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은하 속 안전지대에 있어

은하 속 안전지대의 지구

우리 은하©게티이미지뱅크

태양계에서 지구는 생물이 사는 유일한 행성이다. 다른 행성에 생명의 흔적이 있는지,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있는지는 우주 연구의 중요한 질문이다. 지구의 경우 생명이 살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물과 지각과 같은 지질학적 조건이나 자기장과 같이 행성 자체가 가진 성질과 태양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감마선부터 X선, 가시광선, 마이크로파에서 전파까지 여러 파장의 파동과 같은 것이다. 최근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지에 발표된 논문은 이에 더해 지구에 생명이 태동하고 오랜 세월 진화해온 것은 지구가 은하에서 ‘안전지대’에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은하수를 올려다볼 때 느껴지는 고요함과 아름다움과는 다르게 은하는 위험한 곳이다. 수많은 별이 폭발하고 감마선(γ-rays)이 분출되는데 이들은 가장 강력한 우주 현상에 속하며 지구형 행성의 보호막과 같은 대기나 그곳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생명체를 쉽게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신성(supernova)’으로 불리는 에너지가 큰 별의 폭발은 엄청난 양의 방사선을 일으킨다. 사그라지기까지 수 주 또는 수개월이 걸리는데 그동안 초신성 하나는 태양이 평생에 걸쳐 발산할 만큼의 에너지의 방사선을 발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지구 가까이에서 일어나면 지구에 대규모의 멸종이 초래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연구진은 우주의 역사를 통틀어 은하에서 생명체가 태동하고 살 수 있는 곳이 어디였는지를 계산했다. 더불어 은하 내에서 초신성과 감마선 분출 현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추측했다. 우주의 역사를 따라 시대별로 생명체에게 안전한 우리 은하의 지역이 어느 곳이었는가를 알아본 것이다. 연구진은 시험할 가설로 지구 역사상 다섯 번의 대규모 멸종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는 ‘오르도비스기 대멸종(Ordovician mass-extinction event)’과 관련이 있을 감마선 분출 현상이 대략 4억 4,500만년 전에 있었을 거란 것도 포함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초신성과 감마선의 폭발과 같은 위험한 우주 현상을 그 에너지와 비율을 고려해 계산하고 은하 내에서 역사를 통틀어 별이 형성되고 금속성을 가진 행성으로 진화하는 것을 고려한 모델을 사용했다. 그리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을 지구형 행성이 위치한 곳으로 간주하고 은하 중심으로부터 지구형 행성까지의 거리를 산출했다. 지구형 행성은 암석이나 금속 등 고체 상태의 물질을 주성분으로 하는 행성을 말하는 것으로 태양계 내에서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이에 해당한다. 가스 행성보다 생물체가 살기 쉬운 환경이다.

분석 결과 은하에서 이 같은 위험한 폭발로부터 안전한 지역은 계속해서 변해왔다. 60억년 이전까지는 은하의 모든 지역이 이 같은 폭발로 초토화가 되곤 했다. 그러던 것이 60억년 전 즈음부터 은하 중심으로부터 12파섹 이상 떨어진 변두리에 안전한 지역이 형성되었다. 다만 그 무렵 이 지역의 지구형 행성의 밀도는 낮았다. 안전했지만 생물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많지 않았던 셈이다. 지난 40억년간은 은하 중심에서 불과 2-8천 파섹(parsec) 떨어진 지역에 지구형 행성의 밀도가 높아졌는데, 바로 이 지역이 지난 5억년간 은하 내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바뀌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생명이 생길 수 있는 조건이 밀집한 지역이 우연히 에너지 분출과 폭발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도 변모했던 셈이다. 우리 지구가 바로 이 안전한 지역의 변두리에 있었다. 수많은 지구형 행성이 모여있고, 그 지역이 은하의 안전지대로 변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지구에 생명이 태동하고 진화의 역사가 이어져 올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한때 은하의 가장 안전한 곳이었던 변두리 지역은 그사이 몇 번에 걸친 장기간의 감마선 분출로 초토화가 되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그런데도 오늘날의 은하는 행성에 생물들이 살기에 이전보다 전반적으로 더 안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에 장기간의 감마선 분출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대멸종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행성 위의 생명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전에 제시되었던 여러 가설들처럼 대멸종 사건이 어디에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따라 복잡한 생명체들이 진화하는 데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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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한얼 2021년 4월 7일9:14 오후

    광활한 우주에 아무 것도 없다가 사람 같이 이렇게 확실한 생명체가 생긴 것은 신비롭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아무 의심 없이 자신을 맏길 수만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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