크게 퍼져나갔다. 역병을 신이 내린 형벌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죄 없는 사람을 마녀로 몰아 화형식을 거행하고 ‘참회 행렬’을 꾸려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군중들을 불러 모았다. 상처로 인한 감염은 물론 비위생적인 상황에서의 이러한 행진은 비말로 감염되는 흑사병이 창궐하기 딱 좋은 환경을 제공한 셈이다.
이를 과학이 없던 무지한 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확산 이후 세계 곳곳에서는 과거 흑사병 때와 같은 비과학적인 가짜 뉴스가 범람하며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최첨단 현대사회에 범람하는 황당한 가짜 뉴스들
최근 코로나19를 둘러싼 수많은 잘못된 정보와 뉴스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생명과 직결된 초미의 관심사다 보니 이러한 ‘인포데믹’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인포데믹’(infodemic)이란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유행병을 뜻하는 ‘epidemic’이 결합된 용어로 잘못된 진단과 전망이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화상 탐사를 계획하고 3D 프린터,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과학이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이처럼 비상식적인 가짜 뉴스와 정보 확산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CI(Chief Investigator)‧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부교수는 이를 “온라인 정보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속에서 나오는 내용을 개인들이 일일이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분석했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CI‧KAIST 전산학부 교수는 “팩트 체크뿐만 아니라 온라인 정보의 지속적인 검증과 루머가 생기기 전에 미리 해소하려는 적극적 노력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Meeyoung Cha
잘못된 정보와 뉴스들은 사람들 사이로 확산되며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영국에서는 5G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파로 코로나19가 감염된다는 가짜 뉴스로 인해 통신 기지국 철탑을 불태우는 사고가 있었는가 하면 지난 3월 국내 한 교회에서는 입에 소금물을 분무하면 코로나19를 소독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알려져 수십 명이 무더기로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란에서는 ‘알코올이 몸속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없애준다’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면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실명하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차 교수는 “이란은 평소 음주가 금지된 나라로 사망자들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하거나 뒷거래로 산 알코올에서 메탄올이 나와 메탄올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례까지 다양한 피해가 있었다”며 “이러한 루머는 중국이나 국내에도 전파된 가짜 뉴스였고 이미 팩트 체크(Fact Check)까지 끝난 사항이었으나 이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 루머가 먼저 퍼져 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에서의 인명 피해도 미리 팩트 체크된 사실이 루머보다 더 먼저 알려졌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이 받은 정보의 진실성, ‘팩트 체크’해야
개인이 시중에 떠도는 모든 정보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팩트 체크를 하는 사이트나 언론도 온라인에서 떠도는 모든 루머들을 다룰 수는 없다.
따라서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를 전파하는 개인 스스로가 정보의 전달자임을 명심하고 불확실한 정보를 전파하는 일에 대해 먼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차 교수는 “개인 스스로가 온라인상의 댓글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SNS 사이트에서 발견한 정보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허위정보를 실수로 전파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외 과학자들이 앞장서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카이스트, 이화여대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시작한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은 코로나19를 먼저 겪은 나라의 팩트 체크 현황을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수십 건의 사실을 담은 정보들이 20개 언어로 번역되어 151개국에 전달됐다.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차 교수는 “캠페인을 통해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 등을 비롯한 ‘팩트 체크’를 처음으로 접한 사람이 수만 명에 이른다”며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만큼이나 팩트 체크도 세계적인 협업을 통해 전파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루머를 앞선 팩트’ 사이트 바로가기>
많은 과학자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앞으로 새로운 ‘N차 바이러스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다른 인포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대비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
차 교수는 “이번 팬데믹을 통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가 실질적인 인명피해, 집단 감염, 백신 거부 운동 등 다양한 피해로 이어짐을 확인했다”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나오는 다양한 루머성 글을 인공지능(AI)을 통해 빠르게 파악하고, 사람들이 신뢰하는 공인 기관은 신속하게 팩트 체크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가짜 뉴스를 구별하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소셜 미디어나 뉴스 플랫폼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팩트 체크 정보를 따로 보여주는 ‘정보 안전지대’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시도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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