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산호초, 전기자극으로 회생

2011.12.28 14:00

약한 전류가 흐르는 구조물을 이용해 죽어가는 산호초를 살리는 기술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70년대 초 독일 건축가 겸 해양과학자 볼프 힐버츠가 개발한 `바이오록'(Biorock) 기술은 현재 동남아와 카리브해, 인도양, 태평양 연안의 약 20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힐버츠는 원래 바닷물 속에서 건축 재료를 `키우는’ 용도로 이 기술을 이용했다. 바닷물 속에 담근 금속 구조물에 생물에 무해한 수준의 약한 전류를 흘려 전기분해를 일으켜 석회석이 축적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실험 결과 몇 달만에 이 구조물 위에 석회석이 축적될 뿐 아니라 구조물 전체가 굴로 완전히 덮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여러 차례의 추가 실험 끝에 산호가 평소보다 2~6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바이오록 기술로 탄생시켰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북부의 페무테란에서 지난 2000년 이 기술을 처음 사용한 라니 모로-위크(60)는 `크랩’이라고 불리는 철제 틀 위에 지금은 형형색색의 거대한 산호가 자라고 있으며 수많은 물고기들이 이 산호를 서식처로 삼아 드나들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버인 라니는 지난 1992년 바닷속 장관을 기대하며 페무테란만에서 물에 뛰어들었으나 오랜 세월 청산가리를 이용한 고기잡이와 수온 상승 등으로 완전히 황폐화된 산호초만을 볼 수 있었다.

크게 실망한 그녀는 이때 바이오록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얼마 안 가 성과를 확인한 라니는 구조물 수를 늘렸고 지금은 현장 부근 휴양지와 공동으로 약 60개의 시설을 운영중이다.

그는 “다 죽어가던 산호가 되살아난 것은 물론 그 어느 때보다도 번성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산호초 정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다”고 말했다.

바이오록은 산호를 되살릴 뿐 아니라 백화현상이나 온난화 등에 대한 저항력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힐버츠와 함께 바이오록을 실용화하고 4년 전 힐버츠가 타계한 뒤에도 이를 보급하고 있는 토머스 고로는 “바이오록은 높은 수온으로 죽어가는 산호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극심한 백화현상 속에서도 산호의 생존율이 16~50배나 높다”고 말했다.

라니는 지난 1998년엔 산호의 대부분이 죽었지만 지난 2년간 백화현상은 종전의 30℃가 아닌 32℃에서 일어났고 산호의 10%만 그 영향을 받아 2%만 죽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가난한 어촌이었던 페무테란이 지금은 몰려드는 다이버와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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