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남성 대장암 위험 30% 높여

25년간 20만 명 조사, 여성은 연관성 없는 이유는?

대장암 발병 위험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었다. ©GettyImagesBank

터프츠‧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은 남성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29%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에게서는 별다른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8월 31자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되었다.

 

초가공식품의 섭취

미리 조리된 즉석 식품의 편리함은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연구에서 말하는 ‘초가공식품(Upf, Ultra-processed food)’은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바로 먹을 수 있거나 가열할 수 있고, 첨가당‧지방‧정제된 녹말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의미한다. 많이 섭취하는 초가공식품으로는 가당음료, 탄산음료, 과자, 쿠키, 초콜릿, 사탕, 빵, 케이크, 시리얼, 즉석식품(인스턴트) 등이 있다.

특히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서 올 8월 발표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섭취하는 전체 열량의 4분의 1을 초가공식품을 통해 얻고 있다. 특히 즉석식품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한국인의 초가공식품 섭취량은 계속 늘어갈 전망이다.

우리는 이미 초가공식품을 일상적으로 섭취하고 있다. ©GettyImagesBank

연구의 주저자이자 터프츠 대 프리드먼 영양학 및 정책대학원의 러 왕 박사는 “우리는 대장암이 다른 암에 비해 식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암일 거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초가공식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공육은 대장암의 강력한 위험요소”라고 덧붙였다.

초가공식품은 당분‧염분‧지방 함량이 높고 단백질‧섬유질 함량이 낮다. 왕 박사는 “이는 비만의 원인이 되며, 비만 또한 확실한 대장암 위험 요소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초가공식품에는 집에서 요리할 때에는 넣지 않는 재료인 유화제, 트랜스지방, 화학물질, 착색제, 감미료, 방부제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20만 명을 25년간 조사해보니

해당 연구는 여성 15만 9,907명, 남성 4만 6,341명으로 총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5년 이상을 추적하는 대규모의 설문 및 조사를 진행했다. 각 참가자에게는 4년마다 설문지를 배부해 130여 가지의 식품에 대한 섭취 빈도를 조사했다. 섭취량은 최저 섭취량부터 최고 섭취량까지 총 5개의 척도로 나누어 답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인종, 암의 가족력, 내시경 검사 이력, 주당 신체활동 및 운동시간, 흡연 여부, 알코올 섭취량, 칼로리 총 섭취량, 정기적인 아스피린 복용 여부, 폐경 여부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조정했다.

또한 해당 연구는 간호사 및 건강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활용했으므로, “참가자가 모두 의료 분야에 종사한 만큼 일반 시민들보다 초가공식품을 멀리하고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려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한다.

따라서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암 역학자인 판 판 장 박사는 “우리는 해당 표본 내에서 더 많은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사람들과 더 적은 양을 섭취하는 사람들을 비교한 것이기에, 이와 같은 비교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초가공식품과 대장암, 남성과 여성의 차이

연구 결과, 섭취 척도가 가장 높은 이들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대장암, 그중에서도 하행결장암의 발병과 명확한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연구에서는 더 많은 양의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여성들에게서는 전반적으로 위험성의 증가를 찾지 못했다. 25년간 20만 6,000명의 참가자 중 대장암이 발명한 남성은 1,294명, 여성은 1,922명이었다.

연구팀은 남성의 초가공식품 섭취에 따른 대장암 위험 증가가 소시지, 베이컨, 햄, 어묵 등의 육류‧가금류‧생선 등을 가공한 즉석식품이 요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왕 박사는 “이는 가공육이 대장암의 강력한 위험 요소라는 초기의 가설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와 여성의 대장암 발병 연관성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남성과 여성의 초가공식품 섭취 구성이 다른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초가공식품 중에서도 가공육 등이 특히 대장암 위험성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GettyImagesBank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모든 초가공식품이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연구 결과, 요거트같은 초가공 유제품은 여성의 대장암 위험을 오히려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장 박사는 “요구르트같은 다른 유형의 초가공 유제품이, 초가공식품의 여성 대장암 위험성을 상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건강을 위한 고민

연구진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 일상에서 초가공식품 의존도가 늘어간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장 박사는 “소비자들이 위험성을 인식하고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장 박사는 “식품첨가물은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키고 염증을 촉진한다. 또한 식품가공 과정에서 혹은 식품포장에서 옮겨온 오염물질 등은 모두 잠재적으로 암 발생을 촉진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왕 박사 또한 “장기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원들 또한 생활습관과 식품영양 관련 정책, 식이 권장사항, 조리법 등에 대해 어떻게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고 암을 줄일 수 있을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하며 “무엇보다도 암과의 연관성을 계속 연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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