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기 없어도 페달 세탁기로 빨래 OK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9) '드러미'와 '돌피'

열악한 전력 공급 시스템으로 인해 저소득 국가 주민들이 겪는 불편 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빨래는 대표적인 불편 사항으로 꼽힌다.

저소득 국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하나의 공간에 3대나 4대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많은 가족이 모여살다 보니 빨래거리가 매일 산더미처럼 나올 수밖에 없다. 이들 빨래를 일일이 손으로 세탁해야 하는 주민들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지치기 일쑤다.

저소득 국가 주민들을 위해 전기가 없어도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가 개발되었다 ⓒ YiREGO

저소득 국가 주민들을 위해 전기가 없어도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가 개발되었다 ⓒ YiREGO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적정기술 전문가들이 저소득 국가 주민들을 위한 세탁기를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전기가 없어도 옷을 깨끗하게 빨 수 있는 ‘페달 세탁기’와 최소한의 전기만을 사용하여 세탁할 수 있는 ‘초음파 세탁기’가 그 주인공들이다.

사람의 힘으로 페달 밟아 세탁

전기 없이 작동하는 세탁기를 개발한 곳은 캐나다의 친환경 가전 제조사인 ‘이레고(YiREGO)’다. ‘드러미(Drumi)’라는 이름의 이 무전력 세탁기는 사람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빨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페달을 밟는 것 외에는 사용방법이 기존 세탁기와 비슷하다. 빨래거리를 원형의 드럼 모양을 가진 빨래통 안에 넣은 다음 물과 세제를 넣고 페달을 밟으면 세탁, 헹굼, 탈수 등의 순서로 진행되면서 세탁을 하는 것.

세탁 시간은 일반 세탁기를 사용할 때보다 훨씬 빠르다. 세탁과 헹굼이 각각 2분씩이고, 탈수는 1분이면 충분하다. 총 5분 정도만 투자하면 세탁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전기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드러미는 시간만 절약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물도 줄여 준다. 기존 세탁기들의 물 사용량은 평균 35~70L 정도이지만, 드러미는 6~12L 정도면 충분하다. 기존 세탁기보다 물 사용량이 80%나 적은 셈이다.

드러미는 사람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빨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YiREGO

드러미는 사람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빨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YiREGO

이에 대해 이레고사의 관계자는 “드러미로 한 번에 6~7벌의 티셔츠나 2~3벌의 청바지를 세탁할 수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최대 약 2kg 정도의 옷감을 신속하게 빨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드러미의 크기는 56cm×40cm×37cm에 불과하다. 따라서 욕실이나 부엌 등에 놓고 사용해도 되고, 여행할 때 자동차에 싣고 다닐 수도 있다. 무게 또한 가벼워서 원하는 장소로 쉽게 옮길 수도 있다.

이처럼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인력(人力)으로만 세탁기를 돌리고, 사용하는 부품의 40% 정도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다 보니 드러미는 세탁기 중에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모델로 통하고 있다.

이레고사의 관계자는 “드러미는 당초 레저용으로 개발되었지만, 그보다는 전기와 물 사용이 어려운 저소득 국가나 도심의 빈민가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하며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여 가난한 사람들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초음파 세탁으로 세탁기 본체 필요 없어

저소득 국가의 주민들이 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열악한 전력 상황이 가장 크지만, 세탁기가 자리 잡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라 할 수 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저소득 국가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거 공간은 매우 협소하다. 가족들이 하나의 공간에 많이 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전제품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발명가인 ‘레나 솔리스(Lena Solis)’ 박사는 언제, 어디서든지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세탁기를 개발하여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돌피(Dolfi)’라는 이름의 이 초소형 세탁기는 기존 세탁기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뒤집는 역발상 제품이다. 세탁기에 대한 고정관념이라면 물을 담는 통이 있어야 하거나, 빨래와 물을 회전시키는 교반기가 장착되어 있어야 하는 점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돌피는 자칫 비누로 오해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상자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작고 간단한 상자 모양의 세탁기가 어떻게 빨래를 하는 것일까?

돌피는 초음파를 발생시켜 빨래를 하는 초소형 세탁기다  ⓒ Indiegogo

돌피는 초음파를 발생시켜 빨래를 하는 초소형 세탁기다 ⓒ Indiegogo

세탁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세면대나 대야 등에 빨랫감을 넣고 물을 부은 뒤 세제를 넣는다. 다음으로 돌피의 스위치를 켜고 물속에 투입한다. 이렇게 30~40분 정도를 기다린 후 빨래를 헹군 다음 빨랫줄에 널기만 하면 끝이다.

이에 대해 솔리스 박사는 “돌피의 스위치를 켜면 초음파가 발생된다”라고 밝히며 “초음파가 진동을 일으켜 빨랫감에 있는 얼룩과 때를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돌피의 원리를 설명했다.

그는 “세탁에 초음파를 이용하는 것이 생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안경 렌즈나 보석, 그리고 시계 등을 세척하는 데 있어 이미 초음파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라고 답변하며 “돌피는 이런 초음파 세척 방법을 일반 세탁에 적용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돌피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세척 시 초음파를 사용하므로 옷감에 전혀 손상을 주지 않는다. 또한 충전비용이 일반 세탁기에 비해 80배나 적기 때문에 전기 요금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솔리스 박사는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돌피의 매력 중 하나”라고 전하며 “저소득 국가의 주민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이 필요치 않고 전기도 돌피를 충전할 수 있을 정도만 공급되면 되므로 위생 용도의 적정기술 제품이라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5130)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