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포츠’로의 도약, e스포츠

e스포츠의 미래를 위한 융합 전략 R&D 필요

e스포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일부 마니아층의 놀이에서 게임 콘텐츠 산업의 한 장르로, 스포츠 산업의 한 영역으로 부지런히 외연 확장을 거듭해 온 결과다. 한편에는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두고 진정한 스포츠 종목으로 포섭할 수 있는가라는 담론이 여전히 뜨겁지만, 기술과 산업의 측면에서 e스포츠는 문화기술의 정점을 향해 서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e스포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https://esports.com

실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e스포츠 글로벌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204억 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회 운영에 차질을 빚으며 전년 대비 13.9% 가량이 감소한 수치이지만, 오히려 비대면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대중적 관심과 투자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시장의 규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는 ‘2020 Global Esports Market Report’를 통해 올해 시장 규모는 약 16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1조 8천4백억 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 상승한 수치이며, 잠시 주춤했던 대회가 재개되고 새로운 e스포츠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이러한 성장 추세와 함께 최근 e스포츠의 내·외연적 확장의 계기가 사회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e스포츠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e스포츠 글로벌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wikipedia.org

 

e스포츠, 온라인 PC게임에서 가상현실까지 확장

e스포츠의 ‘e’는 일렉트로닉(electronic)의 약어로서 기술과의 관계는 필연적이다. e스포츠의 태동기인 1990년대 말에는 온라인 PC게임으로 통용되며 그래픽·사운드·동영상 출력, 피직스 프로그램, 스크립트 등이 기반 기술로 필요했다.

현재는 e스포츠 실감형 중계를 위한 AR·VR 스트리밍, 게임엔진, 하드웨어, 플랫폼 기술 등 이른바 미래기술에 초점을 두고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상현실 및 메타버스에서 즐기는 e스포츠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에 산업계의 관심을 끈다.

이미 VR은 국제대회 훈련 시스템으로 활용하여 스포츠 시뮬레이션의 효과와 가능성이 입증된 기술이다. 하지만 실감형 e스포츠가 대중화, 다양화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때문에 현재는 중계 시스템에 일부 활용돼 보는 즐거움을 배가하는 정도이지만, 아직 프랑스의 국제 e스포츠 월드컵 ESCW 같은 기술력은 미흡한 상황이다.

한편 2019년에는 e스포츠의 대표 ‘스타크래프트’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탑재한 두 번째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인공지능 ‘알파스타’는 약 80만 건 이상의 리플레이 데이터를 학습하고, TPU 16대가 약 14일간 리그를 펼치는 심층학습으로 고도화된 알고리즘이다. 이 기간 동안 진행된 게임을 계산하면 약 200년. 한 분야에서 200년의 구력을 쌓으면 나올 수 있는 정량적 결과라면 수긍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양적으로만 누적될 수 없을뿐더러 사람은 절대 불가능한 트레이닝이기에 해당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19년에 구글 딥마인드가 e스포츠의 대표 ‘스타크래프트’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탑재한 두 번째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https://starcraft2.com

e스포츠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 융합 R&D 필요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매체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로서 기술적 시각이 있고, 게임 산업으로 태동하였으니 산업적 논리·경제적 시각이 동반된다. 그리고 기저에는 ‘스포츠’라는 근본적 개념이 있다. 사실 e스포츠를 둘러싼 각 영역의 경계가 견고하여 융합 전략을 내놓기 어려운 구조였다.

특히 e스포츠가 스포츠로 분류될 수 있는가, 진정한 스포츠 종목으로 포섭할 수 있는가 등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회의가 e스포츠의 다양성 확장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e스포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올림픽 아젠다 2020+5’의 15개 권고안에 ‘e스포츠 수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 스포츠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2월,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회원으로 승인하였고, 올해 2월에는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을 준가맹단체로 승인하였다. 이렇게 국제사회는 새로운 시대, 변화의 물결로서 e스포츠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점차 스포츠 영역에서도 e스포츠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e스포츠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 변화, 매체 기술의 발전, 산업 기반 구축 등 긍정적 시그널이 지속가능한 모멘텀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 구축이 필요한 때다.

이 기회 요인을 포착한 영국의 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협회(UKIE)는 e스포츠를 광의의 게임으로 포함하고, 이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 문화, 정치 및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UKIE의 제안은 영국의 e스포츠 풀뿌리 조직의 보호와 상생, 인프라 구축,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까지 넓은 스펙트럼에 분야별 융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시장 상황이 영국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e스포츠의 내·외면의 확장을 위해서 분야별 융합 R&D 및 산업의 긍정적 요인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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