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보다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2019 우수과학도서] 2019 우수과학도서- 수상한 졸업여행

수상한 졸업여행 ⓒ탐 출판사

“수수께끼가 있다면 풀어 주는 것이 인지상정. 저 안에 어떤 위험이 있다고 해도 우리 과학 탐정 삼총사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과학 교육에서 스토리텔링은 매우 중요하다. 이야기가 녹아 있지 않으면 낯선 과학 원리와 지식들을 잘 소화하기 어렵다. ‘수상한 졸업여행’은 그러한 면에서 재미있는 소설인 동시에, 그 자체로 훌륭한 과학 교재다. 과학 탐정 삼총사는 위험에 처한 같은 반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그동안 갈고닦아 온 과학 지식뿐 아니라 암호 풀기와 범인 찾기 같은 추리 실력을 발휘한다. 삼총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등 과학 교과 내용을 쉽게 익힐 수 있다.

과학☓추리☓모험의 절묘한 만남

일명 ‘추리 소설 쓰는 과학 선생님’의 소설이 출간됐다. 저자는 현직 고등학교 생명과학 교사인 동시에, 2015년 등단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추리 소설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러한 강점을 십분 살려 이야기에 과학 지식과 추리 기법을 녹여낸 작품이다. 거기에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이경석 작가의 흑백 삽화가 더해져 복고풍의 모험 소설이 완성됐다.

평소 ‘과학충 삼총사’라고 놀림당할 만큼 엉뚱하고 남다른 세 주인공 경호, 창훈, 영상. 이들이 속한 중학교 3학년 6반이 졸업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가 거침없이 펼쳐진다.

“이건 음모다!”
학생들이 소리를 따라 뒤쪽을 보자 ‘과학 탐정 삼총사’라 불리는 세 명의 남학생이 서 있었다. 삼총사의 리더 민경호, 그 뒤로 정창훈과 전영상이 각자 팔짱을 끼고 있었다. 사실 ‘과학 탐정 삼총사’는 본인들만의 주장이었고, 학생들은 그저 ‘과학충 삼총사’라고 불렀다. 리더 경호가 또박또박 말했다.
“저렇게 큰 똥은 존재하지 않아. 누군가 우리 반에 혼란을 일으키려고 찰흙 같은 것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밖에 없지.”
언제 왔는지 반장 예슬이 대꾸했다.
“너는 코도 없냐? 지금 똥 냄새 안 나니?”
반장 말에 뒤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창훈이 앞으로 나섰다. 작은 키에 스포츠머리와 어울리지 않는 동그란 금테 안경을 끼고 있었다.
“똥 냄새도 어차피 유기물의 산물. 썩은 달걀과 황화수소, 암모니아 가스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
-10쪽(본문 중에서)

본문 내용에서처럼 과학 탐정 삼총사는 실생활에서 재미있게 과학을 이야기한다.

‘수상한 졸업여행’은 재미있는 소설인 동시에, 그 자체로 훌륭한 과학 교재다. ⓒ게티 이미지

이 여행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들을 겪으면서도 삼총사는 ‘어른들처럼’ 지레 겁먹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간 쌓아온 지식과 담대함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헤쳐 나간다. 무기력의 결정체에 알코올 홀릭인 담임선생님,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지지 받는 반장 예슬, 반에서 군림하는 학교 짱 경일 등 주요 인물들 또한 이 졸업여행으로 인해 중요한 변화들을 겪게 된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있다면, 빨아들였던 모든 것을 다시 내보내는 화이트홀도 있을 것(스티븐 호킹)”이라는 작중 창훈의 말처럼, ‘수상한 졸업여행’은 이들의 인생에 블랙홀이자 화이트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청소년 독자는 그 과정을 함께하며 평소의 답답함과 막막함 대신 잠시나마 유쾌함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으로 익히는 과학 교과 지식

과학 교사인 저자는 청소년들이 즐겁게 소설을 읽으면서 과학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과학 원리를 담은 추리 소설 쓰기를 함께하고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자신의 첫 청소년 소설 역시 유용한 과학 교과 지식에 추리 기법을 더해서 짜임새 있게 집필했다. 평소 과학을 좋아하는 청소년은 물론, 공식과 원리 익히기를 어려워하는 청소년에게도 효과적인 과학 부교재가 될 수 있는 소설이다.

각 장에는 세포와 물질대사, 계절의 변화, 태양계와 별, 일과 에너지, 자기장, 자율 신경계, 중화 반응 등 초등, 중등, 고등의 과학 교과 내용이 활용되었다.

윤자영 작가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추리작가협회 부회장이다.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가르치면서, 마술과 게임 등을 접목한 재미있는 수업, 문학과 예술 등 교과목 사이를 넘나드는 융합 수업으로, 교과서 암기와 입시 준비에 갇히지 않는 살아 있는 과학 지식을 전달하려고 한다. ‘수상한 졸업여행’ 또한 책을 통해 재미있게 과학 교과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출간되었으며,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살아있는 과학지식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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