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코가 유난히 긴 이유

코 속 수용체, 뛰어난 후각능력 발휘

동요 ‘코끼리’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이는 코끼리가 자신의 긴 코를 손처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가사이다. 코끼리에게 있어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큰 ‘코’이다.

코끼리의 코에는 약 15만 개 이상의 근육이 있으며, 이것을 이용하여 사람의 손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뿌우’하고 울면서 위험을 알리거나 초저주파를 통해 먼 곳에 있는 코끼리와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코를 이용한다.

그렇다면 코끼리의 코가 유난히 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코끼리에게는 놀랄만한 후각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코끼리의 코가 긴 이유에 대해 ‘냄새를 잘 맡기 위함이 아닐까’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술지 ‘유전연구'(Journal Genome Research)을 통해 발표된 니무라 요시히토(Yoshihito Niimura) 일본 도쿄대학교(東京大学) 분자진화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포유류 중 코끼리의 후각이 가장 발달되었다고 한다. (원문링크)

코끼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긴 '코'이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유난히 코가 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연구를 통해 그 이유가 밝혀졌다. 바로 '냄새'를 잘 맡기 위해 진화했다는 것이다.

코끼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긴 ‘코’이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유난히 코가 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연구를 통해 그 이유가 밝혀졌다. 바로 ‘냄새’를 잘 맡기 위해 진화했다는 것이다. ⓒ ScienceTimes

연구팀은 오랑우탄, 쥐, 개, 코끼리 등 포유류 13종에 대한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였고, 그 중에서 특히 후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감각 수용체의 숫자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코끼리의 감각 수용체 숫자는 1948개로 인간의 5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후각이 민감하기로 유명한 개의 2배에 달하는 놀라운 양이 나왔다.

이미 2007년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된 선행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코끼리는 케냐의 대표적인 두 부족인 ‘마사이족’과 ‘캄바족’을 냄새로 구별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끼리가 냄새만으로 사람을 구별해 각기 다른 대응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원래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들은 지구에 처음 등장했을 때 서로 유사한 후각 수용체 숫자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종에 따라 퇴화하거나 더욱 증가했는데, 인간의 경우 초기보다 50퍼센트(%)가까이 후각 수용체가 줄어들었다.

코끼리와 같은 설치류의 수용체 숫자는 오히려 늘었는데, 이렇게 진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바 없다. 하지만 생존환경에 따라 필요 없는 수용체는 퇴화하고 필요한 수용체는 늘어나면서 오늘 날의 분포대를 형성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코끼리의 두텁고 긴 코 속에 존재하는 다수의 수용체는 환경에 따라 진화하였으며, 이로 인해 탁월한 후각능력이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끼리의 코가 단순히 사람의 손 역할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코’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능력도 뛰어나게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끼리, 사람의 목소리로 위협 판단

코끼리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큰 귀이다. 하지만 귀가 큰 만큼 청력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있다. 다만 더울 때 부채처럼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켜 체온을 떨어뜨려 주고, 화가 나면 옆으로 쫙 펴서 몸집을 더 크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코끼리의 청력과 관련된 기존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코끼리도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 위협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성(性)과 나이를 구분하고, 그에 따라 행동 패턴이 달라지는 것이다.

카렌 맥콤(Karen McComb) 영국 서식스대학교(University of Sussex) 교수가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를 통해 발표한 연구를 보면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야생 코끼리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원문링크)

야생 코끼리들에게 사람 목소리를 녹음해 들려주었는데, 이때 코끼리는 서로 다른 부족인의 언어와 음성을 구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수세기 전부터 코끼리 사냥을 해온 동아프리카의 ‘마사이족’의 음성을 들려주었을 때, 다른 부족의 음성을 들려주었을 때보다 무리를 이루며 훨씬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마사이족이라고 해도 여성과 소년의 목소리에는 경계하지 않았고, 이것은 성과 나이를 구분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목소리에 따라 사람이 주는 위협을 감지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다르게 한다는 것은 코끼리가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위협을 판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코끼리도 사람처럼 서로 ‘위로’한다

코끼리의 코는 냄새를 맡는것 뿐만 아니라 다른 코끼리를 안심시키거나 위로하기 위해서 스킨십을 할 때도 사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로’ 행동이 다른 코끼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피어'(Peer)를 통해 발표된 연구이다. (원문링크)

조슈아 플로트니크(Josua Pliotnik) 태국 마히돌 대학교(Mahidol University) 교수와 연구팀은 북부 태국 지역의 폐쇄된 공간에 사는 코끼리 26마리를 1년간 관찰하였다. 연구팀은 뱀 혹은 개가 지나가거나, 적대적인 코끼리의 출현 등 코끼리가 겁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코끼리가 어떻게 행동을 취하는가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코끼리는 자신의 코를 사람의 손처럼 사용하면서 상대 코끼리를 만지거나 쓰다듬었다. 또한 특정한 소리를 내는 등의 방식으로 다른 코끼리를 안심시키는 ‘위로’의 행동을 취했다.

코끼리에게 있어 다른 코끼리의 입 안에 코를 넣는 행동은 사람의 악수나 포옹과 같은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행동은 상대 코끼리에 물릴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취약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행동은 상대 코끼리를 해치지 않고 도와주기 위해 보내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즉, 코끼리가 다른 동료 코끼리와 함께 있을 때 특정 소리를 내는 것도 하나의 감정 및 의사 표현의 일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본다면 사람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이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에 생각했던 것만큼 독특한 특징이 많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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