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관련 유전자 변이, ‘중증 코로나19’ 위험 2배 이상 높여”

영국·미국 연구진, 유럽인 유전자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확인

치매 관련 유전자 변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 의대와 미국 코네티컷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26일 의학저널 ‘노인학·의학 저널'(Journal of Gerontology, Medical Sciences)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수록된 수십만명의 건강·유전자 데이터를 분석, ApoE 유전자 변이(ApoE e4e4)를 2개 가진 사람은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특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poE 유전자는 모든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갖고 있지만 ApoE e4e4 변이가 있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 ApoE e4e4를 2개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4배 높고, 유럽계 혈통의 경우 36명 중 한 명은 ApoE e4e4 2개를 가지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ApoE 유전자 중 ApoE e4e4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형태인 ApoE e3e3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보다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요양시설 등의 치매 환자는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3배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치매 환자들이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치매 환자의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높은 데에는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38만2천188명 중 ApoE e4e4 변이가 있는 사람은 9천22명(2.36%)이었고, 코로나19에 걸린 721명 가운데 이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은 5.13%(37명)였다.

이를 10만명당 중증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으로 환산하면 ApoE e4e4 변이가 있는 사람은 410명이지만 정상적 형태인 ApoE e3e3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179명이 된다. ApoE e4e4 변이가 있으면 중증 코로나19 위험도가 2배 이상 높다는 의미다.

연구책임자인 엑서터대 데이비드 멜저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치매 환자의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 결과는 이런 위험이 단순히 치매나 노화, 노쇠 또는 요양시설에서의 바이러스 노출 등의 영향이 아니라 치매와 코로나19 위험을 모두를 높이는 유전자 변이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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