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할인점 월마트도 로봇 도입

아마존과 경쟁, 점원 일자리 감소 부추길 듯

2017.11.08 09:27 이강봉 객원기자

미국 최대의 할인점 체인 월마트 매장에 로봇이 등장했다. 7일 미국 국립 라디오 방송 채널인 ‘KUAR’ 등 지역 언론들은 아칸소 주의 주요 월마트 매장에 로봇이 등장해 점원들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높이 60cm 정도의 이 로봇들은 매장을 순회하면서 상품 목록에 따라 진열대 상품이 제대로 진열돼 있는지, 상표 등이 잘 부착돼 있는지 점검하는 한편 라벨이 떨어져 있거나 잘못된 가격이 매겨져 있는 상품을 골라내는 등 점원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로봇이 체크한 정보들은 즉시 매장 관리자에게 전송되고 정보를 확인한 관리자는 직원을 통해 그때그때 조치를 취하게 된다. 상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월마트는 그동안 상품관리 문제로 자주 비난을 받아왔다.

월마트에서 시험가동 중인 로봇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상품 진열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점원대신 상품이 모두 다 진열돼 있는지 라벨 등이 제대로 부착돼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Wall Mart

월마트에서 시험가동 중인 로봇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상품 진열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점원대신 상품이 모두 다 진열돼 있는지 라벨 등이 제대로 부착돼 있는지 점검이 가능하다.  ⓒWall Mart

매장 돌아다니며 영상 통해 상품 관리    

월마트의 코리 런드버그 대변인은 “많은 직원들이 반복적이고, 예측이 필요한 이 수동적인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해왔다.”며, “이 조그만 로봇들을 통해 이 어려운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에서는 펜실베이니어 주에 이어 아칸소 주에서 이 로봇들을 시험 가동 중이다. 런드버그 대변인은 “현재 시험용 로봇을 모두 50개 시험 가동 중에 있으며, 향후 성과에 따라 그 수와 기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더 신속·정확하고 편리한 구매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요구를 로봇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 관계자들은 로봇 기능 개발이 현장에 적용할 만큼 기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월마트는 상품 관리 자동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6월에는 점원 없이 상품 판매가 가능한 대형 키오스크(kiosk)를 선보였다. 온라인에서 식료품을 주문하면 사람이 없는 키오스크에서 주문한 물품을 찾아갈 수 있다.

월마트에서 이처럼 무인판매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할인점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의식한 결과다. 아마존에서는 최근 고객이 집에 없더라도 주문한 상품을 집으로 직접 배달해주는 ‘아마존 키(Amazon Key)’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 보안 카메라 기술인 ‘클라우드 캠’을 채택하고 있다. 이 캠 기술을 활용하면 iOS, 안드로이드 기기 앱과 연동해 집으로 찾아온 상품 배달원의 신원은 물론 배달원 동작을 일일이 감지할 수 있다.

카메라가 배달원을 인식하면 문에 설치된 스마트 잠금장치가 풀리고 집안까지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 카메라를 119.99 달러(약 1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249.99달러(약 27만원) 어치가 넘는 상품을 주문할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

일자리 감소 놓고 찬반 논란 가열  

피터 라센 아마존 배송기술 담당 부사장은 “‘아마존 키’가 향후 아마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에서는 아마존의 공세에 대항하기 위해 올해 안에 키오스크를 약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월마트에서는 아마존에 대항해 더 빠르고 정확한 상품관리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다. 런드버그 대변인은 “현재 시험가동 중인 로봇을 통해 향후 월마트 매장 풍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재 월마트 외에도 많은 소매업체들이 로봇을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7월 슈넉스 마켓(Schnucks Markets)은 새로운 로봇 시스템을 선보였다. 정기적으로 매장 직원에게 실시간 상품 정보를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월마트의 로봇 도입 의지도 확고하다. 런드버그 대변인은 “많은 고객들이 로봇 등 첨단기기를 통해 상품가격을 인하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또한 상품 구매에 걸리는 시간을 절약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점원들과 로봇이 협력해 상품 구매를 더 신속·정확하게 하고, 고객들 입장에서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 로봇을 도입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자리 문제다. 많은 점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토크 비즈니스& 폴리틱스’ 등 일부 언론들은 월마트 매장에 자동 캐시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지난해까지 약 7000명의 점원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로봇까지 동원될 경우 감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마존 측에서는 그러나 이런 우려를 기우라고 주장하고 있다. 런드버그 대변인은 “많은 점원들이 로봇이 수행하게 될 상품 점검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일이 상품을 점검하면서 불가피하게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많은 직원들이 로봇 도입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로봇을 통해 상품 관리의 효율을 기하게 되고, 매출이 늘게 되면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을 채용해야 한다.”며 일자리 감소 문제 우려에 불만을 표명했다.

월마트 존 크레셀리우스 부사장 역시 “로봇을 도입하면 상품관리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매장관리 효율화로 가격을 더 내릴 수 있다.”며 로봇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유통업계의 경쟁구도에 비추어 로봇 도입을 필연적인 결과로 보여진다.

특히 월마트와 같은 할인점 속성 상 가격인하를 위해 더 많은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이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로봇 도입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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