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암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전이가 되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암 치료를 했는데도 수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 다시 다른 조직에서 전이암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전이암은 원래의 종양에서 신체의 다른 기관으로 옮겨가 활동을 하지 않고 상당 기간 잠복해 있다.
이같은 ‘수면 세포(sleeping cells)’들이 어떻게 휴면 상태를 유지하고, 어떻게 다시 깨어나 치명적인 전이암을 형성하는지가 새롭게 밝혀졌다.
스위스 바젤대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일 자에 발표했다.
일반적인 유형의 암이 몸의 다른 부분으로 전이되는 주요 부위. © WikiCommons / Mikael Häggström
“종양 휴면 기저의 분자 기전 이해가 핵심”
종양은 우리 몸에 불길한 유산을 남길 수 있다. 즉, 암세포는 치료 후에도 원래의 종양에서 신체의 다른 조직으로 옮겨가 ‘휴면(dormancy)’이라고 하는 일종의 동면 상태에서 생존한다.
현재의 암 치료 의학은 초기 치료를 한 뒤 이 암세포들이 전이 형성을 위해 깨어나는지의 여부를 탐지하기 위해 암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암 연구에서 가장 큰 의문 중 하나는 정확히 무엇이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가 하는 점이다.
바젤대 및 바젤대학병원 모하메드 벤티레스-알리(Mohamed Bentires-Alj) 생의학과 교수는 “이 휴면 기간은 암세포의 수와 이질성(heterogeneity)을 계속 관리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치료의 창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고, “따라서 암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종양 휴면의 기저에 있는 세포와 분자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의 팀은 이 방향으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논문 제1저자인 애나 코레이아( Anna Correia) 박사와 공동 저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생쥐 모델과 인체 조직 표본을 사용해 원래의 유방 종양에서 간으로 이동한 암세포가 어떻게 휴면상태를 유지하고, 어떻게 다시 깨어나 전이암을 형성하는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전환에서 두 가지 세포 유형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나는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s) 즉, 전통적으로 비정상 또는 감염된 세포를 죽이고 이들의 증식 속도를 늦추기도 하는 면역세포 유형이다.
전이성 암세포가 기저막에 부착되면 IV형 콜라게나아제라고 하는 효소의 도움으로 이를 파괴하고 혈류를 통해 이동해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2차 종양이 퍼질 수 있다. © WikiCommons / Jane Hurd (Illustrator) / NCI
연구팀이 발견에 따르면 이 면역세포들이 하는 일은 휴면 암세포를 통제하는 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연 살해 세포는 인터페론 감마라는 메신저 물질을 분비해 암세포를 동면 상태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세포 유형은 간의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로서, 자연 살해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간 성상세포가 활성화되면 면역세포를 억제해 암세포가 동면에서 깨어나게 된다는 것.
코레이아 교수는 “간 성상세포가 활성화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신체의 만성 염증이나 지속적인 감염 등을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자연 살해 세포 활용해 암 재발 예방 가능”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전이를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가능한 방법을 보여준다. 먼저 조직 내 자연 살해 세포 수를 증가시키는 인터루킨-15에 기반한 면역요법, 그리고 암세포의 휴면 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인터페론 감마 요법, 세 번째로 간 성상세포가 자연 살해 세포를 마비시키는 메커니즘을 막는 억제제다.
이런 모든 방법에는 현재 적절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만, 연구팀은 환자에 대한 임상 테스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체 자연 살해 세포(NK cell)에 컬러를 입힌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자연 살해 세포는 인터페론 감마라는 메신저 물질을 분비해 암세포를 동면 상태로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NIAID
벤티레스-알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전이 발생 위험이 있는 휴면 암세포를 가진 환자를 위한 예방 전략으로서 자연 살해 세포에 초점을 둔 면역요법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고 말하고, “확립된 치료법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음 단계로 자연 살해 세포를 자극하는 것이 암 환자의 전이를 예방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같은 차기 연구를 위한 연구자금 지원방법을 찾고 있으며, 이미 바젤 대학병원 임상 협력자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그는 “자연 살해 세포들은 간에서의 암 전이에 대항하는 자연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신체 부위에서의 전이암 발생 예방에 이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암 재발을 영구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벤티레스-알리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이미 다른 전이성 부위에서 이런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으며, 결과가 유망하다”라고 강조했다.
(1775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올해 공공 분야의 소프트웨어·정보통신기술(ICT) 장비·정보보호 사업 규모가 작년보다 2.7% 증가한 6조2천2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구축 사업 예산이 4조5천4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용 소프트웨어 구매에 3천60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팅, 네트워크, 방송 장비 등 ICT 장비 구매 비용은 1조 3천227억원으로 나타났다. (42)
/ 36개국이 한국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 협력방안 도출에 머리를 맞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 기술메커니즘 이사회가 24일 개막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계속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1992년 설립된 협약이다. 총 198개국이 참여하는 규범으로, 매년 당사국총회를 열어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기후메커니즘은 2010년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중요성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혈관이 막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백무현 교수팀과 망막혈관폐쇄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공동연구진은 폐쇄된 혈관을 확장해 효과적으로 흐름을 복구하는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 일산화질소는
/ 충남 천안아산 KTX역세권 연구개발(R&D) 집적지구 1호 사업인 충남지식산업센터가 23일 준공됐다. 센터는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4천51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연면적 1만2천471㎡)로 건립됐다. 입주대상은 지식산업, 정보통신, 제조업과 관련 지원시설 등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용 필터 등 12개 기업이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지식산업센터를 통해 일자리
/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고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들어선다. 개교 목표 시기는 2027년 3월이다. 충북도는 23일 한국과학기술원이 희망하는 학교 부지요건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도교육청과 함께 숙고한 끝에 오송읍을 건립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지 선정의 결정적 요건은 향후 설립될 한국과학기술원 오송캠퍼스와의 접근성, 핵심인력 양성의 용이성 등이었다. 오송에는 첨단의료제품
/ 교육부는 교원의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2023년 아이에답(AIEDAP) 사업 착수보고회’를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아이에답은 민·관·학 디지털 전문가가 현직 교원과 예비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올해는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권역별 사업지원단을 꾸리고,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수업을
/ 강원 양구군은 치매 환자, 독거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말벗 인형 ‘천사친구 효돌·효순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3일 밝혔다. 군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한 맞춤형 사례관리 대상자 중 우울 척도가 높은 10명에게 오는 12월까지 말벗 인형을 지원한다. 이는 정서·인지 정도가 다소 낮은 어르신을 돕는 인형 모양의 로봇이다. 일상 중 말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