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지구의 비밀을 알려주는 ‘빙하코어’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과거 기후뿐 아니라 지구 환경·우주 변화까지 추측 가능

지구 온난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과거 지구의 기후 변화를 알아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방법들 중 하나가 남극과 북극의 빙하에 대한 조사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는 해마다 내린 눈이 겹겹이 쌓이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빙하의 아래 부분일수록 더 오래전에 내린 눈이 만든 얼음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 평균 얼음 두께는 각각 1600m, 1700m로 매우 두껍기 때문에 빙하 맨 아래쪽은 아주 먼 과거에 내린 눈이 만든 얼음임을 알 수 있다. 이 빙하 얼음을 조사하기 위해 빙하에 길게 구멍을 뚫어 캐낸 긴 원통 모양의 빙하 얼음을 빙하코어라고 한다. 지금까지 캐낸 빙하코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얼음은 2004년 유럽 10개국이 공동으로 남극에서 캐낸 3270m 빙하에 있는 74만 년 전의 얼음이다.

빙하코어는 빙하에 길게 구멍을 뚫어 캐낸 긴 원통 모양의 빙하 얼음이다. ⓒ윤상석

빙하코어는 빙하에 길게 구멍을 뚫어 캐낸 긴 원통 모양의 빙하 얼음이다. ⓒ윤상석

지구의 기후 변화를 알려주는 빙하코어

빙하코어를 이용해 수십만 년 동안 지구의 기후 변화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질량 18인 산소 동위원소를 이용해야 한다. 자연계에 있는 대부분의 산소는 질량이 16이지만, 질량 18인 산소 동위원소도 존재한다. 따라서 질량 18인 산소와 수소가 결합한 물로 만들어진 눈도 있고, 그 눈으로 만든 빙하 얼음도 존재한다.

그런데 날씨가 추우면 질량 18인 산소로 만들어진 물이 적고 날씨가 따뜻하면 그 양이 많아진다. 결국, 빙하 얼음 속에 있는 질량 18의 산소의 양을 조사하면 먼 과거의 지구가 따뜻했는지 추웠는지 알아낼 수 있다. 특히 북극 그린란드의 빙하를 조사하면 북대서양과 유럽의 기후 변화를 알 수 있다.

이 빙하코어 연구를 통해 약 50만 년 전부터 지구에 빙하기가 여러 번 찾아왔음을 알아냈다. 빙하기에서 간빙기를 거쳐 다시 빙하기가 되는 과정은 약 10만 년 정도의 주기로 계속되었고, 간빙기의 기온이 최고로 오른 직후부터 기온은 내려가서 다시 빙하기가 되었다. 마지막 빙하기는 만 8000년 전에 끝났고, 그 후 기온이 높아지다 최고로 오른 후 다시 내려가는 간빙기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20세기 이후 지구의 기온은 빙하코어에 기록된 과거 지구의 기후 변화 패턴과 다른 모습을 보여 많은 과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빙하코어를 통해 과거 지구의 환경도 추측할 수 있다

빙하는 오랫동안 눈이 쌓이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눈과 공기가 뒤섞인 채로 얼음이 된다. 따라서 빙하코어를 이용하면 얼음이 만들어질 당시의 공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데, 이 공기에는 온갖 종류의 먼지들이 섞여 있어서 당시 지구의 환경을 연구하는데 이용된다.

빙하코어 속 공기를 분석하여 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농도의 변화를 살펴보면,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250년 전보다 약 30%가 높아졌고, 메탄가스의 농도는 170%가 늘어났다. 250년 전인 1750년 무렵부터 유럽에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공장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의 양이 빠르게 늘어났다.

또한 빙하기와 간빙기에 따라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의 농도도 변화가 있었다. 기온이 낮은 빙하기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의 농도가 낮았고, 기온이 높은 간빙기에는 그 농도가 높았다. 이 결과를 통해 지구 기후 변화와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의 농도 변화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빙하 코어 속의 공기를 분석하면 과거 어느 때에 큰 화산 폭발이 있었고 큰 산불이 일어났는지도 알 수 있으며 사막이 얼마만큼 늘었는지도 알 수 있다.

빙하코어 속 공기를 분석하면 과거 어느 때에 큰 화산 폭발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빙하코어는 빙하에 길게 구멍을 뚫어 캐낸 긴 원통 모양의 빙하 얼음이다. ⓒ윤상석

빙하코어 속 공기를 분석하면 과거 어느 때에 큰 화산 폭발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윤상석

과거 우주의 변화도 알 수 있는 빙하코어

빙하 얼음 속에서 몇 만 년 전에 폭발한 별의 증거도 찾을 수 있다. 1991년 러시아 과학자들은 3만 5000년 전에 만들어진 빙하코어가 다른 빙하코어에 비해 베릴륨(Be) 10의 양이 두 배 많다는 것에 주목하고 그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 결과 초신성과 같이 별이 폭발하면, 지구에 들어오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방사선인 우주선의 양이 많이 증가하는데, 이 우주선은 극지방의 대기권으로 들어와서 질소와 산소 분자를 파괴하여 베릴륨 10을 만들고, 이 베릴륨 10이 눈과 함께 떨어져 빙하가 되었음을 알아냈다.

결국, 러시아 과학자들은 빙하코어를 통해 3만 5000년 전에 지구로부터 150광년 떨어져 있는 초신성이 폭발했음을 밝혀낸 것이다.

빙하코어를 분석해서 해마다 지구에 얼마나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지 알아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빙하 얼음 속에서 ‘이리듐’과 ‘백금’ 성분을 찾아냈는데, 이 이리듐과 백금은 지구에는 별로 없고 우주에서 오는 유성에 많이 들어 있다. 과학자들은 빙하코어에 있는 이리듐과 백금의 양을 분석해서 지구에 매년 만 4000톤에서 7만 8000톤의 우주 물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빙하코어를 조사하면 해마다 지구에 얼마나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윤상석

빙하코어를 조사하면 해마다 지구에 얼마나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윤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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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정지영 2019년 8월 11일5:52 오전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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