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사진가, 별과 성운을 말하다

조용현 교사가 말하는 과학 대중화

밤하늘의 별은 언제나 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관심 있는 사람을 제외한다면 떠 있는 것이 별이라는 사실만 알 뿐 무슨 별자리인지 바로 인지해내기는 어렵다. 기껏해야 북두칠성, 오리온 별자리 정도이다. 별자리 사진에 눈이 가고 신비스럽기는 하지만 우리와는 멀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그런데 풍문여고 조용현 교사는 별과 성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체사진 전문가로 교육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종행무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천체사진을 찍는 이유는 밤하늘의 매력 때문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에 그리고 먼저 한 발 앞선 나간 천문학자들의 밤잠을 설친 고생으로 인해 어두운 밤하늘의 보석들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 조용현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천체사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조용현 교사는 우리가 육안으로 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별자리와 성운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사실 천체사진에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됐다. 전공이 지구과학이기 때문에 이미 대학 때부터 조금씩 찍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필름 카메라이다 보니 현상을 해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아 그만둬 버렸다.

“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되면서 다시 천체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지구과학 교사로서 자료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눈으로 본 것을 묘사해 설명해줄 수는 있었지만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사진을 찍어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훨씬 이해도도 높고 호응도 좋더군요.”

그렇지만 조 교사가 천체사진을 찍는 가장 큰 이유는 밤하늘의 매력 때문이다. 지금도 처음의 디지털카메라로 찍었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추운 겨울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 오리온 성운 자리에 있는 말머리 성운을 일산 공양왕릉에서 찍었습니다. 암흑성운이라 찍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거든요. 거기다 카메라 화면이 작아 정말 찍혔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어요.”

컴퓨터 모니터에서 확인하는 순간 성운이 뚜렷이 보였다. 비록 지금 보면 형편없는 사진이지만 당시 그 쾌감을 잊을 수 없다. 요즘도 매해 말머리 성운을 꼭 찍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험이 누적되면서 남들에게 인정도 받았다. 몇 년 전 서울시 과학전시관 남산 분관의 안내도를 오로지 자신만의 사진을 담아 만들기도 했다. 저작권 문제가 워낙 예민한 상황이다 보니 분원장이 직접 부탁을 해왔다. 과학 교사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인정을 받고 있는 전문가라는 사실에 새삼 뿌듯한 순간이었다.

서울대 지구과학과에 파견을 나간 적도 있다. 적도의 극축을 맞추기도 하고 망원경을 튜닝하기도 했다. 사진 찍는 기법으로 성단 거리를 구하는 논문을 쓰기도 했다.

과학교사로서도 책임감 느껴

자신만의 취미로만 만족하던 조 교사. 그의 생각을 바뀐 계기는 동묘 근처 문화센터에서의 전시회 때문이었다. 당시 종로구청 가족들을 모아 3회에 걸쳐 학교에서 천체 관측회를 열였다. ‘신기하다. 재미있다.“ 등 반응이 좋았다. 종로구청장이 감사의 뜻으로 전시회를 열게 해줬다.

전시회를 하면서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 그중 ‘직접 찍었냐?’라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어디서 복사해 와서 전시회를 하는 줄 알았던 것. 그 전시회를 계기로 일반인들이 천문사진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 천체사진 촬영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시정개발연구회 프로젝트를 할 때만 해도 일반인까지 크게 고려하지는 않았다.

▲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iini0318


지금은 생각이 좀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천체사진가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장비들이 워낙 고가여서 그렇다. 조작법을 배우는 것도 어렵다.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곳도 거의 없다. 그래서 배우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이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사가 서울시 과학전시관에서 주기적으로 교육에 나서는 이유이다.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래서 한국과학창의재단 STEAM 프로젝트에 공모했다. 이번 지원을 통해 스펙트럼 프리즘을 만든다. 망원경에 스펙트럼을 장착하면 별의 분광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별의 온도나 가스 종류 등 성질을 알 수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현재 일반적으로 스펙트럼 프리즘을 만든 사람은 우리나라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 교사가 하게 되면 우리나 스펙트럼 사진 1세대가 된다. 이제 이미지 사진을 넘어 방향을 확장하려고 한다. 과학적 자료를 뽑아내는 쪽으로 단계를 변화할 생각이다.

콘텐츠 부족이 과학 대중화에 장애

▲ 천체사진가 조용현 씨 ⓒiini0318

“과학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을 하지만 여전히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막상 과학 행사를 진행하면 소재가 정말 마땅치 않아요. 일반인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만한 것이 많지 않거든요. 올해 다양한 월식, 일식 등 다양한 천문 현상이 있어 동호회 사람들과 한강에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나가 행사를 치뤘지만 오가는 사람들 몇 명만 관심을 보일 뿐이었습니다.”

조 교사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요즘 교육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아이들이 과학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문과로 돌아가는 것을 먼저 바꿔보고 싶다. 그래서 좀 더 과학이 재미있다고 느끼게끔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특히 요즘 조 교사는 천체사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재미있고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외국에서는 사실적 바탕 위에 상상력을 보탠 그림을 그리는 활동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토성에 놀러갔다고 상상해보세요. 지구에서는 은하수가 흐르겠지만 토성에서는 고리가 보일 것이고 달과 같은 위성이 많으니 여러 개의 달이 보일 것입니다. 그럼 그곳에 사는 생물체는 어떤 모습을 할까요? 이런 것을 아이들에게 상상하게 하고 그림을 그리게 한다면 수업이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물론 입시와 맞물린 상황에서 마냥 무시하고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조 교사는 “흥미 있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과학이 어렵다기보다는 재미있었던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과학 대중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5238)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