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여성 스타트업 CEO들의 창업 도전기

“이 방법이 최선인가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정말 공략하는 타깃(Target)이 맞나요?”

아동 발달 전문 모바일 스타트업 파이브 센스를 이끌고 있는 백지연 대표는 스타트업 초기에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자문을 해주던 창업 전문 멘토단의 질문을 잊지 못한다.

아동 발달 치료사로 7년간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돌보고 부모 상담을 하면서 쌓은 지식으로 무장한 백 대표는 멘토단의 ‘의심’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로 설득하고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참패였다. 그는 왜 실패했을까. 백 대표는 자신의 생생한 창업 실패 과정에서 얻은 창업 노하우를 지난 16일 ‘대한민국 여성 스타트업 포럼 2020’ 온라인 세미나에서 전격 공개했다.

코로나19로 고용 절벽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여성 창업자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희망을 주고 있다. ⓒ 게티이미지

계속 의심하고, 두드리고 또 두드려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일자리 감소 및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고용불안 및 실업 문제가 남성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여성가족 개발원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코로나19 경험을 통한 여성가족 분야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올해 3월 전국 취업자 중 남성은 8만 1000명이 감소한데 비해 여성은 11만 5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시기에 여성 창업가들의 용기 있는 선택은 다른 예비 창업자들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지난 16일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대한민국 여성 스타트업 포럼 2020’에서 자신의 창업 실패담과 성공 노하우를 공개한 백지연 파이브센스 대표와 이지현 칼라프로젝트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더욱 반가운 젊은 창업가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에 도전하지만 성공하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 게티이미지

먼저 백지연 대표는 창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을 ‘잘못된 타깃 설정’으로 꼽으며 창업 노하우를 공유했다.

“생각했던 타깃이 전혀 아니었어요. 이전에 멘토단에서 제 계획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면서 왜 저렇게 똑같은 질문을 하나 의아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더라고요.”

‘파이브센스’는 여성 CEO들이 드문 스타트업계의 ‘기린아’와 같은 존재였다. 3년 전 창업한 이후 파이브센스는 지난해 여성가족부 주관 사회적기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연달아 삼성전자 주관 삼성투모로우솔루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이 주력으로 내놓은 서비스는 ‘유아발달 지연 과정에서 힘든 아이들과 부모를 돕기 위해 만든 자가진단도구와 전문가 연계서비스’. 이 서비스는 조기에 모바일로 아이의 발달과정을 진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백지연 파이브센스 대표가 자신의 창업 실패와 성공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 대한민국 여성 스타트업 포럼 2020

백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장애 아동의 이해를 돕는 동영상을 만들어 꾸준히 서비스를 하는 한편 본격적으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서비스 체험단을 준비했다.

하지만 서비스 체험단에서 이야기하는 고객들의 목소리는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발달장애아의 부모들은 서비스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을 검증받는다는 생각으로 도전, 또 도전

백 대표는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창업 준비로 설레던 봄과 개발에 열정적으로 몰두하던 여름을 지나 추수를 할 가을이 오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그가 경험한 것은 혹독한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했는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암담했어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마지막으로 백 대표는 멘토단의 질문을 떠올렸다. 그들이 자신에게 계속 질문했던 것을 되짚어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힘을 냈다. 패배의식도 떨궈냈다.

그는 재도전을 시작했다. 청년창업 사관학교에 입소하고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한 오프라인 연구소도 작업 중이다.

이지현 칼라프로젝트 대표는 ‘준비하고 기회를 잡아라’ 라고 조언했다. ⓒ 대한민국 여성 스타트업 포럼 2020

두 번째 창업 도전자 이지현 칼라프로젝트 대표는 “기회가 온다. 그때 반드시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신생 스타트업 ‘칼라프로젝트’를 설립해 ‘오색 중국어’ 브랜드를 출시했다. 오색 중국어는 이 대표가 자체 개발해 특허를 받는 중국어 학습법으로 한자와 성조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한자음만 알고 있으면 중국어 발음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는 “중국어를 공부할 때 한자가 중요한데 한자의 노출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성조와 한자를 연결해 중국어 발음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자사의 서비스를 설명했다.

오색 중국어 서비스는 각종 대회 및 공모전을 휩쓸며 이름을 알렸다. 이 대표는 지난해 KDB 산업은행 스타트업 프로그램 우수상과 용산구청장 표창장, 한중경영대상에서 한중경제 협력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도 시련의 기간이 있었다. 처음 스타트업을 만들고 나서는 1년 동안 일이 없었다. 그는 이 시기를 “끝이 보이지 않는 준비과정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이 없는 시간을 콘텐츠를 만들어 다지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서비스를 만드는데 매진했다. 그리고 산업은행, 공모전과 경연 대회, 투자 설명회 등 창업에 필요한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다 찾아갔다.

그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사업 계획서를 끊임없이 검증하고 서비스를 보완하면서 조용히 기회를 잡았다.

“고객을 처음 한 명 얻기가 힘들지 한 명을 얻으면 그다음 고객은 확보하기 어렵지 않아요.”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점점 심각해지는 고용 불안과 실업 속에서 자신이 찾은 창업의 길을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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