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코 활용해 냄새로 범죄자 찾는다?

놀라운 비접촉 고감도 센서의 세계

비접촉 음주측정기는 직접 불지 않아도 된다. ⓒ 픽사베이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음주단속에도 예외가 없다. 지난 4월 20일부터 경찰청은 “운전자가 숨을 불지 않아도 알코올을 감지하는 ‘비접촉식 감지기’를 활용한 음주단속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라고 밝혔다.

서로 접촉하지 않고도 과연 음주 측정이 가능할까? 과학의 세계에선 비현실적인 일이 현실이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실제의 음주단속 현장에 투입된 비접촉식 감지기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그 효과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 경기 남부 2개 경찰서에서 이 감지기를 활용한 음주단속 결과, 총 21명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됐고, 이는 시범 전보다 음주 교통사고가 58%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접촉식 음주측정기는 운전자가 측정기에 침을 튀기며 입에 대고 볼 필요가 없다. 단속 경찰관이 60cm 가량의 기다란 막대기를 운전석에 들이밀기만 하면 된다. 운전자가 호흡하는 날숨만으로 센서에 연결된 디스플레이 장치에 알코올 수치가 표시되기 때문이다.

접촉하지 않아도 작동한다

인간에게 없어선 안 될 소금(NaCl)은 언제부턴가 고혈압 등의 성인병 유발 인자로 밝혀지면서 각종 음식에서 덜어야 할 대상이 되고 있다.

염도계는 염화나트륨 함유 여부를 측정하는 기기로 가장 널리 쓰인다. 이 염도계는 염화나트륨의 전기 전도도를 이용해 전기 저항을 측정하기 때문에 탐침을 직접 시료에 넣어야 한다.

그러나 탐침이 시료에 닿으면 표면장력(capllary force), 기계적 접촉힘, 반데르 발스 압력(Van der Waals force) 등과 같은 각종 자연적 힘들이 작용해 측정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근접 장 마이크로파 현미경과 같은 고감도 농도 검출 센서는 일정한 거릴 두고 시료와 접촉한 후, 반사되는 마이크로파 계수를 이용, 소금의 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을 피해 갈 수 있다.

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과 같은 터치스크린형 제품에도 비접촉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13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신소재인 이황화 몰리브덴을 활용해 피부의 땀과 같은 수분이나 사람의 호흡량을 감지할 수 있는 습도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밝혔다.

이런 습도 센서는 습도에 따른 저항의 변화를 통해 전기 신호 출력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연구진은 “신소재인 이황화 몰리브덴(MoS2)을 코팅해 벌집(Honeycomb) 구조를 이루는 센서로 만들면 감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고감도 센서는 기존의 것보다 감도가 660배나 뛰어나며, 손가락으로 직접 터치하지 않는 비접촉 방식으로 1cm 내외서 습도 감지가 가능한데 각종 출입구, 엘리베이터 등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손을 대지 않아도 문을 작동시킬 수 있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범인의 냄새를 맡는 전자 코

냄새를 활용하는 영역은 고감도 센서 기술에서 중요한 연구 분야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은 “염료 물질 ‘아세트산 납'(Pb(Ac)₂을 고분자 나노섬유 표면에 결합시켜서 농도 0.4ppm의 황화수소를 1분 안에 맨눈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세트산 납은 구취의 원인인 황화수소와 반응, 황화납(PbS)을 형성, 갈색으로 변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간단한 색 변화만으로도 자신의 구취 상태를 알 수 있어 이용상의 편리함이 있다. 이 역시 고감도 센서 기술의 결정체다.

냄새를 활용한 기술은 오랫동안 증거의 꽃으로 자리매김해온 지문과 DNA 영역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동안 수사관들은 범죄 현장에 남긴 지문 또는 DNA 증거 수집에 몰두해왔다. 그럼에도 이 증거들은 범인들의 은폐 과정에서 훼손되기 쉬웠다.

그러나 전자코라고 불리는 냄새 분석기의 경우, 범행 현장에 배어 있는 미세한 냄새의 화학성분을 고감도 센서로 측정하기 때문에 훼손 가능성은 줄어든다. 특히 냄새 프로파일링의 경우, 범죄자의 몸에서 나는 고유의 체취를 활용, 냄새를 증거로 만든다.

이 모든 비접촉 과학 분야의 바탕이 바로 나노 기술이다. 90년대부터 활발하게 연구돼온 나노 기술은 이제 많은 분야에서 결실을 맺으며 고감도 센서 분야와 같은 정밀한 영역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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