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까닭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새로운 계절성 질병이 될 가능성도 있어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성장률의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경고음이 울렸다. 지난 5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벤처캐피탈 회사로 널리 알려진 ‘세쿼이아 캐피탈’이 코로나19를 ‘블랙스완(검은 백조)’이라고 표현하며 올해 세계 경제가 바이러스에 의해 침몰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세쿼이아 캐피탈은 특히 창업자들에게 보유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 및 자금 조달 계획, 판매 전망, 마케팅 지출 규모, 직원 수의 적절성 등을 다시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1972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구글, 오라클, 유튜브, 엔디비아, 링크드인 등에 투자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벤처 캐피털로 군림하고 있다.

실제로 민생 현장에서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보다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 코로나19에 대한 전 세계의 공포감이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더 크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주 치명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처음 인간에게 감염된 H5N1(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무려 60%에 달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의 전파율은 극히 미미해 그해 말까지 18명의 환자가 나왔을 뿐이다. 2003년까지 이 바이러스로 숨진 사람은 총 455명이었다.

조류독감이 그처럼 널리 확산되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 높은 치사율에 있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급작스럽게 나빠져 초기 격리가 가능했다. 또한 증상이 심하니 감염자들이 바깥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어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제한됐다.

진단 검사 확대할 경우 치사율 훨씬 낮아져

코로나19와 똑같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병인 사스나 메르스도 거의 동일했다. 사스의 치사율은 10%, 메르스는 34%였던 것. 만약 사스나 메르스에 걸린 이들의 증상이 미약했다면 훨씬 더 많은 이들이 감염되었을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로 인해 사망한 이는 전 세계에서 10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코로나19의 치사율은 현재까지 약 2~3% 정도다. 하지만 전 세계 확진자는 벌써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는 지난 6일 기준 3400여 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사스와 메르스 사망자의 세 배를 넘어선 것이다.

이 바이러스가 이처럼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주 치명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즉, 사람을 아프게는 하지만 조기 진단이나 외출을 불가능하게 만들 만큼 아프게 만들지는 않는다.

심지어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일부 관찰되고 있다. 일부 역학자들은 코로나19에 걸리고도 방역망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진단 검사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경우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현재보다 훨씬 낮아질 수도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만 명을 사망하게 만드는 독감의 치사율은 0.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독감에 걸린 이들 중 14%는 자신이 독감에 걸린 줄도 모를 만큼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코로나19도 마치 감기나 독감처럼 새로운 계절성 질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예측을 내놓는 대표적인 역학자가 하버드대학의 마크 립시치다. 그는 올해 안에 전 세계 인구의 40~70%가 코로나 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백신 개발 속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는 자료가 너무 부족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심지어는 이 바이러스가 어떤 동물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벌써 100건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빠른 돌연변이가 계속될 경우 바이러스의 독성이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어떠한 예측보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은 백신 개발이다. 현재 민간 기업을 비롯해 각국의 많은 국책 연구소들이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연구 속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데이터 및 임상 데이터에 대한 공유도 국경을 초월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러 연구기관이 협력해 같은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웰컴재단, 노르웨이 및 인도 정부가 포함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각국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해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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