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하고 구수한 커피 향은 수많은 커피 애호가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주변에는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 온다는 이들이 있다.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얘기도 한다.
실제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과다 섭취할 경우 뇌를 각성시켜 불면증과 신경과민을 일으키고, 심박수를 증가시키며, 위산분비를 촉진해 위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데 미국심장학회(AHA) 저널인 ‘서큘레이션: 심부전(Circulation: Heart Failure)’ 9일 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3개 대규모 심장질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면 심부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식이 정보가 확인됐다.
커피의 카페인이 일반인의 생각과 달리 심장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가 나왔다. © Pixabay / Free-Photos
10년 이상 추적 조사한 3개 대규모 연구 분석
심장 관상동맥 질환과 심부전 및 뇌졸중은 심장 관련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개인맞춤의학센터 의료원장인 데이비드 카오(David P. Kao) 심장학 조교수는 “흡연과 고령, 고혈압이 가장 잘 알려진 심장병 위험요소 중 하나지만, 확인되지 않은 위험요소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학회 영양분과위원이자 노스웨스턴대 의대 예방의학 영양학과 주임교수인 린다 밴 혼(Linda Van Horn) 교수는 “커피 음용에 따른 위험과 이점은 커피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소비가 많아 계속 과학적 관심의 주제가 돼 왔다”며, “그러나 보고된 연구들은 식이 평가나 분석방법론의 불일치를 비롯해, 섭취자의 자가 보고에 내재된 문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열대지방 숲 속에 자생하는 커피 아라비카 열매. © WikiCommons / Cornellier
카오 교수팀은 미국심장학회의 정밀의학 플랫폼을 통한 기계 학습을 활용해 대규모 장기 연구인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의 코호트 데이터 원본을 조사했다.
그리고 이를 ‘죽상동맥경화증 지역사회 연구(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와 ‘심혈관 건강 연구(Cardiovascular Health Study)’ 데이터와 대입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위의 세 가지 연구들에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추적 연구가 포함돼 있고, 모두 2만 1000명 이상의 미국 성인 참가자들의 정보가 제공됐다.
카페인 섭취, 심부전 위험 줄여
연구팀은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마신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연구 참가자들의 하루 커피 소비를 ‘안 마신다’와 1잔, 2잔, 3잔 등 네 범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도출됐다.
심부전이 있을 때 나타나는 주요 징후와 증상. 기침과 피로감 및 숨가쁨, 폐부종, 심박 약화, 흉막 삼출, 복부 팽만, 하지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WikiCommons /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NIH
먼저, 세 가지 연구에서 모두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고 있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이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심부전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이밍햄 연구와 심혈관 건강 연구에서는 수십 년 동안의 심부전 위험을 분석한 결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전혀 먹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하루 한 잔 당 5~12%의 심부전 위험이 감소했다.
죽상동맥경화증 지역사회 연구에서 심부전 위험은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이나 하루에 한 컵 마시는 사람 사이에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하루에 최소 2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들은 약 30%가 낮았다.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이네이티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심부전 위험에 역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에서는 심부전 위험이 특히 증가했다. 그러나 ‘심혈관 건강 연구’에서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과 관련한 심부전 위험 증가나 감소는 없었다.
이에 관한 추가 조사에서 연구팀은 어떤 출처에서든 카페인 섭취가 심부전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카페인은 커피를 더 많이 마셔서 얻는 이점의 일부였다.
전문 커피 감별사들이 향과 맛 등을 살펴보고 커피 등급을 감별하는 모습. © WikiCommons / DFID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해로워
카오 교수는 “카페인과 심부전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커피와 카페인은 종종 사람들이 심계항진, 고혈압 등과 연관시키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커피가 심장에는 ‘나쁜 것(bad)’으로 간주한다”며, “카페인 섭취 증가와 심부전 위험 감소 사이의 일관된 관계는 머릿속에 있는 이런 가정을 돌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커피가 금연이나 체중 감량, 운동과 동일한 강도와 확실성으로 심장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커피 소비를 증가시키라고 권장할 만한 명확한 증거는 아직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식이 지침에 따르면 하루 8온스(227g) 컵으로 3~5잔의 커피는 건강한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단순 블랙커피만을 뜻한다.
미국심장학회에서는 라테나 마키아토 같은 인기 있는 커피 기반 음료는 종종 칼로리가 높고, 설탕과 지방이 더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카페인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섭취는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어린이는 카페인을 피해야 하고,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도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거름종이로 카페스톨을 걸러내는 드립커피나 더치커피는 혈청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카페스톨 함량이 적다. © WikiCommons / nots12311
우리나라 식약처는 ‘성인의 경우 하루에 커피 4잔, 청소년은 에너지음료 2캔 이상 섭취할 경우 카페인 최대 1일 섭취 권고량을 넘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고지혈증 있으면 카페스톨 걸러내야
이번 연구에서는 커피에 설탕이나 크림 등을 타거나, 혹은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음료를 구분해서 자세히 연구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카페인이 심장병 위험을 낮춘다고 설탕 등이 듬뿍 든 커피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또 커피 원두에는 카페스톨(cafestol)이라는 화학성분이 들어있어 이 카페스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페스톨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초파리를 이용한 파킨슨병 모델에서는 신경 보호 효과도 보고됐다.
그러나 혈청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고지혈증 위험이 있는 사람은 필터로 카페스톨을 걸러낸 드립커피나 더치커피 등을 마시는 것이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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