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극지 과학 연구를 지연시킨다

[세계는 지금] 올해 10월 말까지 대부분의 극지 과학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코로나 대유행, 남극 연구원들의 복지를 빼앗다

2020년 초, 남극에 있는 미국의 극지 연구 기지 McMurdo Station 연구원들은 노후된 기숙사의 이전을 포함하여 오랫동안 계획되었던 개조 공사를 시작했다. 실제로 기숙사의 여러 시설들은 연구원들이 수십 년간 사용했던 만큼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McMurdo Station의 연구팀은 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20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숙식 가능한 새 건물로의 이전을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연구팀은 큰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미 정부가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에 있는 여러 극지 연구소들을 부분적으로 폐쇄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연구소는 여름철 동안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남극에 있는 미국의 극지 연구소 McMurdo Station © https://oceanwide-expeditions.com

미국의 국립과학재단 (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 역시 유수의 극지 연구소 운영을 제한함과 동시에, 여러 극지 연구소에서 진행 중이던 다수의 프로젝트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연구진들은 위 결정이 지구과학에서 가장 희귀한 자원이라고 일컫는 ‘시간(time)’에 관한 얼음의 여러 연구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National Science Foundation 본부 © National Science Foundation

북극의 상황

실제로 그린란드에서는 2021년 여름 덴마크/그린란드 정부의 입국 제한으로 인해서 대부분의 연구가 중지된 상태이다. NSF는 고고도 정상 정거장(high-altitude Summit Station)을 계속 운영했지만 최소한의 유지 관리만 수행한 바 있다.

NSF의 북극 부문 책임자 제니퍼 메르쎄르(Jennifer Mercer)에 따르면 북극 캠프에 매년 1미터 이상의 눈이 내리는 것을 고려할 때, 2022년 여름에는 엄청난 제설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건물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고도 정상 정거장 © geo-summit.org

보다 심각한 남극의 상황

다행인 점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제설 작업이 완료되면 그린란드의 연구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남극의 문제는 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 NSF의 남극 물류 책임자 스테파니 쇼트(Stephanie Short)는 한동안 남극 대륙에 필요한 물자들이 공급되지 않으며, 물류 분야가 엄청난 포화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여러 숙소들은 전염병 때문에 많은 침상이 줄어든 상태이며 수리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새로운 다수의 숙박 시설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NSF의 남극 지구 과학 책임자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역시 현재 남극 연구는 국제 스웨이츠 빙하 협력 프로젝트 (International Thwaites Glacier Collaboration)과 같은 대규모 국제 참여 프로젝트나 중요한 연간 측정 등만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력 초기 연구원들이 주도하는 연구를 위주로 다시 프로젝트를 재구성할 계획이지만, 이미 계획되었던 여러 프로젝트는 불가피하게 취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10월 말까지 대부분의 연구들이 지연된 상태이다. 그는 이미 연구가 연기되어 의욕을 잃은 과학자들에게 또 다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 밝혔다.

국제 스웨이츠 빙하 협력 프로젝트는 최소 8가지 연구를 진행할 전망이다. © International Thwaites Glacier Collaboration

눈으로 덮인 남극 연구 기지 그리고 유수 프로젝트들

이미 연기된 프로젝트 중 몇 가지 중요한 연구를 예로 들자면,  남극에서 400km 떨어진 얼음 지대 헤라클레스 돔(Hercules Dome)의 시추 계획을 들 수 있다. 돔의 얼음 중심은 약간 따스한 기후에 서쪽의 남극 빙상이 붕괴되었던 마지막 증거를 포함하고 있으며, 위 빙상 붕괴가 언제 다시 일어날지 예측해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수 있다.

위 연구는 2020년에 확정이 되었으며 시추 작업은 2023년으로 계획되었지만,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자 시애틀 워싱턴 대학의 빙하학자 에릭 스타이그 박사(Dr. Eric Steig)에 따르면 위 시추 계획이 2025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헤라클레스 돔의 위치 © herculesdome.org

스타이그 박사는 전염병이 이미 확정된 여러 연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NSF는 항상 다양한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기에, 굳이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항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험이 많은 연구원들의 프로젝트를 중단함으로써 경력 초기 연구원들의 미래마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 지연에 관한 확실한 해결책조차 없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러 극지 연구소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반면 그린란드 천연자원 연구소를 포함하여 북극의 유수 연구소들은 이 위기를 헤쳐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린란드 천연자원 연구소 연구원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그린란드 지역 해수면에 대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이해하고자 콜롬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가 주도하는 NSF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콜롬비아 대학교 지구 물리학자 크리스티 틴토 박사(Dr. Kirsty Tinto)에 따르면 NSF 프로젝트의 지연으로 인해서 콜롬비아 대학교 팀의 참여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연구원들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 연구소의 학생들은 실제로 지역 사회 지도자들(사냥꾼, 어부, 도시 계획가)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해안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항구 해저를 매핑하려 유람선을 이용하고 있다. 틴토 박사에 따르면 위 프로젝트는 지역 협력 및 정책에 중점을 둔 색다른 종류의 지구과학 프로젝트이기에 여전히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이지만, 전염병 이후에 더욱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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