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바깥 눈은 매우 달라”

공공부문 과학기술 대토론회 다양한 의견

과학기술 출연연구소가 설립된 지 올해로 50년,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공공부문 과학기술 대토론회’가 7일 연총과 과학기술정책연구회 주최로 과총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런 토론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출연연이 얼마나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했는가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나열하는 것이다.

토론회 강연자 및 토론자와 주요 참석자. 왼쪽에서 일곱번째가 김명자 차기 과총회장 ⓒ 심재율 / ScienceTimes

토론회 강연자 및 토론자와 주요 참석자.  ⓒ 심재율 / ScienceTimes

이날 토론회에서 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을 하다가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간 신용현 의원은 “국회에 가 보니 출연연의 위상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출연연이 국가 경쟁력 높이고 국민의 삶을 높이는데 주축이 되어야 하는데 바깥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이 많다”고 외부의 따가운 소리를 에둘러 표현했다.

“스스로 책임의식 갖고 변화의 방법 찾아야”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차기 과총 회장)은 “과학기술 부총리 제도가 있었던 10년 전에 하던 이야기가 지금과 똑같다. 지금은 엄청나게 달라졌으므로 우리 스스로 책임의식을 갖고 변화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답한 심정을 표현했다.

강연자인 유성규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발표내용이나 패널 토론자들의 의견 등은 현재 출연연이 당면한 문제와 나아갈 방향은 비교적 잘 짚은 것 같았다.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국내외 의식은 조금 달랐다. 중앙일보와 대덕넷이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한 과학기술계의 문제점을 보면  △불합리한 관료주의(36.5%)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부재(29.2%) △단기프로젝트 위주(19.1%) △가중한 행정업무(18.3%) 등이다.

KISTEP이 설문조사한 과학기술혁신 시스템의 주요 이슈를 보면 △장기적 관점의 투자전략 수립(57.3%) △정책사업 예산의 연속성과 연계성확보(30.8%) △신뢰기반의 과학기술문화(22.7%) 등이었다.

네이처는 다르게 지적했다. △상명하복이어서 토론문화가 거의 없고 △기업주도의 응용연구 위주여서 기초분야가 뒤쳐졌고 △시류편승 하느라 장기적 안목이 없으며 △돈으로 승부할 뿐 과학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노벨상 수상자 등 석학 12명이 2015년 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서울대 자연대를 평가한 내용을 보면 △테뉴어 심사 통과하느라 단기실적 위주연구에 치중해 모험연구에 도전하지 않는다 △논문 피인용 지수를 높이려고 따라하기 연구를 하며 △경직된 연공서열식 채용 승진시스템 등을 지적했다.

출연연 내부 목소리와 패널의 의견 차이 드러내

유성규 박사는 혁신전략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장관급 과학기술정책실 신설 △연구개발 전략의 체계적인 수립 △경제 인문 사회계와 과학기술전문가를 포함한 국가 아젠다 설정 △출연연의 자율성 부여 △노무 법무 감사 연구윤리 행정간소화 등 공통 애로사항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담당 △시설장비 중심에서 인재중심으로 이동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과학기술 출연연은 제외(현재 법안 발의중) △기관장 임기 5년제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패널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은  “군사정권 시절의 연구소와 민주화 시대 연구소가 어떻게 달라질 것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준비가 없었다”면서 “혁신방안은 ‘간섭하지 말고 다 달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므로 더 깊은 성찰을 가지고 거대한 흐름에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하령 여성과기인 회장은 “내부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기업이나 정부조직 보다 덜 관료적이며 덜 수직적인 조직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재  KISTEP 박사는 “출연연을 국민의 관점, 대학의 관점, 기업의 관점, 정부의 관점에서 보는 것도 같이 논의해야 하고, 출연연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해야 할 모델임을 자각하자”고 촉구했다.

윤석진 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본부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고 싶은 것은 톱다운 혁신 방안 말고, 연구자 스스로 혁신하자고 몸부림 쳐 본 적이 있는지 자문하고 싶다”고 분발을 요구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왼쪽부터) 윤석진 박사, 부하령 박사, 김상선 교수, 이정재 박사, 안현실 박사. ⓒ 심재율 / ScienceTimes

토론자로 참석한 (왼쪽부터) 윤석진 박사, 부하령 박사, 김상선 교수, 이장재 박사, 안현실 박사. ⓒ 심재율 / ScienceTimes

윤 박사는 “과도한 관료주의와 간섭을 요구하기에 앞서 연구비 선진국에 비해 적지 않다”고 밝히고 출연연에서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PBS에 대해 “53%가 찬성하는 조사도 있으며, 인건비의 70%를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상선 한양대 특임교수는 “육성정책은 출연연 만의 목소리 가지고 안되며 외부지지 받아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도 “획일적인 방안은 안된다”고 말했다.

김명자 전 장관은 “생태계는 이미 바뀌어서 옛날같은 시대는 안 오므로. 과학기술계가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중견기업 연구개발 능력 키우는 것이 지상과제 중의 하나인데 그것을 맡아서 해줄 것이 출연연’이라고 한 GE 코리아 강석진 전 회장의 말을 소개했다.

토론회 전경 ⓒ 심재율 / ScienceTimes

토론회 전경 ⓒ 심재율 / ScienceTimes

김 전 장관은 한번에 다 바꿀 수 없으며,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다 담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리 무조건 출연연이 홀대받는다는 울분을 터트리지 않고 조목조목 문제점을 도출할 만큼 문제인식은 나아졌으나, 입체적인 틀 안에서 여러 요소의 상관관계를 따져서 방향을 제시하는 통합 및 융합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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