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헬기로 급부상 중인 ‘수직 이·착륙기’

기동성이 뛰어나면서도 고속 비행 가능

지난해 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중형 기동헬기 전력 중장기 발전방향’을 심의 의결하면서 차세대 헬기 개발계획을 공식 결정했다. 논의된 차세대 헬기 개발계획 중에서 특히 관심을 끈 사항은 블랙호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 UH-60 헬기의 후계 모델에 대한 내용이었다.

UH-60 기동헬기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세대 기동헬기로 가장 적합한 모델을 찾기 위해 열린 이번 회의는 기동헬기가 국방 전략 및 전술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수립했다.

국내 영공 방위를 책임졌던 블랙호크 UH-60 헬기 ⓒ wikipedia

블랙호크 헬기의 후계 모델 찾는 차세대 헬기 개발 방향

UH-60 헬기의 후계 모델을 찾는 계획인 우리나라의 중장기 기동헬기 발전방향은 미국의 국방 분야 차세대 헬기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 육군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차세대 기동헬기 사업은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헬기로는 어려운 고속 비행이 가능한 헬기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의 차세대 기동헬기 사업에는 여러 가지 모델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모델로는 ‘차세대 수직 이·착륙기(FVL, Future Vertical Lift)’가 주목받고 있다. 수직 이·착륙기는 이륙과 착륙은 회전익기인 헬기처럼 하고, 비행은 날개가 양쪽에 달린 여객기처럼 하는 비행기를 말한다.

비행기는 날개 형태에 따라 ‘고정익기(fixed wing aircraft)’와 ‘회전익기(rotary wing aircraft)’로 나눠진다. 고정익기는 여객기처럼 양쪽 날개가 동체에 붙어있는 비행기를 뜻하고, 회전익기는 헬기처럼 날개가 회전을 하는 비행기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고정익기는 회전익기보다 속도가 빠르고 항속 거리가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길고 넓은 크기의 활주로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반면 회전익기는 속도와 항속거리가 고정익기에 비해 떨어지지만, 좁은 공간에서도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장단점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두 항공기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하이브리드 형태의 비행기를 제작하기 위한 시도가 여러 차례 추진되었다. 수직 이·착륙기는 바로 그런 시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일정 고도에 올라가면 프로펠러를 앞으로 하여 직진하는 틸트로터 Ⓒ Popular Mechanics

미 육군이 오는 2030년 대 도입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는 수직 이·착륙기는 틸트로터(tiltrotor) 스타일의 비행기다. 틸트로터란 고정익기와 회전익기의 장점만을 따서 만든 비행체로서, 회전익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을 한 뒤에 일정 고도에 이르면 고정익기처럼 빠르게 전진하며 비행할 수 있다.

틸트로터기를 미 육군이 차세대 기동헬기로 채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직 이·착륙과 제자리 비행 능력이 있어서 협소한 지역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주로가 없어도 뜨고 내릴 수 있고, 고속 비행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기동헬기로 주목한 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의 수직 이·착륙기 중에서도 틸트로터는 활주로 없이 이륙하고 착륙할 수 있으면서도 제트기처럼 빠르게 비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항공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비행기로 평가받고 있다.

로켓처럼 직립한 형태로 비행하는 수직 이착륙기도 개발

틸트로터기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로는 호버링(hovering)을 들 수 있다. 호버링이란 회전익기가 공중에 정지해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날개는 계속 돌아가지만 이동하지 않고 한 장소에서 뜬 채 비행하는 방법이다.

호버링이 틸트로터기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이유는 국방 업무의 특성상 공중에 뜬 채 병력과 물자를 수송해야 할 때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틸트로터기의 경우, 고속으로 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낮은 고도에서도 정지 비행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직 이·착륙 방식의 틸트로터기가 항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보다 더 선진화된 형태로는 직립 방식의 수직 이·착륙기가 있다. 마치 로켓을 쏘아 올릴 때처럼 비행기가 꼬리 부분을 바닥에 댄 채로 하늘을 향해 서있다가 이륙하고, 다시 꼬리 부분부터 착륙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직립 형태의 수직 이·착륙기는 앞머리 부분을 하늘을 바라본 채로 세워두었다가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그대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그렇게 날아오른 비행기는 일정 고도에 이르면 90도 각도로 회전을 하여 수평을 이룬 채 앞으로 전진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직립 형태로 이륙을 준비 중인 무인 수직 이착륙기의 개념도 ⓒ DARPA

이처럼 독특한 형태의 수직 이·착륙기를 개발한 이유는 협소한 갑판에서도 비행기가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기 위해서다. 항공모함이 아닌 구축함의 경우는 갑판이 좁아서 고정익기는 물론이고 회전익기 조차 충분하게 실을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직립형 수직 이·착륙기는 지금도 생소한 비행기 형태이지만, 사실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지난 1950년대에 록히드마틴사가 XFV라는 직립형 이·착륙기를 만든 것이다. 이륙은 당시에도 로켓 발사 기술을 갖고 있었기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착륙의 경우 연이은 실패로 인해 프로젝트가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주탐사를 위한 로켓 회수 작업에 새로운 착륙 기술이 사용되고, 전함의 개발 방향도 크기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형태로 진행되면서 직립형 이·착륙기 개발도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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