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별 속의 새로운 물질 발견”

중력파 천체물리학의 황금시대 개막 예고

현존하는 가장 큰 중성자별의 중심부 안에 새로운 쿼크 물질이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핀란드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연구팀이 제시한 증거는 최근 입자 및 핵 이론물리학으로부터 얻은 결과와 중성자별 충돌에서 나온 중력파 측정 결과를 결합해 도출됐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정상적인 물질은 원자로 구성돼 있고,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의 고밀도 핵은 음전하를 띤 전자에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중성자별 안에서 원자 물질은 엄청난 밀도를 지닌 핵 물질 속으로 붕괴되는 것으로 얄려진다. 이 핵 물질 안에서 중성자와 양성자는 매우 단단하게 결합됨으로써 중성자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단일 핵으로 간주될 수 있다.

중성자별 내부에 쿼크 코어가 존재하는지의 여부 확인은 지난 40년 동안 중성자별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 중성자별 중심부의 쿼크 물질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 ⓒ Jyrki Hokkanen, CSC – IT Center for Science

지금까지는 가장 거대한 중성자별의 중심부 안에서 핵 물질이 쿼크 물질(quark matter)이라 불리는 한층 새로운 상태로 붕괴되는지의 여부가 불분명했다. 이렇게 될 경우 쿼크 물질에서 핵 자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중성자별 중심부에서 핵 물질이 쿼크 물질로 붕괴된다는 증거를 과학저널 ‘네이처 물리학’(Nature Physics) 1일 자에 발표했다.

헬싱키대 물리학과 알렉시 부오리넨(Aleksi Vuorinen) 부교수는 “중성자별 내부에서 쿼크 코어 존재를 확인하는 일은 40년 전 그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이래 중성자별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존재 가능성 높아”

슈퍼컴퓨터에서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시행했음에도 중성자별 안의 핵 물질 여부를 결정하기가 어렵게 되자 연구팀은 새로운 접근법을 상정했다.

이들은 입자 및 핵 이론물리학에서의 최근 발견과 천체물리학적 측정 결과를 결합해 중성자별 안에 있는 물질의 특성과 정체성 추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연구에는 부오리넨 교수 외에 헬싱키대 에멜리 아날라(Eemeli Annala) 박사과정생과 미국 버지니아대 타일러 고다(Tyler Gorda) 박사,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알렉시 쿠르켈라(Aleksi Kurkela) 박사, 미국 컬럼비아대 유나스 나틸라(Joonas Nättilä) 박사가 참여했다.

두 개의 작지만 밀도 높은 중성자별이 합쳐져 폭발하는 모습을 나타낸 그림. ⓒ University of Warwick / Mark Garlick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가장 질량이 높은 안정된 중성자별의 중심부 안에 존재하는 물질은 일반 핵 물질보다 쿼크 물질과 훨씬 더 유사하다. 계산 결과 이런 중성자별에서 쿼크 물질로 식별된 중심부의 직경은 중성자별 전체 직경의 절반을 초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오리넨 교수는 그러나 중성자별의 정확한 구조와 관련해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이번 연구에서 쿼크 물질이 거의 확실히 발견됐다는 주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부오리넨 교수는 “모든 중성자별이 핵 물질로만 구성될 가능성은 여전히 작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시나리오에 필요한 정량화”라고 말했다.

그는 “밀도 높은 핵 물질의 행동은 실제로 독특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소리 속도가 거의 빛의 속도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인 미국 LIGO 리빙스턴의 제어실에서 2015년 개선된 LIGO의 첫 번째 관측 실행을 하고 있는 모습(아래). 사진(위)은 미국 워싱턴주 핸퍼드에 있는 LIGO 북부 관측시설. LIGO 관측소의 신속한 관측 결과 축적이 이번 핀란드 연구팀의 새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 ⓒ Wikimedia / Amber Stuver / Umptanum

중력파 관측 통해 반경 측정

이번 새로운 발견에 기여한 핵심 요소는 최근의 천체물리학 관측에서 나타난 두 개의 결과였다. 하나는 중성자 별 합병에 따른 중력파 측정이고, 다른 하나는 질량이 태양의 두 배에 가까운 거대한 중성자별을 탐지한 것이다.

2017년 가을에 미국 칼텍의 LIGO 및 Virgo 관측소는 처음으로 두 개의 중성자별이 병합되며 생성된 중력파를 감지했다. 이 관측은 조력 변형(tidal deformability)이라고 불리는 엄청난 수량 한계선을 설정하고, 궤도를 도는 별의 구조가 갖는 동반자 별의 중력장에 대한 민감도를 측정했다.

이 측정 결과는 충돌하는 중성자별의 반경 상한을 도출하는데 사용됐다. 이 반경 상한은 대략 13㎞로 밝혀졌다.

최초의 중성자별 관측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별들의 정확한 질량 측정은 지난 20년 전부터 가능했다.

질량이 정확히 알려진 대부분의 별들은 1과 1.7 별 질량(stellar masses) 사이의 창 안에 들어가지만, 지난 10년 동안에는 두 개의 태양 질량 한계에 도달하거나 약간 초과하는 세 개의 중성자별만을 탐지했다.

중력파 스펙트럼의 출처와 감지 시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중력파 천체물리학의 황금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추가 관찰 예상

다소 반직관적이기는 하지만, 중성자별 반경과 질량에 관한 정보는 중성자별 물질의 열역학적 속성과 관련해 이미 불확실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번 연구 분석을 완료하는 데도 이런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새로운 분석에서 천체물리 관측은 입자 및 핵 물리학의 최신 이론 결과와 결합됐다. 이에 힘입어 중성자별 물질의 압력과 에너지 밀도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태 방정식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필수 구성요소는 일반상대성원리에서 나타난 잘 알려진 결과로서, 이는 중성자별의 반경과 질량의 가능한 값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상태 방정식과 관련이 있다.

2017년 가을부터 수많은 새로운 중성자별 합병이 관측됐고, LIGO 및 Virgo 관측소는 중성자별 연구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곳에서의 관측 정보를 신속하게 축적한 점이 이번 핀란드 연구팀의 새로운 발견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한편, 중성자별 안에 쿼크 물질 존재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 관측이 시행되면 이번 새 연구 결과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오리넨 교수는 “중력파 천체물리학의 황금시대가 이제 막 개막됐다고 믿을 이유가 생겼으며, 우리는 곧 자연의 이해에서 이번과 같은 수많은 도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기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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