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실학자 정약용과 화성 축조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은 조선 후기의 학자, 철학자, 시인, 과학자, 공학자로서 ‘경세유표(經世遺表, 1808)’, ‘목민심서(牧民心書, 1818)’, ‘흠흠신서(欽欽新書, 1822)’ 등을 저술한 실학자이다. 실학은 성리학의 관념성과 경직성을 비판하며 경세치용(經世致用), 이용후생(利用厚生), 실사구시(實事求是) 등의 현실 개혁적 학문 태도를 강조했다.
기계공학자로서의 정약용은 우리나라 성곽 건축의 백미(白眉)로 꼽히는 수원 화성(사적 제3호) 축조에 크게 기여하였다. 수원 화성은 정조(正祖) 18년(1794)에 시작하여 2년 9개월 만인 1796년에 완공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 성곽으로는 처음으로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거중기(擧重器), 녹로(轆轤), 유형거(遊衡車) 등은 화성 축조를 위해 정약용이 발명한 대표적인 건축 기계장치로서, 화성 축성 후 순조(純祖) 때 발간된 활자본 의궤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 1801, 보물 1901-7호)’에 화성전도(華城全圖) 및 수십 종의 기계와 도구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특히 정약용의 거중기는 복합 도르래 장치의 동역학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이동시키는 기계장치 발명품으로, 요한 테렌츠 슈렉(Johann Terrenz Schreck)의 중국어 서적 ‘기기도설(奇器圖說, 1627)’을 참고하여, 정약용 자신의 저술 ‘기중도설(起重圖說)’, ‘성설(城說)’, ‘옹성도설(甕城圖說)’, ‘포루도설(砲樓圖說)’, ‘성화주략(城華籌略)’ 등을 통해 새롭게 고안한 우리의 전통 과학유산이다.
수원 화성은 정조와 실학자들의 개혁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군사적 방어 기능과 상업적 기능을 함께 보유하고 있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구조로 축조된 것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철학이 융합된 뛰어난 예술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화성성역의궤’는 1970년대 후반 수원 화성 보수·복원 작업에 결정적인 근거 자료가 되었다. 화성 축성 공사의 전 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담고 있는 기록문화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는 ‘화성성역의궤’는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설치미술 오토마타 ‘나비의 꿈’
정약용의 거중기에 사용된 복합 도르래 장치에서 착안한 현대 오토마타 작품이 있다. 이석연 작가의 복합형 풀리(Pulley) 오토마타 ‘나비의 꿈’이 바로 그것이다. 풀리, 즉 도르래는 홈이 파인 바퀴에 밧줄이나 벨트를 걸고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잡아당기는 기계장치를 지칭한다.
‘나비의 꿈’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 – 꿈꾸는 오토마타展(2012)’에 설치되었던 메인 풀리 장치와, ‘인류의 기원을 찾아서 고고씽展(2015)’에 설치되었던 오토마타 ‘인류의 진화’를 2019년에 새롭게 결합하여 제작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주로 풀리에 의한 회전운동을 조형물에 적용하였다.
설치미술(installation art)은 실내나 야외의 특정한 공간에 다양한 조형적 오브제를 재구성하는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벽면 부착형인 전통적 미술 양식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실험성과 다양한 형식성을 갖고 있으며, 종종 문명·사회·정치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독일 작가 한스 하케(Hans Haacke)의 ‘마르셀 브로드테르스에 대한 경의(Homage to Marcel Broodthaers, 1982)’는 냉전시대 분단국가가 겪는 핵 공포의 단면을 인상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설치미술 작품이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과 윤회(輪廻)를 12점의 풀리 조형물로 표현한 ‘나비의 꿈’은 장자(莊子)의 ‘무위자연(無爲自然)’과 ‘일체제동(一切諸同)’, 그리고 ‘만물일체론(萬物一體論)’ 사상과 ‘호접몽(胡蝶夢)’ 설화를 모티브로 하여, 가로폭 6m~10m의 가변 크기로 제작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공간 설치미술 오토마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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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와 오존을 주제로 한 현안 보고서를 27일 홈페이지(www.nier.go.kr)에 공개한다. 보고서는 그간 나온 국내외 논문·통계자료·기사 등을 종합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오존 농도는 1989년 0.011ppm에서 2020년 0.03ppm으로 상승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 Net)으로 누리호 탑재 위성들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과 더미 위성을 궤도에 무사히 올려놓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천문연은 누리호 발사 당일인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부터 모로코에 있는 OWL Net 2호기로 추적을 시작해 22일 낮 12시 52분 3초와 오후 1시 3분 26초 사이에 발사체 3단과 더미 위성을 관측했다.
노화는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장수'의 상징이 돼온 일부 거북 종은 놀라울 정도로 적은 노화 현상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최신호에서 이런 증거를 제시한 두 편의 논문을 나란히 다뤘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생태학 부교수 데이비드 밀러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거북은 물론 양서류와 뱀, 악어 등을 포함한 사지 냉혈동물 77종의 노화와 수명을 비교했다.
유방암은 흔한 암 유형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도 초기에 찾아내면 대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훨씬 더 치료하기 어렵다. 암의 전이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류를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화성 탐사 후발주자인 중국이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중국 우주탐사 관계자가 밝혔다. UPI 통신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탐사 미션 '톈원(天問)1'을 설계한 쑨쯔어저우 연구원은 지난 20일 난징대학 개교 1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톈원3호'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