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공장지대로 유명하던 이 곳에 최근 ‘착한 회사’들이 둥지를 틀었다. 벤처창업 지원 공간 ‘헤이그라운드’에는 장애 아동들의 교육을 돕는 IT기업 ‘에누마’,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마리몬드’, 노숙인 자립을 위한 잡지 ‘빅이슈’ 등 80여 개의 소셜 벤처들이 자리 잡았다.
이들 회사들은 사회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소셜 벤처’(Social Venture)들이다. 소셜 벤처란 일반 회사와는 달리 상업적 이익을 환원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러 가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을 말한다. 이들이 ‘착한 회사’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헤이그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허재형씨는 이들 소셜 벤처들을 돕기 위한 또 다른 착한 ‘손’이다. 그는 스스로 사회적 약자들을 도우며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을 돕고자 ‘루트임팩트’라는 비영리사단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지난 2월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미래 인재 컨퍼런스’에서 사회적 기업가를 돕는 소셜 벤처 인큐베이터로서의 삶을 공유했다.
세상을 착하게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만나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표인 집단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착한 회사’라는 개념이 있을 수 있을까. 상업적 이익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이상주의적인 이야기는 아닐까.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이들의 진의를 의심하기도 한다.
사회적 기업들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체인지 메이커라면 자신은 이들을 돕는 인큐베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그는 지난달 열린 2018 미래인재 컨퍼런스에서 사회적 기업과 청년 창업에 대해 꿈을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하지만 분명한건 세상에는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꿈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 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도 사회적 기업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 또한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고 싶은 생각에서 소셜벤처 인큐베이터로 세상에 뛰어들었다.
그가 속한 루트임팩트는 창업지원공간인 ‘헤이그라운드’를 비롯해 함께 공간을 쉐어하면서 사는 거주공간 ‘디웰 하우스’, 교육 프로그램인 임팩트 베이스캠프와 임팩트 커리어를 운영하고 있다.
허 대표는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한 결과 자신이 가야할 길에 대한 답을 얻었다. 사회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사회를 돕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답이었다.
그가 이 길에 뛰어들게 된 것은 2008년 대학 재학 시절 우연히 접하게 된 책 때문이었다. 그가 감명 깊게 읽은 ‘보노보 혁명’(유병선 지음, 부키 펴냄)에는 도서관을 만든 존 우드(John Wood), 데이비드 위시(David Wish)와 같은 사회적 기업인들과 시빅 벤처스(Civic Ventures), B랩(B Lab), 그라민 은행(Grameen Bank), 캘버트 재단(Calvert Foundation) 등 세상 속 문제 해결에 나선 사회적 기업들이 소개되어 있다.
허 대표는 이 책을 읽으며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세계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졌다. 대학 시절 함께 했던 봉사동아리는 현재 허 대표를 만드는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당장 창업을 할 돈이 없으니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처럼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아쉬운 데로 사내 봉사동아리에 들어가 사회적 기업을 돕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진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회사를 퇴사하고 2012년 본격적으로 사회적 기업가들을 돕는 일에 뛰어들었다.
남들에게 하는 일 설명할 때가 제일 어려워
허 대표는 일을 시작하고 나서 생긴 즐거움으로 ‘개척의 기쁨’을 꼽았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을 발굴하며 살피고 함께 미래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들은 그에게 큰 기쁨이 됐다. 그는 “어디에 있던지 무엇을 하던지 자신이 가진 열정과 시간, 경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동참할 수 있다”며 자신과 함께 하기를 권하기도 했다.
오피스 공간 외에도 사회적 기업들끼리 교류를 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와 커피바, 헬스클럽까지 갖춘 헤이그라운드. ⓒ .https://www.heyground.com/#/space/floor-info
하지만 매일 행복한 건 아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은 쌓여갔다. 가장 힘든 일은 역시 경제적 문제였다. 기업의 특성상 사회적 기업이 많은 돈을 벌기는 어렵다. 그는 “경제적인 메리트가 별로 없다 보니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받는 일도 쉽지 않다. 가까운 이들에게 응원 받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허 대표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하는 일에 대해 말하면 “좋은 일 한다”고 말하고 그 이 후에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남이 잘 가지 않는 길이라며 외로움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이 일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다고 느끼나요? 당신은 무엇에 소질이 있나요?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이러한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어떤 꿈을 꾸던, 어떤 길에 서있건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길을 만들어나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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