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중국과 미국의 항공모함 차이는?

캐터펄트, 무거운 항공기도 빠르게 발함 가능

2019.12.26 08:45 이동훈 객원기자

최근 중국은 신형 항공모함 ‘산둥(山東)’ 함을 취역했다. 그런데 이 항공모함을 잘 보면 한 가지 외부적 특징을 알 수 있다. 비행갑판 앞부분이 평평하지 않고 경사져 있다. 우리 눈에 익숙한 미국 항공모함에는 없는 특징이다.

중국 해군의 신형 항공모함 . 함수 부분 비행갑판 모양이 특이한 것은 스키 점프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Wikipedia

중국 해군의 신형 항공모함 . 함수 부분 비행갑판 모양이 특이한 것은 스키 점프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Wikipedia

이것은 그 항공모함이 항공기의 발함장비로 캐터펄트(catapult) 대신 스키 점프(ski jump)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겨울철에 스키를 탈 때 경사진 점프대에서 뛰면 잠시 동안이나마 하늘을 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체 동력을 갖춘 항공기를 경사로로 발함시키면 훨씬 짧은 활주 거리로도 이륙에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물건이다.

스키 점프대를 사용해 발함하는 영국 해군의 시 해리어 전투기. 별도의 동력이 필요 없이 좁은 곳에서도 발함이 가능하다. 하지만 캐터펄트 방식보다 효과(항공기 최대 이륙중량 등)는 떨어진다. ⒸWikipedia

스키 점프대를 사용해 발함하는 영국 해군의 시 해리어 전투기. 별도의 동력이 필요 없이 좁은 곳에서도 발함이 가능하다. 하지만 캐터펄트 방식보다 효과(항공기 최대 이륙중량 등)는 떨어진다. ⒸWikipedia

항공모함의 비행 갑판은 생각 외로 좁은 곳이다. 미 해군의 니미츠 급 항공모함의 비행 갑판 길이는 332m. 현재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인 F/A-18 호넷의 최소 이륙활주거리가 518m. 착륙활주거리가 762m 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턱도 없다. 때문에 항공모함에서는 정상적인 활주거리보다 훨씬 짧은 거리 내에서도 항공기의 발착함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가 필요하다.

항공모함 건조 및 운용에 관해서 현재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나라인 미국은, 좁은 항공모함 비행 갑판 상에서의 발함을 증기식 캐터펄트를 사용해 해결하고 있다. 원래 캐터펄트는 화약이 발명되기 이전 전쟁에서 적의 성벽 너머로 돌멩이나 포탄 등 투사체를 쏘아보내기 위해 사용되었던 공성병기인 투석기의 이름이다. 생각해보면 항공모함에 장착되는 캐터펄트도 투사체 대신 항공기를 쏘아보낸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캐터펄트를 사용해 발함하는 미 해군의 F/A-18 전투기. ⒸWikipedia

캐터펄트를 사용해 발함하는 미 해군의 F/A-18 전투기. ⒸWikipedia

고정익 항공기는 적절한 속도를 내야 비행에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해전을 다룬 최신 영화 ‘미드웨이’에서도 항공모함이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하자 발함 중이던 항공기가 제대로 뜨지 못하고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속 항공모함은 캐터펄트가 없이 항공기의 엔진 추력과 항공모함의 속도만으로 비행에 필요한 양력을 얻었기에 벌어진 참사였다.

따라서 항공기를 좁은 공간 내에서 빠르게(시속 266km 이상) 가속시켜 주는 것이 캐터펄트의 역할이다. 최초로 캐터펄트를 사용한 발함이 성공한 것은 무려 1912년의 일이었다. 초기의 캐터펄트는 사용되는 동력도 압축 공기, 화약, 로켓 등 다양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될 때까지도 모든 항공모함에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인 1950년대, 수증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캐터펄트가 영국에서 처음 실용화된다.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면 부피가 1600배 증가하는데, 이때 생기는 엄청난 압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수증기를 사용하는 캐터펄트는 기존의 캐터펄트에 비해 동력의 힘과 내구성 면에서 훨씬 탁월하다. 현재 쓰이고 있는 미국제 C-13-1 모델의 경우 99m의 활주거리만으로 36톤의 함재기를 2초 만에 260km 속도로 가속시킬 수 있다.

함재기의 이륙중량 면에서 스키 점프 방식보다 훨씬 우수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때문에 이후 영국, 미국, 프랑스 항공모함은 수증기 사용 캐터펄트를 발함 장비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이들과 경쟁하는 국가들인 구 소련(현재의 러시아)과 중국은 21세기 현재까지도 항공모함에 캐터펄트를 실용화해 싣지 못했다. 경항공모함을 준비 중인 일본 역시 캐터펄트를 항공모함에 싣는 대신, 수직 이착륙기인 F-35B를 함재기로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수증기 사용 캐터펄트도 단점이 있다. 부피가 크고 에너지 효율이 나쁘다. 운용에도 상당한 인원이 필요하다. 너무 거칠고 급격한 가속을 주기 때문에 항공기 기체에 가하는 스트레스도 크다. 뜨거운 고압 증기를 사용하므로 사고 시 화재 위험성도 높다.

때문에 여러 군사 강대국들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연구 중에 있다. 전자기식 캐터펄트의 동력원은 수증기가 아닌 전기다.

이 전기를 전자석과 선형 유도 전동기에 공급해 작동시킨다. 전자석을 이용해 캐터펄트 셔틀과 거기에 연결된 항공기를 항공모함 선체에서 어느 정도 띄워 주행 저항을 없앤 다음, 캐터펄트 셔틀의 가속에는 선형 유도 전동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자기 부상 열차와 동일한 원리다. 미 해군은 차세대 항공모함인 제랄드 R. 포드 급 항공모함에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사용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항공모함에 캐터펄트를 달지 못했던 러시아와 중국도 이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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