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지진에도 끄떡없는 ‘내진 기와’ 개발됐다

[국민 생활 도움 주는 과학기술센터] (30) 한국세라믹기술원

지난 2016년 경주에서는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경주시 전체가 피해를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한옥마을은 특히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한옥 3300여 동 중 670여 동이 기와가 떨어져 나가는 피해를 입은 것이다.

한옥은 구조적으로 지진 같은 재난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지붕에 기와와 목재 등이 올려져 있어 하중이 엄청나게 발생하기 때문에 건물 아랫부분에 조금이라도 흔들림이 발생하면 피해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진 기와의 종류 및 구조 ⓒ 세라믹기술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이 진도 10의 지진에도 떨어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기와를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해당 기와는 ‘암기와’의 고정턱과 ‘숫기와’의 돌출 턱으로 이루어진 내진 기와다.

내진구조 설계기술이 적용되어 아무리 강력한 지진이라도 지붕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된 내진 기와는 국내 최초로 개발되었다. 특히 기와 수요가 해외에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수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라믹 분야 첨단 신소재 연구하는 국내 대표기관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세라믹 분야의 첨단 신소재를 연구하는 전문 연구기관이다. 세라믹 관련 기술 개발은 물론 시험·분석·평가와 기업 지원, 그리고 세라믹산업 정책지원과 같은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한 세라믹 전문 연구기관이라 할 수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새로운 비전은 ‘세라믹 미래가치 창출로 소재 강국을 실현하는 세라믹산업 플랫폼 기관’이다. 도자기나 유리, 또는 시멘트 및 내화물 같은 전통 세라믹 분야에서부터 세라믹의 특수한 기능을 최대한 발현시킨 첨단 세라믹에 이르기까지 세라믹기술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세라믹 핵심기술 개발과 산업진흥 정책을 선도함으로써 세계 속의 세라믹 강국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일에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용도별 세라믹의 다양한 종류 ⓒ 세라믹기술원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업무에 대해 알아보려면 우선 세라믹의 종류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세라믹은 광물에 열을 가해 만든 비금속 무기재료를 말하는데, 전통적인 의미의 세라믹은 흙과 같은 천연원료를 이용하여 만드는 소재를 가리킨다.

반면에 첨단 세라믹은 전통 세라믹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특수 기능을 발현시킨 소재다. 최근 들어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기능 구현이 가능한 지능형 감성 소재로 첨단 세라믹이 발전하고 있다. 휴대폰 부품의 80%와 연료전지의 90%, 그리고 각종 센서류의 70% 이상이 첨단 세라믹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지진 피해 최소화할 수 있는 내진 기와 개발

세라믹이라고 하면 왠지 국민들의 생활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소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했던 내진 기와의 사례처럼 세라믹은 사람의 안전을 지켜주는 생활소재 개발에 사용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내진 기와는 점토로 만들어졌다. 점토로 만들어진 기와는 흙을 주원료로 만든 친환경 지붕재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며 단열효과가 뛰어난 최고급 건축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점토 기와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풍부하다. 전 세계적인 단독 주택 보급 증가와 신흥국가 경제 성장에 따른 건축 경기의 호황으로 점토 기와 시장은 7.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78.4억 달러에서 지난 해인 2020년에는 112.9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국내 점토 기와 시장 역시 지난 2011년 500억 원 규모에서 2016년에는 636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렇게 전 세계 점토 기와 시장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 기와 개발은 더딘 편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을 통해 내진 기와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내진 기와는 진도 10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세라믹기술원

이에 대해 김진호 세라믹기술원 도자융합기술센터 책임연구원은 “내진 기와를 공동연구한 민간기업은 결착 구조 방식의 디자인과 소재 및 공정기술에 대한 연구를 담당했다”라고 소개하며 “반면에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구조역학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해 내진설계 점토 기와의 ‘암기와’와 ‘숫기와’의 결합 안정성을 검증했다”라고 밝혔다.

공동연구진은 개발한 내진 기와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공인시험기관으로부터 내진 성능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최대 진도 10의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 우수한 내진 성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공동연구진은 국토교통인프라운영원 산하 기관인 지진방재센터에서 관측 기록 지진파와 인공 지진파의 조건에서 기와 지붕재의 변형이나 파손 현상을 조사했는데, 변형이나 파손 현상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관측 기록 지진파는 경주 지진의 진도 5.8이나 고베 지진의 진도 7.2와 같은 진도에서 실험하는 것이고, 인공 지진파는 진도 1~10의 조건에서 실험하는 것이다.

이에 김 책임연구원은 “재난 안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내진 성능을 가진 내진 기와를 개발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라고 설명하며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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