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립천문대 소속 아리마츠 고(Ko Arimatsu) 연구팀이 구경 28㎝의 아마추어용 망원경을 이용해 태양계 외곽 카이퍼 벨트의 1.3㎞ 크기의 천체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천체는 해왕성 궤도 밖에 있는 카이퍼 벨트를 도는 1~10㎞ 급의 천체, 쉽게 말해 작은 소행성이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70여 년 동안 1~10㎞ 급의 천체의 존재를 예측했지만, 실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이퍼 벨트를 대표하는 천체는 명왕성과 에리스와 같은 수천 킬로미터 크기의 왜소행성이다. 또 ‘울티마 툴레(2014 MU69)’와 같은 수십 ㎞급 천체를 뉴허라이즌스호가 그 곁을 지나가며 발견한 바 있다.
카이퍼 벨트와 같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천체는 너무 희미하므로 10m급의 거대한 망원경을 사용하더라도 관측이 어렵다. 그러나 일본 연구팀이 이번 관측에 사용한 망원경은 지름 28㎝, 사설 천문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망원경이었다.
연구팀은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시 미야코 섬의 미야코 학교의 지붕 위에 2대의 망원경을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했다. 망원경에 천체용 카메라와 조리갯값을 극대화하는 장치 등을 부착했다.
한 대당 1만6000 달러가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의 장비였다. 심지어 두 번째 망원경은 망원경을 보호할 돔도 만들지 못했다.
이들은 직접 관측하는 방법 대신 간접적인 관측 방법을 택했다. 카이퍼 벨트 소천체가 뒤쪽의 별을 지날 때 그 별빛이 감소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2016년 6월 25일에서 2017년 8월 1일 사이 2000여 개의 별을 관측하고, 날씨 및 기상 여건이 좋은 60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얻었다.
‘A kilometre-sized Kuiper belt object discovered by stellar occultation using amateur telescopes’ 논문 내 삽입 그림 ©K.Arimatsu
두 망원경 모두 고속 광도 측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천체가 1초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별빛을 가리는 순간을 포착해 냈다. 이는 ‘항성 엄폐(Stellar occultation)’이라고 불리는 방법으로, 주로 외계행성을 찾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논문에 따르면, 대략 1㎞ 천체의 그림자 크기는 그 반지름과 회절 효과에 의해 결정되며, 이번에 발견한 1.3㎞ 급 천체는 별빛에 5㎞ 크기의 그림자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카이퍼 벨트가 중요한 이유는 태양계 초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1~10㎞에 이르는 작은 천체는 커다란 행성이나 위성을 만드는 ‘벽돌’과도 같다. 태양계 형성 과정을 밝히기 위해서는 이들의 관측이 핵심 증거인 셈이다.
연구팀은 향후 같은 방식을 사용해 카이퍼 벨트 내 다양한 크기의 소천체를 비롯해 더 멀리 있는 오르트 구름 내 천체를 발견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발표했다.
이번 발견을 담은 논문은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식 현상을 이용해 킬로미터 직경의 카이퍼벨트 천체의 발견(A kilometre-sized Kuiper belt object discovered by stellar occultation using amateur telescopes)’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실린 바 있다.
이번 발견 외에도 아마추어 망원경이 중요한 발견을 한 경우는 종종 있다. 아르헨티나의 아마추어 천문가 ‘빅터 부소’는 40㎝의 반사망원경을 사용해 초신성 폭발을 포착했다.
빅터는 2016년 9월, 새 카메라를 반사망원경에 장착해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별이 폭발하며 초신성으로 변하는 전후의 순간을 최초로 촬영했다. 이와 같은 초신성의 극적인 변화를 실시간으로 목격할 확률은 1억 분의 1 이하로, 운이 굉장히 좋은 경우에 해당한다.
카이퍼 벨트 소천체를 발견한 일본 국립천문대 연구팀은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 예산의 0.3% 채 되지 않는 예산을 가지고도 큰 발견을 할 수 있다”며 작은 망원경과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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