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찢어진 청바지 배꼽티 입은 멘토

걸스로봇 이진주 대표의 '작은 반항'

객석에서는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선배 창업가들이 사회로 나올 병아리 같은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한 강연자는 준비해 온 자료는 제쳐두고 후배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라며 즉석에서 열변을 토해냈다. 두 아이의 엄마라면서 찢어진 청바지에 배꼽티를 입고 나선 연사는 자신의 옷차림은 남성 중심의 과학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작은 반항의 일환이라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로봇계의 바비인형이 되고자 한다는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가 무대에 올라 열변을 토했다. ⓒ김은영/ ScienceTimes

로봇계의 바비인형이 되고자 한다는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가 무대에 올라 열변을 토했다. ⓒ김은영/ ScienceTimes

8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는 ‘디자인 유어 잡(Design your job! Start-up!)’이라는 주제로 지혜나눔강연회가 열렸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가 청년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한 통찰을 가지고 기술 창업과 기업가 정신을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해법으로 제안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 날 강연회에서는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을 비롯해 온오프믹스 양준철 대표, 걸스 로봇 이진주 대표, 오누이 고예진 대표 등 스타트업계의 스타 CEO들이 총출동해 청년들이 어떻게 꿈을 그려나가야 하는 지에 대해 열띤 강연을 펼쳤다.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미래 사회가 온다

기조강연을 맡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청년들을 향해 “상상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고객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제품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분명한 것은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왜냐면 현실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는 사람들의 욕망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수많은 데이타를 기반으로 명확하게 사람들의 욕망을 캐취해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첨단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는 사람들의 욕망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수많은 데이타를 기반으로 명확하게 사람들의 욕망을 캐취해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송 부사장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미래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의 욕망이 산업이나 기업의 숫자보다 위에 있다. 그는 사람들의 욕망이 있는 곳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은 외형적 변화 뿐 아니라 혁신을 불러온다

SAP Design&Co 이노베이션센터 크리스토퍼 한 센터장은 “디자인(design)이라는 말에는 혁신(Innovation)이 존재한다”며 오늘의 주제가 ‘디자인 유어 잡(Design your job)’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혁신이 곧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크리스토퍼 한  SAP Design&Co 이노베이션 센터장.

혁신이 곧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크리스토퍼 한 SAP Design&Co 이노베이션 센터장. ⓒ김은영/ ScienceTimes

디자인은 단순히 외형적인 부분을 의미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현재 상황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바로 ‘혁신’이다. 크리스토퍼 한은 디자인이 가져 온 많은 사례를 들었다.

인큐베이터를 이용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미숙아를 낳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탠포드 학생들에게 해답을 구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학생들은 기존 인큐베이터 시스템의 1/100 가격 저렴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그 경험을 토대로 회사도 설립했다.

스탠포드 학생들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 기존 인큐베이터의 1/100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인큐베이터'를 디자인해냈다.

스탠포드 학생들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 기존 인큐베이터의 1/100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인큐베이터’를 디자인해냈다. ⓒ http://extreme.stanford.edu/projects/embrace

내가 이런 도발적인 옷차림으로 무대에 선 이유

찢어진 청바지에 배꼽이 보이는 티셔츠 의상이 인상 깊었던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는 무대에 오르자 마자 자신의 옷차림이 이처럼 파격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는 청년들이 다가올 미래사회를 지혜롭게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해 줄 스타급 멘토들을 무대에 세웠다. 가득 찬 객석과 무대는 열띤 에너지로 가득차올랐다. ⓒ 김은영/ ScienceTimes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는 청년들이 다가올 미래사회를 지혜롭게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해 줄 멘토들을 무대에 세웠다. 가득 찬 객석과 무대는 열띤 에너지로 가득차 올랐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진주 대표는 “자신의 옷차림은 남성 중심의 과학계에서 여성도 과학을 잘 할 수 있다, 로봇도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작은 반항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과학자들이 여성성을 지니면서도 과학계에 큰 획을 긋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학생과 유치원 아이를 둔 자신이 ‘로봇하는 바비 인형’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객석에 있는 많은 여학생들을 본 고예진 오누이 대표는 자신이 가져온 프리젠테이션 자료을 즉석에서 수정했다. 올해 26세가 된 고예진 대표는 자신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객석에 앉아 있던 상황이었음을 떠올렸다. 자료는 제쳐놓고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 풀어 놓았다.

그가 만든 수학질문앱 오누이는 아직 태어난 지 1년 정도인 신생 에듀 스타트업이지만 프라이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투자를 받았고 론칭 6개월 후 부터 의미있는 매출로 투자 자격을 증명해냈다. 그는 스타트업을 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아주 작은 변화를 자신이 만들고 있다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이 원하는 길을 향해 가라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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