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철가방 시장… 황금시장으로 변모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129)

최근 영국에서는 우루과이 축구선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얼굴을 본떠 만든 피자가 등장했다. 월드컵 영국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영국의 쓰라린 패배를 안긴 인물이다. 이로 인해 영국은 월드컵 출전 이후 56년만에 16강 탈락의 쓴 맛을 맛봐야 했다.

수아레스 피자가 나온 것은 이 선수가 이탈리아와의 경기 중 상대방 선수를 물어뜯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수아레스에 대해 A매치 9경기 출장정지와 함께 4개월 간 모든 축구활동을 정지한다는 징계를 내렸는데 한 업체가 이를 풍자하는 피자를 출시했다.

이 피자를 선보인 업체는 온라인 음식배달 업체인 ‘저스트잇(JustEat)’이다. 블랙 올리브, 피망, 살라미 소시지, 치즈 등 다양한 토핑으로 수아레스 얼굴을 만든 피자를 출시해 우루과이에 대한 울분(?)을 풀고 있다.

저스트잇, 상장 첫날 기업가치 2조6000억원

수아레스 피자를 선보인 ‘저스트잇’은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고객 주문을 받아 음식점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업체다. 위치기반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라고 보면 된다.

독일의 온라인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리 히어로` 웹사이트. 우주선에서 음식을 시켜서 먹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언제, 어디서든지 음식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 http://www.deliveryhero.com/

독일의 온라인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리 히어로` 웹사이트. 우주선에서 음식을 시켜서 먹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언제, 어디서든지 음식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 http://www.deliveryhero.com/

피자‧커리‧케밥 등을 만드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모바일 고객을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699파운드(한화 약 120만원)의 가입비를 내면 가맹점이 되는데, 지난 4월 기준 ‘저스트잇’에 가입한 음식점이 3만6000여 개에 달하고 있다.

고객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다. 비싸지 않은 음식들을 빠른 시간에 주문 배달해 먹을 수 있고, 현금 대신 휴대폰‧신용카드 등의 전자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지난해 주문양이 4억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가치도 급상승했다. 지난 4월 런던 증시에 데뷔한 첫날 시가총액이 15억 파운드(약 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영국 IT기업 기업공개(IPO) 사상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2010년 창업 이후 14년 만에 요식업 분야에서 유례가 없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독일 스타트업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역시 잘 나가는 온라인 음식배달 업체다.  2010년 창업 후 현재 14개국에 직접 진출해 있다. 8개국은 간접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의 한 나라가 한국이다.

국내 온라인  배달업체인 ‘요기요’에 255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딜리버리 히어로’의 자회사로 보면 된다. 한국 벤처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배달 서비스를 창출하며,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밤중에 음식 시켜먹으며 창업 아이디어 구상

미국에는 ‘그럽허브(GrubHub)’가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였던 매트 멀로니(39)와 마이크 에번스(37), 이 두 사람은 야근을 하면 음식을 시켜먹다가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온라인 주문배달이었다.

2004년 창업한 ‘그럽허브’는 그동안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투자사들 역시 다섯 차례에 걸쳐 8300만 달러(한화 약 880억원)를 투자하면서 기업 성장을 도왔다. 지난 2013년에는 뉴욕의 강자였던 심리스(Seamless)를 합병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지금 300만 여명의 소비자가 이용하는 미국 최대 온라인 음식주문 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3710만 달러. 전년보다 67% 상승한 금액이다. 지난 4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2억 달러(한화 약 2100억원)를 끌어 모았는데 이로 인해 기업 가치가 27억 달러(한화 약 2조8000억원)로 솟아올랐다.

국내의 경우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개 업체가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중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은 지난 3월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1천만 건을 돌파했다.

게임 웹을 제외하면 1천만 건 이상 다운로드를 달성한 경우는 카카오톡, 서울버스, 아프리카TV 등 손꼽을 정도다. 또 상위 3개 배달 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2천만 건을 넘어섰으며, 3개 배달 앱에 방문하는 사람 수가 월 3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라인 배달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다른 통신업체들도 시장에 진출했거나 신규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경제제연구소에 따르면 소셜 커머스 업체인 ‘티몬’의 경우 3000여 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LG 유플러스는 배달 앱 ‘철가방과의 제휴를 통해 등록 음식점에 통신상품과 주문 서비스 시스템을, ’배달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회만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는 분위기다.

사물인터넷 기술혁신으로 배달시장 급변

세계적으로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이 이처럼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물인터넷(IoT)의 결과다. 음식점과 소비자들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연결하는 기술 역시 놀라운 정도의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4월 아마존에서 선보인 막대형 기기 ‘대시(Dash)’는 상품 바코드 스캐닝, 음성 인식 등이 모두 가능하다. 소비자가 대시에 상품 바코드를 대거나, 상품 이름을 말하면 즉시 제품 주문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집에서 식사준비를 하면서 땅콩버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았다면 ‘대시’를 들고 제품 용기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입에 대고 ‘땅콩버터’라고 말만 하면 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아마존의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장바구니 목록에 추가되고, 이후 구매 버튼을 누르면 다음 날 집으로 배송된다. 아마존 대시를 이용한 서비스는 현재 캘리포니아와 시애틀에서 시험 운영되고 있는 중이다.

소비자와 상인이 만나는 유통산업은 빠른 변화가 계속돼온 분야다. 이곳에 사물인터넷 기술이 도입되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유통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LG경제연구원 황혜정 연구위원은 “단순한 주문 방법 하나가 구매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 기술로 음식배달은 물론 유통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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