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체의 여러 세포들은 같은 유전정보를 가졌으면서도 어떻게 각 조직이나 기관의 세포로 다양하게 분화해 전혀 다른 특성을 나타내게 되는 것일까.
이 같은 원초적인 생물학적 물음에 대해 미국 샌포드 번햄 프레비스 연구원(SBP) 과학자들이 중요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이들은 OCT4라 불리는 단백질이 줄기세포가 분화하게 될 세포 유형의 범위를 좁혀준다는 사실을 발견해 분자생물학 저널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세포 특성화를 목표로 한 약제로 세포 분화를 조절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한편, 앞으로 여러 질병 치료를 위해 특별한 형태의 세포를 생산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라즐로 나지(Laszlo Nagy) 교수(대사 프로그램의 유전자 조절 연구 책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에 특이하게 작용하는 OCT4 단백질이 일반적인 세포 분화나 혹은 세포가 더욱 특별하게 분화하도록 하는 어떤 유전자들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 같은 사전 준비(priming)는 세포 분화 유도 신호에 대한 줄기세포의 반응을 적합하게 맞추어주고 유전학적 진행과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고 밝혔다.
질병 치료 위해 ‘맞춤 세포’ 생성 연구
사람과 같은 유기체는 수정 초기의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형태로부터 성숙한 단계로 발달해 가면서, 세포도 여러 분야로 분화할 수 있는 매우 융통성 있는 줄기세포에서 조직을 만드는 더욱 특성화된 형태로 이행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질병 치료를 위해 환자들에게 이식할 수 있는 특별한 형태의 세포를 만들기 위해 이 과정을 되풀이하며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췌장 베타세포를 만들어내면 당뇨병 치료가 가능하고,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 신경세포는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
OCT4 단백질이 하는 일
OCT4는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의 하나로서 줄기세포가 몸체의 조직을 형성하는 능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DNA를 지배하는 한편 특별한 유전자의 해독을 촉발하거나 억제하는 인자들을 선발해 낸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OCT4는 레티노산(비타민A) 수용체(RAR)와 베타-카테닌 같은 외부신호에 의해 활성화되는 전사인자들과 협동해 이 인자들과 연관되는 유전자들을 작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A는 줄기세포를 신경세포 전구체로 변환시키고, 당단백질인 Wnt에 의해 베타-카테닌이 활성화되면 나타나는 신호에 따라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다능성(pluripotency)을 지원하거나 혹은 비신경세포 분화를 촉진시키게 된다. 이러한 인자들을 선발하는 것은 이 인자들이 활성화시킬 일단의 유전자들을 ‘사전에 준비시키는’ 셈이다.
“세포분화 신호와 결과의 일반적 원리”
나지 교수는 “이번 발견은 동일한 세포분화 신호가 어떻게 여러 형태의 세포로 명확하게 전환되도록 유도하는가에 대한 일반적 원리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줄기세포에서는 OCT4가 레티노산 수용체(RAR)를 신경세포 유전자로 끌어들이는 반면 골수세포에서는 다른 전사인자가 RAR을 과립성 백혈구 프로그램 유전자로 불러온다”며, “골수세포나 다른 세포 형태에서 어떤 인자가 분화신호의 결과를 결정할 것인지는 추후에 판가름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인자도 유사하게 작동하는지 연구할 계획”
나지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비타민A나 Wnt와 같은 입력신호를 세포 형태라는 출력 결과로 연결시키는 줄기세포 코드를 발견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른 전사인자가 OCT4와 유사하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즉 다른 많은 성숙한 세포 형태에서의 코드를 발견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인자들도 똑같이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과 외부 신호에 반응하기 위해 유전자를 사전 준비 시키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발달생물학의 핵심적인 의문에 해답을 주고,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게 나지 교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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