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능 프로젝트…봉인이 풀리다

뉴럴링크 창업 이후 외과수술용 로봇 최초 공개

괴짜 CEO 일론 머스크의 비밀 회사 중 하나인 뉴럴링크가 창업 이후 처음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실물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뉴럴링크 사는 마치 재봉틀을 연상시키는 신경외과 수술용 로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실들을 뇌에 깊이 심을 수 있다. 뉴럴링크(Neuralink)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2016년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날 뉴럴링크가 공개한 실험은 1500개의 전극을 이식한 쥐의 뇌가 무선으로 컴퓨터와 정보를 전송받아 읽는 것이었다. 뉴럴링크는 쥐의 뇌에 3000개가 넘는 플렉시블 폴리머 전극을 삽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창업 이후 최초로 뇌에 초박형 실 모양의 전극을 심을 수 있는 외과수술용 로봇을 공개했다. ⓒ Neuralink

뉴럴링크는 창업 이후 최초로 뇌에 초박형 실 모양의 전극을 심을 수 있는 외과수술용 로봇을 공개했다. ⓒ Neuralink

뉴럴링크의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에 일론 머스크가 직접 등장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이 장치를 뇌에 이식한 원숭이들도 컴퓨터를 제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뉴럴링크의 실험은 쥐와 원숭이 등 동물을 대상으로 행해졌다. 그러나 이날 일론 머스크는 내년 말까지 이 장치를 인간의 뇌에 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 ‘복스(Vox)’의 보도에 의하면, 이날 무대에 등장한 뉴럴링크의 수석 외과의사인 매튜 맥두걸은 “우리 회사의 주된 관심사는 환자의 안전이며, 궁극적으로는 눈에 대한 라식 수술만큼 뇌 이식 수술이 비침습적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비침습이라는 의미는 신체에 어떤 구멍도 내지 않고 뇌에 초박형 실 모양의 전극을 심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전극을 심지만, 미래에는 레이저 광선으로 두개골 안에 전극을 삽입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인간과 AI 결합시켜 초지능 부여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를 창립할 때 사지마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최종 비전은 이보다 훨씬 더 먼 곳에 있다.

사람 두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디지털 정보를 뇌에 업로드하거나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로 다운로드하는 것이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AI)을 결합시켜 인간에게 초지능을 부여한다는 게 바로 그의 바람인 셈이다.

일론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인간과 AI를 결합시켜 인간에게 초지능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일론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인간과 AI를 결합시켜 인간에게 초지능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일론 머스크는 생방송으로 진행한 이번 행사가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행사를 하는 주된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을 뉴럴링크에 지원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약 1억 58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뉴럴링크에는 현재 약 9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럴링크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에서 세 가지 중요한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극을 위한 유연한 재료와 전자 장치를 소형화할 수 있는 집적회로 기술, 그리고 외부 장치와 완전히 무선으로 상호작용시키는 기술이 바로 그것.

이날 발표로 인해 전극을 위한 유연한 재료, 소형화를 위한 집적회로 등의 기술은 상당한 진전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럴링크는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뇌의 외층이나 피질에 이식할 수 있는 3072개의 유연한 전극까지 개발했다고 밝힘으로써 인상적인 기술 개발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정작 뉴럴링크가 해결해야 할 더 큰 과제는 다른 데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바로 그것. FDA의 승인을 받으려면 특정 질병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인간에게 초지능을 부여하려는 목표는 언뜻 보기엔 황당하기만 하다.

기존보다 훨씬 얇고 유연한 전극 개발

다만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기술이 마비된 환자의 뇌에서 뉴런 신호를 읽어 그들이 클릭하거나 타이핑하지 않고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만 약 540만 명의 마비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뉴럴링크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최초의 회사는 아니다. 컴퓨터 커서를 조종할 수 있도록 뇌 이식 수술을 받은 최초의 사람은 미식축구 선수였던 매튜 네이글이다. 강도를 만나 목 아래 전체가 마비된 그는 2004년에 브라운대학의 존 도나휴가 개발한 ‘브레인게이트(BrainGate)’를 이식받았다.

그런데 이 기기는 이식한 지 1년 만에 오작동을 일으켜 제거되고, 2006년에 업그레이드된 브레인게이트를 다시 이식받았다. 그 결과 매튜 네이글은 오직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었으며, 이 같은 사용법을 마스터 하는 데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FDA 승인을 받은 뇌심부 자극장치를 시술한 사람은 무려 14만 명에 이른다. 약 100개의 전극 채널을 사용하는 브레인게이트는 뇌에 심는 실이 약간 뻣뻣한 편이다. 그에 비해 뉴럴링크가 사용하는 전극은 훨씬 얇을뿐더러 더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채널 수도 그보다 훨씬 많아 뇌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의 양도 그만큼 더 많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에 이식한 센서의 효용이 떨어지는 브레인게이트의 단점을 뉴럴링크가 이번에 공개한 얇은 폴리머 전극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뉴럴링크가 이번에 공개한 내용에는 상세한 실험 정보가 담겨 있지 않을뿐더러 학계의 검증을 거친 것도 아니어서 당분간 더 두고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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