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믹 이후 앞으로의 인간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올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게티이미지
2020년을 점령한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에 밀접히 연계된 삶을 살게 되었으며, 테크놀로지가 인류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앞으로의 인간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올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래는 오지 않는다’는 이러한 세태에 부쳐 ‘미래’와 ‘예측,’ ‘기술’과 ‘인간’에 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과연 미래는 오는 것인지, 온다면 지금 생각하는 그런 모습과 방식으로 오는지 묻고자 하는 것이다.
책의 저자인 과학기술학자 홍성욱 교수와 전치형 교수는 풍부한 사례와 흥미로운 일화,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미래 담론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토머스 모어에서 시작해 스티브 잡스, 로버트 에틴거, 네이트 실버, 레이 커즈와일 등 기술-미래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과 그 결과물들을 두루 살피고, 에디슨의 전등, 벨의 전화, 콩코드, 화상전화, 소니 베타맥스, 냉동보존술 등 과학기술의 결정적 장면들을 망라해 보여준다.
저자들에 따르면, 미래 예측이 적중했는가를 묻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미래 예측이 중립적일 수 없는 정치적 대상이자 결과임을 인지하고, 그것이 어떤 가치를 설파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의 성공과 실패는 예상치 못했던 경로와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여러 일화를 토대로, 무엇이 기술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지었는지를 살펴본다.
예컨대 전 세계를 잇는 단일 통신망을 구축하고자 한 ‘이리듐 프로젝트’는 약 3조 5천억 원을 투자하여, 지구 위에 66개의 위성을 띄웠지만 결국 실패했다. 기술적으로는 대성공이었지만, 같은 시기에 휴대폰의 해외로밍 서비스 비용이 저렴해지고 이용도 간편해지면서 수요가 사라진 것이다.
벨과 그레이는 같은 날 전화 특허를 신청했는데, 그레이는 “장난감을 놓고 특허를 다투는 것은 어리석다”며 특허 신청을 취하했다. 그리하여 수백 조 규모의 산업으로 커진 전화는 벨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새로 등장한 기술은 성공으로 가기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개발과 사업화 사이에 존재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하며, 사업화가 된 뒤에도 다른 제품들과의 생존경쟁이라는 ‘다윈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
ⓒ문학과지성사
기술자나 경영자 본인조차 그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십 가지 방법론과 각종 데이터로 무장하고 있더라도 기술의 앞날은 물론 미래사회를 예측하기 힘든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는 오지 않는다’의 저자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미래를 예언하는 것보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우연성과 역동성을 고려하면서 변화에 대응하려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설파한다.
나아가 첨단 과학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약속을 제시하게 된 상황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기대, 약속, 희망을 공적 영역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학기술을 통해 미래를 논하는 방식은 현재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조건과 분리될 수 없다. 따라서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 편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복무하는 “인간의 얼굴을 한 미래학”을 어떻게 상상하고 구현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미래에는 어떤 예측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떠한 자세를 취하며 살아가야할 지 고민해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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