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을 비롯한 여러 동물들은 지금 눈앞에 일어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인과관계를 따져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 성인의 경우 당장 보이는 상황뿐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경우를 상상하고 각각에 대해 대비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에게서도 이렇게 확실치 않은 상황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는 인지적 능력이 있는지는 연구자들에게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
침팬지는 불확실성에 대안이 없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의 하나인 침팬지는 대개 인간의 어린아이에 비견할 인지 능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침팬지의 다양한 인지 능력은 여러 실험을 통해 알려진 바 있는데, 이를테면, 주어진 과제를 이해하고 먹이 보상을 받도록 학습할 수 있다거나 다른 개체들이 어떤 기대를 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이른바 ‘마음 이론’이 적용된다는 것 등이다. 한편, 몇몇 연구들은 침팬지가 인간과 달리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때 여러 대안을 상상할 수 없고, 그런 점에서 인간과 구별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16년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한 연구는 2~4세 사이의 어린이 90명과 침팬지와 오랑우탄 8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보고했다. 이들에게 뒤집힌 Y 모양의 위아래로 뚫려있는 통을 주고, ‘공’ 혹은 ‘포도’를 떨어뜨려 통을 관통하게 할 때 아래로 뚫린 두 개의 입구를 막아 그 물건을 받아낼 수 있는지를 테스트했다. 물건이 양쪽 어디로든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4세 아동들은 대체로 이 과제를 첫 시도에 수행해낼 수 있었고, 2세 아동들의 경우 대부분이 첫 시도에서 실패했다. 유인원들은 첫 시도에 과제를 수행한 개체가 한 마리도 없었다. 과제를 반복해 학습하면서 점차 나아지기는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한 개체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인간은 2~4세 사이에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비하는 인지 능력이 형성되고, 유인원은 그런 능력을 고유하게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침팬지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인지 실험은 이에 반박하는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침팬지들에게도 불확실성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에 여러 층위가 있어
연구진은 먼저, 불확실성을 ‘아직 던지지 않은 주사위의 결과를 예측하는’ 외부적 요인과 ‘주사위는 던져졌는데 아직 결과를 모르는’ 인지적 요인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는 인간 성인들에게도 후자보다 더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전 실험에서 구멍이 뚫린 통 속으로 물건을 떨어뜨리고 아래로 뚫린 구멍을 막아 물건을 낚아채도록 한 것이 유인원에게 지나치게 복잡한 과제였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바닥 쪽으로 뚫린 구멍을 손바닥으로 막아야 하는데, 유인원들에게는 이렇게 손바닥을 사용하는 것이 인간 아이들보다 자연스럽지 않았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위의 사항들을 고려해 실험을 고안했다. 침팬지들에게 철창 너머로 두 개의 상자를 제시하고 이들 중 하나 혹은 둘을 모두 골라 연결된 줄을 당겨 상자를 끌어당기고 그 안에 ‘먹이’ 보상이 들어있는지 열어보도록 했다. ‘실험 1’에서는 상자를 투명한(=확실한) 상자와 불투명한(=불확실한) 상자로 나눠 각각의 경우 어떻게 선택이 달라지는지를 봤다. ‘실험 2’에서는 불투명한 상자 두 개를 이용해 침팬지들이 실험자가 어느 상자에 먹이를 숨기는지 볼 수 있는(=확실한) 상황과 볼 수 없는(=불확실한) 상황으로 나눠 침팬지의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봤다.
침팬지들도 불확실성에 대안을 생각할 수 있어
실험 결과, ‘실험 1’에서 침팬지들은 투명한 상자가 놓인 경우 안에 먹이가 들여다보이는 상자만 당긴 데 비해, 불투명한 상자가 놓인 경우 두 개의 상자 모두를 당겼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실험 2’에서는 실험자들이 어느 상자에 먹이를 숨기는지를 본 경우 침팬지들은 먹이가 숨겨진 상자만을 당겼으며, 보지 못한 경우 두 상자 모두를 당겼다.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 침팬지들은 두 상자를 모두 열어 한 상자만 선택했다가 낭패를 보는 상황을 피한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침팬지에게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안을 준비하는 고유한 능력이 있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1544)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이래 3개월여만에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한 한국산 게임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했다. 2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게임을 포함한 27종의 외국산 게임 수입을 허가했다고 공지했다. 중국은 심의를 거친 자국 게임사 게임에 ‘내자판호’를, 해외 게임사 게임에는 ‘외자판호’를 발급해 서비스를
/ 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카드는 21일 오전부터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호환 단말기를 보유한 매장에서 카드 실물 없이 휴대전화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양사는 이달 초를 서비스 개시 목표일로 삼았으나 호환 단말기 보급 이슈
/ 피해 규모만 매년 수천억 원대에 달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는 불법 콜 중계기(심박스) 등 다양한 장비가 이용된다. ‘심박스’는 인터넷 전화(VoIP)를 이동통신 전화(VoLTE·3G) 전화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데, 해외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국내 피해자에게 전화할 때 단말기에 ‘070’ 번호가 아닌 ‘010’ 번호가 뜨도록 하는 장비다. 심박스를 탐지하기 위해 현재까지 발신자·통화 시간·통화 위치·음질 등 통화 정보를
/ 경북도가 로봇 기업,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서비스로봇 제조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도는 21일 도청 회의실에서 구미시,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로봇 제조 업체 인탑스, KT, 경북테크노파크, 경북도경제진흥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업무협약을 했다. 기업과 연구소 등은 앞으로 AI 서비스로봇 산업육성, AI 서비스로봇 부품 국산화 및 기술개발 생태계 조성, 연구개발 및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미국 국토안보부 과학기술본부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인력의 교류 촉진과 공동 연구를 위한 협력공동의향서(JS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과 디미트리 커스네조브 미국 국토안보부 과학기술본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에서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면담을 갖고 양국 간 공동 연구와 인력 교류를 내용으로 하는 공동의향서에 서명했다. 양국은 디지털 전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춘천센터 김길남 박사 연구팀이 강원 양구군·국립수목원과 공동으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의 항염증 효과를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쥐의 대식세포에 염증 반응을 유도한 뒤 대표적 염증유발물질인 산화질소의 생성 저해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개느삼 뿌리 추출물을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산화질소 발현이 47.5% 감소했다. 염증 유발 단백질인 산화질소 합성 효소(iNOS)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 국내 우주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엔진 검증용 시험 발사체 ‘한빛-TLV’가 현지시간 19일 오후 2시 52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시 52분)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브라질 공군은 “한빛-TLV가 브라질 탑재체를 싣고 4분 33초 동안 비행했다”며 이번 발사 임무가 ‘양국 협력에 따른 성공’이라 될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노스페이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