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과 해왕성은 여러 면에서 특성이 유사한 행성임에도 뚜렷하게 다른 색깔을 보여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에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두 행성이 다른 색깔을 띠는 이유를 드디어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옥스퍼드 대 행성물리학 패트릭 어윈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행성 대기 모델로써 두 행성의 특성을 설명하여 5월 23일 ‘지구물리학연구저널 : 행성’지에 해당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천왕성과 해왕성은 서로 많은 특성이 닮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다른 색깔을 띠어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jpl.nasa.gov
천왕성과 해왕성은 모두 태양계 외곽의 거대얼음행성이다. 대기 중에 붉은 빛을 흡수하는 메탄 기체가 많은 데다 대기 중 미세입자(에어로졸)가 많아 지구의 하늘을 푸르게 만드는 것과 같은 산란효과가 잘 일어난다. 그 때문에 두 행성은 모두 푸른빛을 띤다.
천왕성과 해왕성은 크기는 물론 질량과 대기구성까지 비슷해 서로 매우 흡사한 행성이다. 그러나 천왕성은 옅은 하늘색, 해왕성은 짙푸른 코발트색을 띠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에 알려진 두 행성의 온도 분포와 메탄 농도 등의 대기 특성을 고려하면 비슷한 색을 띠어야 하기에 이러한 ‘색깔 논쟁’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물질이 해왕성에 존재해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 막연히 추측할 뿐이었다.
이제까지는 천왕성 연구와 해왕성 연구가 각각 따로따로 진행됐으며 좁은 파장 영역에 집중되어있어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자외선부터 가시광선, 근적외선까지의 넓은 파장범위를 포함하는 관측을 수행했다. 또한 3가지 각기 다른 관측 기기(제미니 북반구 천문대 적외선 관측기기, NASA 적외선 천문대 설비, 허블망원경)의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지구와 천왕성, 해왕성 모두 태양을 공전하고 있기에 관측을 수행하는 시기(계절)와 장소(위도)에 따른 보정도 적용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천왕성과 해왕성 두 행성의 관측결과와 모두 일치하는 하나의 행성대기모델을 최초로 고안해냈다. 기존 모델들이 특정 파장대와 상층부 대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에 비해, 이번 새로운 모델은 여러 파장대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으며 여러 대기층으로 구성되어있다. 메탄과 황화수소 얼음으로 만들어진 구름만 가정하고 있던 기존에서 더 나아가 깊은 심부의 연무입자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다.
주저자인 어윈 교수는 “근적외선부터 자외선 관측결과까지 동시에 일치하는 최초의 모델”인 동시에 “천왕성과 해왕성의 색깔 차이를 최초로 설명하는 모델”이라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마이크 웡 연구원 또한 “우리는 이 모델을 통해 거대 가스 얼음 행성 대기의 구름과 연무를 이해하려 했다. 천왕성과 해왕성의 색깔차이를 설명한 것은 예상치 못한 보너스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여러 파장에 걸친 관측 데이터(색깔 선)와 잘 맞는 연구팀의 만든 모델(검정 음영)을 함께 그린 그래프이다. 모델이 세부적인 면에서도 두 행성의 관측결과와 잘 부합한다. ©Irwin et al. JGR Planets
연구팀의 행성대기모델은 높이에 따라 총 3층의 에어로졸 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심부인 1층(Aerosol-1 layer)은 행성대기와 햇빛의 상호작용으로 생성된 입자와 황화수소 얼음이 함께 있는 혼합물로 구성된다. 2층(Aerosol-2 layer)은 연무입자로 된 층이며 상부대기인 3층(Aerosol-3 layer)은 2층에서 좀 더 확장된 연무 층이다.
연구팀의 모델에 두 행성을 적용하면 공통적으로 3층 구조에 메탄 눈이 내린다. 다만 해왕성은 천왕성과는 달리 상부에 얇은 메탄 얼음층이 생성된다. 2층 연무층의 두께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천왕성의 2층 대기 두께가 해왕성의 2층 대기보다 두껍다. 이 2층이 바로 행성의 색깔에 영향을 미치는 층이다.
메탄 얼음 입자는 2층 바닥에 응축되어 메탄 눈으로 내린다. 그런데 해왕성은 더 역동적이고 소용돌이치는 대기를 갖고 있기에 메탄 입자들을 휘저어 더 많은 눈으로 내린다. 즉, 눈으로 내려보냄으로써 더 많은 연무를 제거해 더 얇은 연무층을 유지하는 데에 효율적이다. 반면에 천왕성은 느린 대기에 연무가 정체되어 쌓이면서 두꺼운 연무층을 갖게 된다. 이 연무층이 행성의 색깔을 하얘보이게끔 하는데, 따라서 두꺼운 연무층을 가진 천왕성은 더 밝은 색상을 띠고 얇은 연무층을 가진 해왕성은 더 파란색을 띠는 것이다.
연구팀이 고안한 두 행성에 대한 대기 모델의 모식도이다. 깊이에 따라 총 3개의 층으로 나누어진다. 해왕성의 경우는 외곽에 얇은 메탄 얼음층이 한 겹 더 깔려있다. ©NOIRLab
연구팀은 천왕성과 해왕성에 순차적으로 대기를 입혀가며 색깔을 구현했다. 처음 메탄 대기만 입혔을 때에는 두 행성 모두 똑같은 파란색이나, 모델에 따라 한 층 한 층 덧입혀갈수록 천왕성이 조금씩 옅은 녹색을 띠게 되었다.
두 행성에 메탄 대기만 입혔을 때에는 똑같은 파란색이나, 대기 연무층 모델을 적용할수록 두 행성의 색이 조금씩 달라진다. ©Irwin et al. JGR Planets
이는 대기 연무층의 차이가 아니었다면 특성이 비슷한 두 행성은 처음 과학자들의 생각대로 똑같은 파란색이었을 것이며, 두 행성의 색깔을 가르는 요인이 대기 연무층임을 보여준다. 대기 모델을 모두 적용한 천왕성과 해왕성의 색깔은 실제 관측데이터에서 보여주는 색깔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더 나아가 해당 모델은 천왕성과 해왕성의 흑점까지 설명한다. 해왕성은 ‘대흑점’이라 불리는 흑점이 종종 관측되었으나 천왕성에서는 훨씬 드물게 보인다. 과학자들은 천왕성의 흑점이 해왕성과는 달리 더 긴 파장에서 보이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본 연구에서 파장별로 분석한 결과 모델의 예측 역시 이러한 실제와 부합했다.
특히 두 행성의 대기에 나타나는 흑점의 원인이 되는 대기층이 어디인지, 왜 해당 대기층이 어두워지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기상작용에 의해 모델의 대기 1층이 어두워지는 경우를 상정해 천왕성과 해왕성의 흑점을 구현했다. 이 역시 파장별로 분석했을 때 실제 관측양상과 일치했다.
태양계의 두 얼음행성인 천왕성과 해왕성을 동시에 잘 설명하는 모델을 고안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행성대기분야는 특히 거대얼음행성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거대얼음행성은 외계행성 중에 매우 흔하다. 또한 외계행성의 3분의 1 이상이 천왕성 정도의 크기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천왕성과 해왕성의 대기를 밝힌 이번 연구는 멀리 보면 외계행성의 대기와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 한 발짝 다가간 것이다.
보이저 2호에 이어 천왕성을 탐사하고 거대얼음행성의 비밀에 한 발짝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Flickr,Keven Gill
지난 4월, 미국의 과학자단체인 국립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NASEM)에서 우주탐사 프로그램 1순위로 천왕성 탐사를 최우선 순위로 삼을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행성과학 10년계획’ 보고서를 발표했다. 1985년 보이저 2호의 천왕성 탐사 이후로 탐사가 전무했던 천왕성이 현재 차기행성탐사 대상우선순위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태양계 안팎의 거대얼음행성들이 앞으로 더욱더 탐구와 탐사의 대상이 되어 계속해서 비밀을 풀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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