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종이책 몰락’ 예측 빗나간 이유

2016 디지털북페어 컨퍼런스

“종이책은 몰락할 것이다. 이제는 전자책의 시대”라며 전자책의 흥행을 예측했던 전문가들의 5년 전 전망은 빗나갔다.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았다. 종이책이 기적같이 ‘부활’했다. 미국출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 부터 5월까지 미국 종이책 매출은 같은 기간 대비 8.4% 성장한 반면, 전자책 매출은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시장의 경우도 비슷했다.

사실 2008년~2010년까지 1260%의 파죽지세로 가파르게 성장해 온 미국의 전자책 시장을 생각하면 이와 같은 현상은 매우 기이해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미래의 출판 컨텐츠와 시스템에 대해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래 사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디지털 문화의 방향은

디지털 4.0 시대를 맞이해 미래 사회에서의 출판 콘텐츠는 어떻게 확장되어야 할까? 디지털 컨텐츠와 아날로그 시스템과의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

15일 디지털북페어코리아 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 4.0 시대를 맞이해 컨텐츠 출판 시장은 어떻게 변화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이 열렸다.(사진 좌부터=차상훈 CSO,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 김은영/ ScienceTimes

15일 디지털북페어코리아 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 4.0 시대를 맞이해 컨텐츠 출판 시장은 어떻게 변화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이 열렸다.(사진 좌부터=차상훈 CSO,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 김은영/ ScienceTimes

모바일 컨텐츠 사업을 펼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의 차상훈 CSO(최고전략책임자)은 “우리는 그동안 전자책의 범위를 종이책을 스마트 디바이스에 옮겨 놓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전자책은 단순히 오프라인의 종이책을 다른 디바이스나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오프라인의 컨텐츠 문화와 온라인의 디지털 컨텐츠 문화를 상호 보완적 관점에서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상훈 카카오페이지 CSO는 15일(수)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디지털북페어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진정한 디지털 컨텐츠란 수많은 사람들 간의 인터렉션을 고려해야 한다. 유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면 실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3년 전 자사가 오픈한 ‘카카오페이지’의 사례를 들었다. 카카오페이지는 종이책의 만화와 웹툰, 소설 등을 앱으로 만든 ‘컨텐츠 플랫폼’이다. 카카오톡의 유저 수를 믿고 자연스럽게 트래픽이 늘어날 것을 기대했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초저속 유입과 초고속 이탈, 낮은 재구매율로 인해 매출은 늘지 않았다. 차상훈 CSO는 당시 상황을 “완벽한 실패였다”고 회고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장르 분야’라는 테마 컨텐츠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종이책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장르별 웹툰과 웹소설을 도입하고 트래픽을 유도했다.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무료 이용권을 한시적 기간을 정해놓고 제공하였다. 무료 만화와 소설은 재미없고 오래된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고 인기있는 소설과 만화를 ‘기다리면 무료’라는 시스템을 통해 ‘공짜’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틀 또는 삼일 간격을 통해 짧은 회차를 공짜로 본 유저들은 다음 회차를 볼 수 있는 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결제를 했다.

공짜로 컨텐츠를 보기 위해 습관적으로 재방문하게 되었고 방문하면 할 수록 분량에 대한 갈증이 누적되었기 때문이었다. 트래픽 성장은 바로 매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장시간 방문하지 않으면 또 다시 무료 이용권을 추첨해서 제공했고 알림을 통해 리마인드 시켰다. 고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오프라인과 다른 유저들의 욕구를 제대로 알아봤기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한국은 디지털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컨텐츠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부 교수가 발언을 이어나갔다. 임마누엘 교수는 먼저 한국 디지털 북스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임마누엘 교수는 “한국은 젊은 파워가 있다. 디지털로 가기 위한 기술적 성숙성과 높은 교육 수준, 차세대 대화형 책을 위한 게임과 그래픽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디지털 북스 시장에 지속적인 저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다만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인해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그 결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탈문자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마누엘 교수는 한국 고유의 쓰고 읽는 문화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가지는 정보기술의 강점을 예술적 강점과 결합시키라고 주문했다.

가장 한국적인 컨텐츠를 찾고 이를 전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차상훈 CSO도 동의했다. 차상훈 CSO는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컨텐츠가 세계 시장에도 통한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하면 더 쉽게 편하게 받아드린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통 컨텐츠를 디지털화 시켜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은 컨텐츠를 단순히 디지털로 변환하는 것이 아닌 독자들의 요구에 세심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프라인 컨텐츠와 온라인 컨텐츠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줘서 발전시켜야 한다. 전통 컨텐츠를 개발하고 제대로 번역해서 알리는 것, 그것이 우리나라가 디지털 4.0 시대로 나아가는 가장 빠른 발걸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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