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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9-01-22

차세대 비행 날개 모양은 삼각 고리? 트러스 구조, 비행 효율 높이는 용도로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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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날개가 달려 있기 때문인 것처럼, 비행기도 뜨고 내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은 날개다.

비행기의 날개는 양력(揚力)을 발생시켜 동체를 공중으로 뜨게 만들고, 하늘에서 안정적인 자세로 비행하게끔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

차세대 비행 날개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트러스 구조 ⓒ Boeing
차세대 비행 날개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트러스 구조 ⓒ Boeing

따라서 전 세계 항공업체들은 그동안 항공기 날개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다.

동체와 수직을 이루며 폭이 일정한 직선 날개를 비롯하여 끝으로 갈수록 폭이 점점 가늘어지는 테이퍼 날개와 비행 중에 동체와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 날개 등은 그 같은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항공업체 중 하나인 보잉(Boeing)이 트러스(truss) 구조로 이루어진 신개념 비행기 날개를 개발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초창기 비행기 날개에 적용되었던 트러스 구조

트러스란 직선으로 된 여러 개의 골격 소재를 삼각 고리 모양으로 연결된 구조를 말한다. 어째서 사각 형태가 아니라 삼각 고리 형태로 골격을 이루는 것일까?

사각형은 좌우로 미는 힘이나 위아래에서 누르는 힘에 따라 모양이 변형되기 쉽다.

반면에 삼각형은 외부에서 힘을 받아도 모양이 잘 흐트러지지 않는다. 대각선을 이룬 골격이 한 번 더 구조를 안정적으로 받쳐 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트러스 구조는 영종대교 같은 현수교에 많이 적용되어 있다. 다리 무게를 여러 군데로 분산시키는 구조 덕분에 상판을 붙잡고 있는 케이블에 들어가는 힘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현수교는 더욱 안정적이고 튼튼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트러스 구조는 과거 비행기가 처음 탄생했을 무렵의 날개에 많이 적용되었던 형태다. 세계 최초의 비행기인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가 등장한 이래로 1920년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복엽기(複葉機)들의 날개가 트러스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

초창기 비행기 날개에 적용되었던 트러스 구조는 무게를 지지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 wikipedia
초창기 비행기 날개에 적용되었던 트러스 구조는 무게를 지지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 wikipedia

초창기 비행기들의 날개가 트러스 형태로 이루어졌던 가장 큰 이유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현재는 비행기에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당시만 해도 나무로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캔버스천을 덮어서 날개 모양을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재질도 재질이지만 골격만으로 날개에 걸리는 힘을 버텨야 했기 때문에 당시 비행기 날개에는 금속처럼 무거운 소재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윗날개와 아랫날개를 트러스 구조로 이어서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러나 항공기술이 발전하면서 날개 한 장 만으로도 충분히 날개에 걸리는 저항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알루미늄 같은 금속이 날개에 쓰이게 되면서 더 가볍고 튼튼한 날개를 제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트로스 구조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비행 효율을 높이는 용도로 다시 활용

한동안 사라졌던 트러스 구조가 다시 항공업계에 얼굴을 내민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보잉의 공동 연구진이 새로운 형태의 비행기 날개를 연구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들은 비행기 날개와 동체의 디자인을 바꿔 항력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항력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저항 때문에 연료 소비가 커지고 소음도 따라서 커지기 때문이다.

트러스 형태의 날개를 개발하는 것 역시, 이 같은 기술개발의 일환이다. 공동 연구진이 개발 중인 트러스 형태의 날개는 초음속 상태에서도 비행 효율을 높일 수 있는 ‘TTBW(Transonic Truss-Braced Wing)’다.

TTBW 날개는 NASA가 추진 중인 ‘SUGAR(Subsonic Ultra Green Aircraft Research)’ 프로젝트의 하나다. SUGAR 프로젝트는 그동안 초음속 비행기의 문제점으로 지목되어 왔던 연료의 막대한 소비와 다량의 오염물질 배출, 그리고 과도한 소음을 7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 과제다.

이에 대해 NASA에서 TTBW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그레그 가틀린(Greg Gatlin)’ 박사는 “SUGAR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날개 디자인은 물론 동체와 엔진, 그리고 소재 등 여러 가지를 바꿔야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하며 “첫번 째 목표는 TTBW 날개를 장착한 비행기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행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트러스 구조 ⓒ Boeing
비행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트러스 구조 ⓒ Boeing

TTBW는 이름처럼 초음속(transonic) 영역에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음속의 0.8~1.2배 정도 되는 속도로 나는 비행기는 큰 저항을 받아서 효율이 감소하게 되는데, 보잉은 이 새로운 날개 디자인이 비행기의 효율을 크게 높여 연료를 절약하고 소음까지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잉이 공개한 모형을 살펴보면 길고 얇은 TTBW가 동체 두 군데에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비행기는 대형화와 더불어 더 큰 날개를 필요로 하지만, 무게를 줄이기 위해 길고 얇은 구조의 날개를 고안한 것이다.

가틀린 박사는 “TTBW를 적용하면 비행 효율을 끌어올려 필요한 연료와 탄소배출량을 각각 50%씩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연비만 개선된다면 그동안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한 항공권 가격도 내리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NASA는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TTBW 날개에 대한 풍동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가틀린 박사는 “풍동 실험 결과는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실제 비행기 제조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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