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이디어로 지역문제 해결” 학교 밖으로 나온 공대생들

연세대 공대 '지역문제 해결형 교육' 학부·대학원 강의 도입

‘휠체어로 다니기 편한 지역 관광 코스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위치 기반 크라우드 펀딩 애플리케이션(앱)’.

연세대 공과대학이 2019학년도 2학기에 처음으로 진행한 ‘지역문제 해결형 교육’에 참여한 학부생·대학원생들이 서울 서북 3구(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 지역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직접 발품을 팔고 아이디어를 짜 내놓은 제안의 예다.

27일 연세대에 따르면 수강생들은 직접 서북 3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역사회 내 문제를 발굴하고, 학교에서 배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기계공학과 3학년 고예진(24)씨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한 지역 내 명소 주변 편의시설과 관광 코스를 알려주는 지도 ‘월간 리빙맵’을 제안했다.

고씨는 장애인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만나 여러 차례 인터뷰했다. 팀원들과 직접 수동식 휠체어를 타고 지역 내 문화시설 근처 도로 턱의 높이, 출입구의 폭, 엘리베이터·장애인 화장실 설치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고씨는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배리어 프리'(barrier-free·장벽 없는) 지도를 만드는 경우는 많았지만, 장애인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위치를 표시하는 정도라 실용성은 떨어졌다”며 “휠체어 장애인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로 활동을 끝내는 게 아니라 다른 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연합 동아리를 만들어 전국 명소의 배리어 프리 관광지도를 만들고, 온라인과 스마트폰 앱도 개발해 널리 알릴 생각”이라고 했다.

도시공학과 4학년 민정현(24)씨는 지역 주민 누구나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제안하고 후원할 수 있는 앱 ‘히어로’를 기획했다.

이용자가 ‘독거노인을 위한 전기매트 선물’, ‘길고양이를 위한 겨울집 설치’, ‘공원 내 놀이터 개선’ 등을 발제하면 주변에 있는 다른 이용자들이 자기 주변에서 이뤄지는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검색하고 참여할 수 있다.

민씨는 “해외에서 운영 중인 비슷한 지역 기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 안으로 실제 사용 가능한 앱을 만들어 출시한 뒤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 주요 상권 유동인구를 측정하는 스마트 가로등, 딥 러닝을 통해 실종아동 동선을 추적하는 폐쇄회로(CC)TV, 쓰레기 수거차량의 현재 위치와 동선을 알려주는 앱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한 학기 동안 학부와 대학원 수업에서 나왔다.

연세대 공대는 작년 12월 캠퍼스에서 발표회를 열고 서울시·서대문구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우수 결과물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대는 학부 수업인 ‘우리마을 리빙랩’, 대학원 강의인 ‘공학과 지역사회 리더십’을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교육과정 개발과 강의를 주도한 한경희 연세대 공학교육혁신센터 교수는 “그간 사회참여적 교육과정을 만든 대학은 많았지만 연속성이 부족해 이벤트성·일회성에 그쳤다”며 “이를 보완해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프로젝트가 종강 뒤에도 계속해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낸 성과물은 현재 시범운영 단계에 있는 ‘연세 지역사회문제 DB(데이터베이스)’에 올라와 향후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참고 자료가 된다. 현재 상세한 내용은 공대 구성원만 열람할 수 있지만, 추후 결과물이 쌓이면 지역 주민이나 공공기관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한 교수는 이같은 교육과정의 의의를 ‘시행착오를 통한 성장’으로 설명했다.

그는 “공대 교육 대부분은 강의실·실험실 등 학교 울타리 안에서 이뤄진다”며 “여기에 익숙한 학생들이 학교 바깥 지역사회에 나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시행착오 속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쌓인 경험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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