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지구의 숨겨진 과거 (하)

[파퓰러사이언스 공동]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원인

당시의 북극과 남극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따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유력한 가설은 대기 중의 온실가스,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현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가설에도 논리적인 문제점은 있다. 이 가설대로 극지방이 아열대 기후가 될 만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많았다면 적도 지방은 차마 견뎌낼 수 없을 만큼 뜨거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시카고 대학의 레이몬드 피에르훔버트에 따르면 당시 적도 주변의 연평균 온도는 40℃ 이상, 여름철에는 무려 50℃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생물이 살기 어려운 온도다. 과연 과거의 적도는 생물이 살기 힘든 열사의 지대였을까.

이 가설에 기반한 기후 모델을 적용하면 내륙지방인 시베리아의 연평균 기온은 0℃ 이하로 추웠어야 한다. 하지만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백악기 말기 암석에서는 양치식물, 꽃, 야자수 등의 화석이 나왔다. 이는 시베리아의 당시 연평균 기온이 13℃ 정도였으며, 겨울에도 빙점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딜레마는 퍼듀 대학의 매튜 후버에 의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는 매우 뜨거워진 적도 지방에서 극지방으로 열이 이동, 생물이 살기 힘들 만큼 적도 지방이 뜨거워지는 것을 막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실제 후버와 그의 연구팀은 오늘날의 사이클론이 지나간 열대지방 해수의 상태를 연구한 결과 사이클론이 바다 속을 뒤집어 놓아 열기를 바다 밑으로 빼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해류를 통해 이 열기가 극지방으로 흘러들어가 적도와 극지방 간의 온도 격차를 줄인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 역시 기온이 높아질수록 열대성 사이클론의 강도와 발생빈도, 지속 기간이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충분한 빈도와 강도의 사이클론이 있었다면 열대 연평균 기온이 35℃ 미만이면서 극지방이 아열대 기후를 유지할 만큼 열 분배가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과거의 지구온난화 되풀이 될 수도

이처럼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았던 것이 당시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것으로 보는 게 통설이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화산활동이다. 화산활동이 크게 일어나면 화산 분출물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늘어나고 지구온난화가 초래된다는 것.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화산활동과 암석 풍화 간의 균형으로 이 같은 상태는 해소된다. 즉 온난한 환경은 암석의 화학적 풍화를 촉진하는데, 이때 암석에서 빠져나온 칼슘 등 무기물들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수중의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탄산칼슘 등의 형태로 바다 속에 침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게 된다.

영국 사우댐프턴 대학의 고기후학자 폴 윌슨에 따르면 백악기 내내 화산활동이 왕성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높았지만 히말라야 조산운동을 기점으로 암석 풍화가 활발해지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 지구가 추워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당시의 대기에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가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샘플은 빈약하다. 대빙원 속의 공기방울 속에서는 지금으로부터 100만 년 전까지의 공기는 찾아볼 수 있지만 1억 년 전의 공기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나뭇잎 화석 속의 털 구멍 숫자 등 다른 증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같은 증거들이 의미하는 바가 명확히 규명될 때 이산화탄소 농도가 대기에 얼마만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기후 모델에서는 백악기~시신세 사이, 즉 1억4,600만~4,000만 년의 대기 중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의 16배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기후 모델은 8배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후자가 더욱 신빙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백악기와 시신세는 이렇게 더웠는데 지금의 우리는 그때보다 낫다고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이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상태다. 그리고 현재와 같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쏟아내면 그 농도는 200년 내 4배가 될 것이다. 그러면 백악기나 시신세의 절반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된다.

게다가 계속되는 온난화는 또 다른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메탄을 잠에서 깨울지도 모른다. 현재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이 지구온난화로 녹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20배나 강한 메탄이 대기 중으로 분출되고 있다. 그리고 분출된 메탄은 온실효과를 강화시켜 더 많은 메탄의 분출을 유도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2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온이 1℃만 높아져도 해수면 상승, 강수량 증가, 토양의 변화 등으로 엄청난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모두의 지혜가 절실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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