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팬데믹 시대, 진실한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 필요”

[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겨울밤 과학산책 강연서 코로나19 팬데믹 팩트 체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국내 신규 확진자가 1000명 대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매일 검증 없이 쏟아지는 언론 보도와 가짜 정보들이다.

혼란스러운 팬데믹 시대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데이터’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보는 눈이다.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불확실성 시대에는 진실한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력만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 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지금 두려운 것은 코로나19가 아닌 팬데믹 상황

이 교수는 21일 온라인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에서 마련한 ‘겨울밤 과학산책’ 강연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보드판을 보여주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람들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세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첫 번째는 치료제다. 코로나19에 적합한 치료제는 있을까. 국내에서는 지난 11일 임상 2상 중인 셀트리온 CT-P59가 환자 치료를 위한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얻었다. 사용 승인을 요청한 서울 아산병원은 자체 임상시험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할 예정이다.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불확실성 시대에는 진실한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이언스올

이 교수는 “치료제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모범 족보’ 같은 것이 사용되고 있을 뿐”이라며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이 되면서 사용되어 효과가 높았다고 평가되는 3개의 치료제를 소개했다. 하나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중화항체 치료제, 염증 치료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빨리 털고 쾌유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제 덕만은 아니다. 이러한 치료제는 사람마다 전부 달라 효과를 단정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체계다.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는다면 중증환자의 치료가 원활해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는 호흡기질환으로 의사만 환자 옆에 붙어서 적절한 치료를 계속해 줄 수 있다면 쾌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누구나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극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료체계가 붕괴되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누구나 중증 환자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우리가 두려움을 느껴야 할 대상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전염병에 노출되고 걸릴 가능성이 있는 ‘팬데믹’ 상황이라는 것이다.

말 많은 백신, 언제 어떻게 맞아야 할까

두 번째는 백신 논란이다.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국내 백신 접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코로나19의 종식은 결국 ‘집단 면역’이 답이다. 자연적으로 하느냐 백신으로 하느냐의 문제다. 물론 정답은 백신으로 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이 이제까지 인류가 단 한 번도 접종해본 적 없는 백신 종류라는 사실이다.

과학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을 21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에서 언택트 방식으로 개최한다. ⓒ 사이언스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핵산 백신인 mRNA 백신이다. 인류가 처음 시도하는 백신 종류이기 때문에 안정성 문제에 대해 장담하기 어렵다. 이 교수는 “백신은 개발이 전부가 아니다. 인체에 주입되었을 때 어떻게 되는가가 중요하다”며 안정성에 대해 끝까지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접종 및 백신 도입 시기도 논란거리다. 일각에서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내년 상반기에 접종이 끝나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이 늦어져 국제사회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접종이 늦어져도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내년 4월에 접종을 끝내고 우리도 7~8월에 접종을 끝낸다면 여행이나 국제적인 교역 등에 문제없을 것”이라며 “안정성 확보를 위해 우리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라고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종식은 될까. 백신을 통한 종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개발, 생산, 운송, 접종 환경까지 4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 교수는 “백신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대량 생산, 적절한 운송 과정, 최적의 접종 환경 등 4가지 조건이 전부 중요하다”며 “이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질 때까지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의료체계 붕괴 없이 시간을 벌 수 있다면 내년에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인간처럼 사랑을 느끼는 인공지능이 가능할까

한편 이날 열린 SF 무비 토크 ‘SF 영화 속 과학을 이야기하다’ 코너에서는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 ‘허(Her, 2013)’에 대해 이은희 과학 작가와 과학 유튜버 과학드림, 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가 언택트 시대에 인공지능과 교류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Her, 2013)’는 인간과 같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스마트폰 AI 프로그램인 ‘사만다’와 평범한 회사원 ‘테오로드’가 서로 느끼는 감정의 교류를 그린 영화다.

21일 오후 SF 무비토크 시간에는 AI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 ‘허(Her)’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 사이언스올

인공지능과 사람이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영화와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AI 프로그램과 인간이 감정적으로 깊게 교류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은희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소식을 전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외로움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느껴온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라며 영화에 대해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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