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현대적 에너지’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은?

[지속가능성과 과학기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7 : “Affordable and Clean Energy”

에너지는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도전 과제다.

에너지는 인류를 이끌어 온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동력이 있어야 하듯 에너지는 산업화 사회의 생산에 관계된 모든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나무, 석탄, 가축의 분변 같은 전통적 에너지에 오랜 세월 동안 의지해왔고, 그 결과는 물질적 풍요가 만든 이른바 ‘신세계’ 귀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동력이 풍요에 균열을 일으켰다. 발전이 사회의 불균형과 환경 파괴, 기후변화를 불러왔고, 급기야 인류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때문에 에너지는 지난 수백 년간 맹목적으로 ‘발전’만을 목표로 달려왔던 시대에 대한 반성이며, 새롭게 주어진 목표로 부상했다.

본지는 [지속가능성과 과학기술] 시리즈 세 번째로, SDGs 7번째 목표인 ‘적정한 가격에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현대적인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에너지는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도전 과제다. ⓒGetty Images Bank

 

삶의 풍요를 가져온 에너지의 역습?

SDGs 7번 목표는 Affordable and Clean Energy, 적정한 가격에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현대적인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에 관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7번 목표는 에너지 접근의 보편성, 에너지 가격의 적정성,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에너지의 지속가능성, 에너지의 현대성 등의 기준을 충족했을 때 실현됐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SDGs 7번은 왜 이런 세부 목표들을 설정했을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를 전통적 에너지와 현대적 에너지로 구분한다. 흔히 나무, 석탄, 가축의 분변 등 고형연료는 전통적 에너지로 분류되고, 전기, LPG, 디젤 등 액체연료와 태양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는 현대적 에너지로 구분된다. 인류의 문화발달 과정에는 연료와 에너지 발달과 전환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통적 에너지에서 현대적 에너지로의 전환을 산업화의 상징이며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보는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적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13%는 여전히 전기 사용 환경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30억 명의 사람들은 요리·난방 등 일상생활을 위해 여전히 전통적 에너지를 사용하며, 가연성 연료로 인한 환경오염과 사망 위험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에너지가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원의 고갈과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이 누적되면 수직적 시간 영역의 모든 세대들에게도 공평하지 않다.

에너지는 어느 누구든지 문화, 지역, 인종, 사회경제적 배경 등에 따라 에너지 접근에 차별, 소외, 배제를 겪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에너지가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무기가 되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SDGs 7번 목표의 가치다. 그리고 과학기술이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위해 그 몫을 해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SDGs 7번 목표는 Affordable and Clean Energy, 적정한 가격에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현대적인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에 관한 것이다. ⓒUN-SDGs

 

에너지 위기, 그러나 기회가 될 수도?

2022년 현재 전 세계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위기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그로 인해 일부 유럽 국가는 다시 전통적 에너지로 눈을 돌리며, 탄소중립 목표에서 후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너지 위기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전쟁 여파로 당분간은 전통적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IEA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 2022’ 보고서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 수요가 감소했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촉진돼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서서히 감소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 예측했다. 또한, IEA는 주요국이 새로 도입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고려하면 2030년 전 세계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2조 달러, 한화로 약 2,835조억 원 이상에 이르러, 현재 보다 약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로 관심을 받는 것은 역시 환경성이다. ⓒcefic.org

 

세계가 주목하는 신재생에너지, 지속발전을 위한 전략 되나?

이렇듯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로 관심을 받는 것은 역시 환경성이다. 국가 에너지 시스템이 안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더라도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세계는 지금 에너지 안보와 환경, 지속가능한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

EU는 올해 3~9월에 태양광과 풍력발전량이 345TW를 기록하면서 전체 전력 에너지 생산량의 24% 수준을 차지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p 상승한 수준이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이라고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 포르투갈, 덴마크, 오스트리아는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 전력 100%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아 WEC 평가 환경성 부문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점차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도 서서히 에너지산업에 변화가 감지된다.

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태양광 발전이 주도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태양광 설치량은 4GW를 넘었으며, 2023년까지 4.5GW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의 국가 에너지 그리드의 총 발전용량이 약 120GW인 것을 감안하면,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게다가 풍력,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은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린수소의 상용화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린수소는 빛과 바람 같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져 전체 생산 과정이 친환경적이다. 우리 정부는 ‘수소 선도국가 비전’을 발표하며, 세계 에너지 영토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물론 정부의 계획이 SDG 대의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이슈에 대응하고 WEC 에너지 평가 지수 C등급에서 글로벌 차원의 기준으로 올리는 과정을 통해 SDGs 7번 목표를 일부 달성하는 기반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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