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적외선으로 미사일을 요격하라

[밀리터리 과학상식] 지대공 미사일 위협 막아줄 'DIRCM'

지난 8일 이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항공 752편 여객기(기종 보잉 737-800)가 이륙 직후 추락,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의 원인을 두고 이견이 분분했으나, 조사 결과 이란 혁명 수비대의 토르 M1(NATO명 SA-15 건틀렛) 지대공 미사일의 오인 사격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이란 혁명 수비대의 지대공 미사일 오인 사격으로 격추당한 우크라이나 항공 보잉 737-800. ⒸWikipedia

이란 혁명 수비대의 지대공 미사일 오인 사격으로 격추당한 우크라이나 항공 보잉 737-800. ⒸWikipedia

이 사고로 인해 지대공 미사일 사격으로부터 민간 항공기를 지켜주는 대응책의 필요성이 다시금 논의되고 있다.

지대공 미사일 중에서도 특히 MADPADS(MAN Portable Air Defense System, 휴대형 지대공 미사일)의 위협은 매우 두드러진다.

FIM-43C 레드아이 MANPADS의 발사 모습. 사거리와 속도는 낮지만 도수운반이 가능하고 기동성이 뛰어나 위협적이다. ⒸWikipedia

FIM-43C 레드아이 MANPADS의 발사 모습. 사거리와 속도는 낮지만 도수운반이 가능하고 기동성이 뛰어나 위협적이다. ⒸWikipedia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량이 20kg 내외로 충분히 도수운반이 가능하여 전략적·전술적 기동성이 뛰어나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미군이 운용하는 FIM-92 스팅어의 경우 3만 8000달러 정도다.

다만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거치식 지대공 미사일에 비해 사거리와 비행속도는 뒤처진다. 항공기 운항 고도를 1만 5000피트(4500m)~2만 피트(6000m) 이상 높이면 사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착륙 단계에서는 MANPADS의 사거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때문에 공항 인근에 매복하고 있다가 이착륙하는 민항기를 조준해 MANPADS를 쏴 대면 피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MANPADS의 양은 약 70만 발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 중 상당수가 테러 지원국에서 생산 또는 보유되어 있다. 때문에 MANPADS의 위협을 막는 것이야말로, 민항기의 지대공 미사일 대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험과 실전에서 검증된 기술

대부분의 MANPADS는 적외선 유도 방식이다. 즉 표적의 열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미사일 시스템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구성품의 크기가 작고 간단한 이 방식을 선호한다. 때문에 MANPADS의 유도 장치를 기만하면 충분히 회피가 가능하다.

따라서 원래 군용기에 사용되던 플레어(flare)가 MANPADS에 대한 대응책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플레어는 고온의 열을 방출하여 적외선 유도 장치를 기만한다. 그러나 이는 지상에 화재 등 부수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어 타당성이 떨어진다. 또한 장탄수에 한계가 있어 방어 능력도 그만큼 제한된다.

DIRCM(Directional InfraRed Counter Measure, 지향성 적외선 대응책, 흔히 ‘더컴’으로 읽는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된 대응책이다. 노스롭 그루먼 사가 개발한 DIRCM 시스템인 ‘가디언’의 경우, 미사일을 탐지하는 자외선 센서, 그리고 적외선을 발사해 미사일의 유도 장치를 기만하는 적외선 발신기 등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작은 포드에 탑재되어 항공기 동체 아래에 부착된다.

C-17 항공기에 장착된 DIRCM(AN/AAQ-24 네메시스) ⒸWikipedia

C-17 항공기에 장착된 DIRCM(AN/AAQ-24 네메시스) ⒸWikipedia

MANPADS가 발사되면 전자기 스펙트럼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DIRCM 시스템의 자외선 센서는 바로 이 에너지를 포착, 조종실에 미사일 접근 경고를 울리는 한편 적외선 발신기 시스템에 조준 명령을 내린다.

이후 조준·추적 장치가 미사일을 찾아내 조준하면 고강도 가스 아크 램프가 미사일의 적외선 탐지장치를 향해 고강도 적외선 빔을 발사해 마비시킨다.

또한 적외선 빔은 특수한 파장을 송출, 미사일의 유도 장치에 오류 신호를 일으켜 미사일이 잘못된 경로로 날아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은 불과 2~5초 사이에 이뤄지며, 항공기 승무원의 조작 없이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바꾸고 급기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이다.

비싼 가격은 걸림돌

노스롭 그루먼이 군용으로 개발해 실전 배치한 DIRCM 시스템 AN/AAQ-24 네메시스는 실험과 실전으로 그 기술적 타당성을 충분히 검증했다. 네메시스는 비행시험 4000회, 방해 유효 실험 20만 회를 거쳤다. 실전을 포함한 100회 이상의 미사일 공격을 피해냈다. 이러한 DIRCM은 현재 이스라엘의 여객기에도 장착돼 있다. 이스라엘의 군수기업 엘비트의 ‘C-MUSIC’, 영국 BAE 시스템즈의 ‘제트아이(Jeteye)’ 등도 DIRCM에 속한다.

DIRCM의 보급을 가로막는 주된 장애물은 그 비용이다. 지난 2005년 RAND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당시 미국 내 민항기 6800대에 모두 DIRCM을 설치하는 비용만 해도 110억 달러, 설치 후 운영 유지 비용은 연간 22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민항기 1대가 추락할 때마다 직접 비용만 10억 달러, 간접 비용은 그 이상이 지출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비싸지 않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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