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은 1859년에 펴낸 ‘종의 기원’에서 모든 생명체의 형태에 대해 단 하나의 기원 세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즉,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원이 되는 공통 조상 하나로 귀착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최종 우주 공통 조상(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 LUCA)’, 즉 루카라고 부른다.
수소가 생산되는 열수분출구에서는 생명의 기원인 루카가 신진대사 반응의 95~97%를 다른 에너지원 없이도 진행할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NOAA Photo Library
인간, 원숭이, 사자, 쥐, 공룡, 나비, 고래, 고사리, 은행나무 등의 동식물과 수많은 종류의 박테리아 등 지구 상에 현존하는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인 루카가 처음 출현한 시간은 약 43억 년 전 지구에 액체 상태의 물이 처음 출현한 때로부터 약 38억 년 전 생물의 첫 징후가 나타난 시기 사이로 추정한다.
그럼 과연 이 원시적인 생명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킨 에너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과학자들은 그 에너지가 자외선,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방사능 등으로부터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생명체의 기원이 최초의 화학 반응에 사용한 에너지는 바로 현대에서 가장 깨끗한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H₂)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생명체에 필요한 402가지 대사 반응 확인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대학 분자진화연구소의 월리엄 마틴(William Martin) 교수팀은 루카의 화학 반응을 촉진시킨 에너지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유전자가 아닌 생명체의 화학 반응 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조사했다.
즉, 현재 생존하고 있는 고세균 및 단순한 형태의 박테리아들이 생명을 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20개의 아미노산과 DNA·RNA의 염기, 그리고 신진대사에 필수적인 18개의 비타민에 관련된 402개의 대사 반응을 확인한 것.
이런 반응은 모든 세포에서 공통적이므로 당연히 루카에도 존재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 후 자신들이 개발한 분자 고고학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대사 반응에서 생겨난 화합물들은 초기 지구의 열수분출구에 존재했던 수소,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의 단순한 분자들로부터 합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루카가 처음 출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 40억 전의 지구에는 그 같은 신진대사 반응을 촉진할 만한 단백질이나 효소가 아직 진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루카의 신진대사는 무기 촉매의 도움을 받아 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응에서 발생해야 했다.
그러나 촉매이든 아니든 반응을 진행하려면 에너지를 방출해야 한다. 그동안 대사 에너지의 가능한 원천에 대한 많은 가설들이 등장했지만, 아무도 신진대사 자체의 반응을 조사한 적은 없다.
연구진은 대사 반응에서 에너지의 원천을 찾기 위해 자유 에너지의 양을 계산했다. 그 결과 루카의 신진대사는 자외선이나 운석 충돌 같은 외부 에너지원이 아니라 해저의 열수분출구가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환경에서 에너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수분출구의 화학적 햇빛 ‘수소’
그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연구진은 서로 다른 환경 조건을 시뮬레이션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402개 대사 반응의 에너지를 먼저 조사했다. 대사 반응이 에너지를 방출하는지는 종종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pH1(산성)~pH14(알칼리성)의 수소이온농도, 25℃~100℃의 온도 등의 조건에서 생성물에 대한 반응 물질의 상대적인 양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연구진은 수소의 에너지 역할을 주의 깊게 살폈다. 이산화탄소에서 나오는 탄소를 신진대사에 편입시키려면 수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수소가 없으면 아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진은 생명을 구성하는 분자 합성에 필요한 402개의 생화학 반응을 조사했다. 각각의 원은 하나의 반응을 나타내고 색상은 각 반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나타낸다. ⓒHHU/Jessica Wimmer
연구 결과 에너지의 최적 조건은 수소이온농도 pH9, 온도 80℃였으며, 이산화탄소 고정에 수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대서양 중부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열수분출구와 거의 비슷한 조건이다.
그 같은 환경에서는 루카가 신진대사 반응의 95~97%를 다른 에너지원 없이도 자연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단지 수소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암모니아와 염분만 있는 환경이어서도 지구 생명체의 기원은 에너지를 충분히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요약하자면 해저 열수분출구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수소는 화학적인 햇빛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생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현대의 에너지 연구는 생명체가 하는 것과 정확히 동일하게 수소의 특성을 이용한다. 생명체가 수십억 년 동안 간직해온 노하우를 인간은 이제야 활용하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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