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게임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복고 트렌드를 타고 콘솔 게임 시장 약진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PC 게임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약진을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알려진 바대로 그동안 게임 산업 생태계는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PC 게임, 양자 독식 구조였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한 모바일 게임, 그리고 화려한 비주얼과 극대화된 현실감으로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온라인 PC 게임. 현재 이 두 종류의 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에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비율 중 13%가량은 게임 유통업이 점유하고 있으므로, 실제로 콘솔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은 고작 2% 내외로 집계되는 수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불균형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세를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

2018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북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 콘솔 게임이 게임 산업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그 비중이 미미한 상황이었다.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외면을 받아,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했던 플레이스테이션, Xbox로 상징되었던 콘솔 게임. 그러나 2017년 12월 닌텐도 스위치의 등장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 작은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닌텐도 스위치가 쏘아 올린 작은 변화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5조 1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상승률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PC 게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콘솔 게임은 최근 5년간 40%를 상회하는 큰 폭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특히 2017년 12월에 닌텐도 스위치의 발매로 촉발된 성장세가 콘솔 게임 시장 규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대표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 ⒸNintendo 홈페이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신청 결과 플레이스테이션은 총 521개 게임 중 302개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콘솔 게임 플랫폼 점유율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이 닌텐도 스위치와 10%p 내외의 차이를 보이며 콘솔 게임의 터줏대감 자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닌텐도 스위치의 등장은 콘솔 게임 시장에 변화를 견인하였다.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형 게임 디바이스에서 벗어나 ‘거치형+휴대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기기로 출시되었다.

기기의 획기적인 변화를 두고 이경혁 게임 칼럼니스트는 “기존의 콘솔 게임은 TV를 주 디스플레이로 이용하여 화면을 출력했기 때문에, 휴대용 닌텐도 스위치는 가정 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스크린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가치로 인식되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닌텐도사(社)가 지속적으로 유지한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게임’의 콘셉트와 오랫동안 노출되어 친숙한 캐릭터를 강점으로 콘솔 게임의 물리·환경적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응답하라, 게임 유저의 추억

우리나라에서 게임이 놀이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특히 게임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게임 유저를 어린이에 한정시키는 한계로 인하여 국내의 게이밍 환경은 매우 척박했다.

1980년대 후반 국내 기업들도 콘솔 게임기를 내수 제작하면서 재믹스(대우전자), 겜보이(삼성전자), 컴보이(현대전자) 등이 잇따라 출시되었던 이력이 있다. 그러나 콘솔 게임이 주로 오락실과 같은 아케이드를 통해 보급되었고, 오락실을 드나드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게임 문화’로서 정착되지 못한 채 게임기 산업도 사양길로 접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게임문화에도 불어온 복고 트렌드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소위 눈칫밥 먹으면서 게임을 경험했던 당시의 유년층이 이제 30~40대 중후반의 성인으로 성장하고, 그 시절의 향수를 추억하는 ‘복고 트렌드’가 확산되자 어린 시절의 놀이문화가 재조명 받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낮고, 마케팅 및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콘솔 게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게임백서’가 실시한 콘솔 게임 이용자 특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가 32.3%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40대가 29.7%로 집계되었다. 이 결과는 7.1%로 조사된 10대 이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의 게임 이용자 특성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 주요 게임 유저가 바로 ‘게임문화’가 정착되기 이전에 게임을 경험한 세대. 이들은 게임 자체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구매, 가족을 위한 구매 모두 가능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한 가족 구성원으로 30~40대, 10대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 문화’가 건전하게 형성된다면, 향후에도 콘솔 게임과 그 시장에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콘솔 게임이 다가온다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Game Developers Conference)를 주최하는 인포마(Informa)는 GDC 2020을 앞두고 게임산업현황조사(State of the Industry Survey)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들은 여전히 VR·AR게임 개발에 관심이 지대한 가운데 플레이스테이션 5와 Xbox 시리즈와 같은 차세대 콘솔용 게임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넥슨, 넷마블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 역시 다양한 신작 게임 개발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최근 신작 게임들은 모바일, PC, 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cross platform)’형식의 서비스로 개발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여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개발 시도들이 아직은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PC 게임의 양강 체제를 흔들만큼 위협적 행보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콘솔 게임의 성장률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게임 산업과 시장의 확대를 노리는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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