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전통 오프라인 시장에 ‘쇼루밍 쇼크’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57)

2013.11.25 09:00 이강봉 객원기자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이 아닌 다른 곳에서 구매하는 것을 쇼루밍(showrooming)이라고 한다. 오프라인 쇼핑을 위한 상품 전시장 쇼룸(showroom)에 ‘ing’를 첨가한 신조어다.

미국의 경우 이 쇼루밍이 전국 소매업계를 휩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갤럽(GALLUP)이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쇼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가 쇼루밍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는 쇼루밍 없이 온라인 쇼핑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소비자 10명 중 1명꼴로 온라인 쇼핑을 하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갤럽, 소비자 절반 이상이 쇼루밍 경험

쇼루밍을 해본 소비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쇼루밍을 해본 경험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에 4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실제 상점을 방문해 상품정보를 획득한 후 실제로는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 쇼루밍(showrooming)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방용품 체인점 소노마(Williams Sonoma)에서 온・오프라인 쇼핑이 모두 가능한 ‘옴니 채널(Omni Channel)’을 선보였다. 사진은 실감나게 테이블 세팅을 재현하고 있는 소노마 사이트. ⓒhttp://www.williams-sonoma.com/


흥미로운 사실은 고소득층이 쇼루밍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문조사 결과 연 소득 9만 달러(한화 약 9천500만원) 이상인 소비자의 53%가 쇼루밍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 소득 9만 달러 이하인 소비자의 경우는 40%로 나타났다.

미국 내에서 쇼루밍 족이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지금 미국 소매업계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계에서 매출 2위였던 서킷 시티(Circuit City)는 지난 2009년 이미 파산했다.

매출 1위였던 베스트 바이(Best Buy)는 많은 매장 문을 닫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으나, 지난 한 해 동안 1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온라인 거래시장 규모는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는 2013년 미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 발생하는 판매액이 총 2천5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2년 2천255억 달러보다 14.8% 늘어난 것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상품 평가에 대한 어려움, 쇼핑몰 운영자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로 온라인 구매를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불신 요소들이 해소되면서 온라인 쇼핑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으며, 그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 쇼루밍이다.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으로 변신 중

이마케터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주 소비층이 1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4분의 3이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는데, 향후 이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미국 소매시장이 온라인 주도로 재편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자구책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데 대표적인 유형으로 앤모타르 (Click & Mortar), 클릭앤콜렉트(Click & Collect)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클릭앤모타르란 인터넷을 상징하는 용어인 클릭(Click)과 오프라인 상점을 의미하는 브릭앤모타르(Brick and Mortar)를 합성한 용어이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이 온라인 기업으로 ‘변신’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델이다.

이 모델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증권회사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에서 처음 선보였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Amazon)이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매업체 소더비즈와 아마존이 공동 운영하고 있는 소더비즈·아마존닷컴(Sothebys.amazon.com), 야후와 K마트가 공동 구축한 블루라이트닷컴(Bluelight.com) 등에서도 이 방식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클릭앤콜랙트 모델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all Mart)가 대표적인 사례다.

월마트에서는 현재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사이트 투 스토아(Site to Store)’, 그리고 주문 당일 매장에서 수령이 가능한 ‘픽업 투데이(Pick up Today)’ 두 가지 판매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메이시 백화점도 온・오프라인 혼합 마케팅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230여개 주방용품 매장을 갖고 있는 윌리엄 소노마(Williams Sonoma)에서는 온・오프라인 쇼핑이 모두 가능한 ‘옴니 채널(Omni Channel)’을 선보였다.

이 채널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사이트, 카탈로그 판매 등 여러 유형의 판매채널들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카탈로그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면서, 매장 사이트에서는 쿠킹클래스, 테이블 세팅 등 각종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온라인 사이트는 구매 창구역할을 담당하는 등의 말 그대로 옴니(Omni) 마케팅 방식이다.

전통적으로 백화점들은 오프라인 방식의 대면판매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지금 그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다. 미국 백화점업계를 대표하는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의 경우 올해 1월 ‘가장 앞서가는 옴니 채널 유통업체’란 슬로건을 내걸고 마케팅 방식의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유통업체 최초로 ‘칩 옴니채널 오피서(Chief Omnichannel Officer)’란 새로운 직함의 임원을 임명하는 한편 매장에 재고가 없는 품목을 그 자리에서 즉시 온라인 주문할 수 있는 ‘서치앤센드(Search & Send)’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융합 판매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위한 물류센터도 대폭 증설 중이다. 그동안 운영해오던 물류센터는 260여 개였는데 온라인 쪽을 강화하기 위해 그 수를 올해 말까지 500개로 늘리고 있다. 향후 실적 발표에서도 온・오프라인을 구분 않겠다는 것이 백화점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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