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구 전체가 아닌 지역적인 수준에서는 몇 가지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북극에서는 더욱 그렇다. 북극 주변의 드넓은 해양 지역은 지구의 다른 지역들보다 2~3배 더 빨리 온난화되고 있다.
북극의 만년설이 녹으면, 일정량의 태양 복사를 반사하는 표면 능력인 알베도(albedo)가 줄어들게 된다. 지구 상공에서 볼 때 빙하나 눈, 구름 같은 밝은 표면은 빛을 반사하는 비율이 높다.
따라서 온난화로 눈과 얼음이 감소함에 따라 알베도가 줄어들면 더 많은 태양 복사 에너지가 지구에 흡수돼 지표 근처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다.
북극에서의 극밤(polar night)에 기후 관련 에어로졸 과정을 보여주는 도해. INP는 얼음 핵 형성 입자, IR은 적외선. 빨간 화살표는 장파 복사를 나타낸다. © EERL
에어로졸, 기후 조절 필수 요소
또 알베도와는 다른 더 복잡한 지역적 요인이 있다. 구름과 에어로졸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과학자들이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으로 주목된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aerosols)은 크기와 구성이 다양하다. 에어로졸은 바닷물이 공기 중으로 분무되거나, 해양 미생물의 방출, 시베리아와 같은 북쪽 지역에서의 산불 등과 같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화석 연료 사용이나 농사 등 인간 활동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
에어로졸이 없으면 구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 분자가 에어로졸의 표면 위에 붙어 물방울을 만들어 구름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에어로졸은 이런 역할과 함께 더욱 구체적으로는,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의 양과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지상 복사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특히 지구 기후와 북극 기후 조절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북극지역의 2010년 10월~2011년 9월 사이의 평균기온이 장기 평균 (1981~2010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거나(빨간색), 그 아래(파란색)인 곳을 나타낸 그림. NOAA의 지구 시스템 연구 실험실이 작성한 지표 근처 이상 기온에 대한 NCEP / NCAR 재분석을 기반으로 한 자료. © WikiCommons / Hunter Allen and Richard Rivera (NOAA’s Climate Program Office)http://www.climatewatch.noaa.gov/article/2011/arctic-warming-exceeds-global-average
여전히 많은 의문들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 극한환경 연구실험실(EERL) 책임자인 줄리아 슈말(Julia Schmale) 박사는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8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과학계가 이런 에어로졸 관련 프로세스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슈말 박사는 “알베도가 어떻게 얼음의 영향을 받는가는 최댓값과 최솟값이 설정돼 있는 등 상당히 잘 이해되고 있다”며, “그러나 에어로졸 그룹들에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고 밝혔다.
즉, 빛을 반사 혹은 흡수할 것인가, 구름을 형성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자연적인 것인가 인위적인 것인가, 지역에 머무를 것인가 멀리 날아갈 것인가 등이 그것으로, 많은 의문점이 있고, 그에 대해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연구 쇄빙선 폴라스턴 호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근해에 정박해 있는 모습. © WikiCommons / Bruce McAdam
쇄빙선 타고 북극 변화 직접 체험
슈말 조교수는 스톡홀름대 볼린 기후 연구센터 폴 지거(Paul Zieger) 조교수 및 아니카 에크만(Annica M. L. Ekman) 교수와 함께 공동으로 논문을 작성했다.
슈말 박사는 2020년 초 독일의 쇄빙선 폴라스턴(Polarstern) 호를 타고 북극에 대한 여러 원정 연구를 수행했다. 이때 하루 종일 해가 없는 겨울이어서 알베도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북극 기후가 겨울에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여전히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 겨울철 북극 기후 변화의 한 가지 이유는 겨울에 나타나는 구름이 지구의 열을 다시 땅으로 반사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공기 중에 있는 에어로졸의 양과 자연 순환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발생한다.
이 현상은 북극 얼음 위의 온도를 상승시키지만, 그 과정은 광범위한 에어로졸 유형과 빛을 흡수 및 반사하는 능력 차이로 인해 매우 복잡하다.
슈말 박사는 “겨울철에 북극에서 연구를 수행하려면 전체 시즌 동안 쇄빙선과 과학기술자 및 장비를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에 대한 관찰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극의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며 북극곰들의 생존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 WikiCommons / Arturo de Frias Marques
기후모델 개선 필요
과학자들은 북극에서 이미 많은 원정 연구를 수행했으나, 아직도 해야 할 많은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중 한 가지는 지금까지 북극 온난화에 관해 발견된 모든 자료를 수집해 기존의 기상 모델 개선에 활용하는 일이다.
슈말 박사는 “당장 커다란 연구력이 집중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는데 한 걸음 뒤처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이미 관찰한 내용은 모델을 개선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며, “풍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으나 서로 다른 프로세스 간의 연결을 원활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분류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현재의 기후 모델은 기후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에어로졸이 지역적으로 자연 발생한 것인지 인위적인 것인지 종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구름을 만드는 에어로졸은 기후 조절의 필수 요소로 알려져 있다.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촬영한 공중에 떠다니는 재의 입자.
“에어로졸, 기후와 인체 건강에 큰 영향 미쳐”
연구팀은 논문에서 북극 기후와 에어로졸의 역할에 대해 더 나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단계를 제안했다.
먼저 지금까지 확보한 모든 북극 관련 지식을 엮어낼 수 있는 대화형 오픈소스 가상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 예로서 국제 대기관측 북극시스템(International Arctic Systems for Observing the Atmosphere; IASOA) 프로그램을 들었다.
IASOA는 북극 대기 연구 및 운영을 위한 상호 협력 국제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개별 북극 관측소 활동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슈말 박사는 “북극에서 발생하는 일이 결국은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기후모델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그린란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을 보았듯이, (북극의 상황은) 이미 북반구 다른 지역들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슈말 박사는 “더 나은 기후모델을 개발하려면 에어로졸의 역할을 더욱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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