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거 내 스타일이네”라고 할 만한 책이 나왔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이야기를 수다스럽고 친절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낮은 자세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명쾌하게 설명하는데 물론 중간 중간에 풋 웃음이 나오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은 프랑스 산이다.
‘대단하고 유쾌한 과학이야기 2’는 제목만 보면 초등학생용 입문서처럼 보이지만, 원제 ‘PRENEZ LE TEMPS D’E-PENSER’는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자’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너무나 친절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표현은 가볍고 즐겁지만 다루는 내용은 매우 진지하다. 당연히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양자역학에 관한 내용이다.
양자얽힘은 빛 보다 빨리 발생할까?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은 서로 모순이다. 상대성이론은 거시세계에 맞는 이론이고, 양자역학은 미시 세계에 맞는 이론이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사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양
자역학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양자얽힘을 예로 들어보자. 양자얽힘 상태의 두 입자는 아주 먼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어도 서로 얽힘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어느 한 입자의 속성이 다른 입자의 속성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특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충분히 멀리 떨어진 두 물체는 서로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수 없다는 국소성 원리에 위배된다.
양자얽힘에 의하면 두 전자 중 한 전자를 측정하는 순간, 그 전자의 스핀이 결정되지 마자 그 정보가 수백만 킬로미터 너머로 즉시 전달돼 다른 전자의 스핀도 결정된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보가 수 백 만 킬로미터를 순식간에 이동한다는 것은 빛보다 빨리 전달된다는 의미이다.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보다 빠른 것은 없기 때문에 단칼에 잘려나갈 이상한 소리가 된다.
하지만, 양자역학 자체가 이중성과 모순과 기존과학을 뛰어넘는 현상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빛 보다 빠른 것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 정도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젊은 프랑스 과학자인 브뤼스 베나므랑(Bruce Benamran 1977~)의 호기심은 생물학에도 뻗어있다.
미국 우주로켓에는 보조 로켓인 부스터가 달려 있는데 길이가 25미터이다. 왜 25미터가 됐을까? 부스터 로켓 제조회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철도로 수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도 수송에 용이하도록 특히 터널을 지날 때 걸리지 않도록 하려다 보니 길이는 7미터가 안되고 지름은 3미터가 조금 넘는 부품 4개를 조립해서 만들도록 했다.
그렇다면 왜 미국 철도는 레일과 레일 사이가 1.435미터가 되었으며 이에 따라 터널 규격이 정해졌을까?
광산에 깔린 영국 레일을 그대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며, 영국 레일은 당시의 도로규격과 맞았기 때문인데 (규격이 안 맞으면 수송비용이 커지므로), 그 영국 도로는 약 2,000년전 로마사람들이 건설한 것이다.
로마도로는 말 두 마리가 마차를 끌 때 서로 부딪치지 않고 나란히 달릴 수 있는 폭을 정했다.
말 엉덩이와 로켓 부스터
요약하자면, 미국 로켓 부스터는 고대 로마의 말 엉덩이 폭에 맞춰 크기가 정해진 셈이다.
말 엉덩이와 로켓부스터를 연결시키는 이 프랑스 과학자의 명쾌한 논리 전개는 따라서 생물학적 진화 역시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꿰어맞추기 보다, 자연적인 과학적 논리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말 엉덩이가 로켓 부스터로 진화했을까? 그냥 과학적인 편의성과 효율성의 증진일 뿐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이 글을 읽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독립개체가 있었을까? 나 위에 2명(부모), 그리고 그 부와 모를 위해서 각각 2명씩 따져 들어 가면, 500년 전 까지만 거슬러 올라가도 2의 32제곱(한 세대 25년 해서 32세대이니까)의 사람이 필요했다. 4,294,967,296명이다. 42억명!
그런데 예전에는 자녀를 더 많이 낳았으므로, 42억 명은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이다.
저자는 ‘진화를 직선적 과정으로 보는 시각은 근시안적인 관찰에 따른 편견’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이같이 재미있는 추산을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과학적 관용’이 발휘된 점이다. 주류과학계에서는 잘 인정하지 않는 다중우주론, 인류원리, 브레인 등도 소개하면서 ‘가장 유망한 것은 초끈 이론’이라고 최신 동향을 소개했다.
리처드 파인만은 암으로 70세이 사망하면서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죽는 것은 두 번은 못할 짓이군, 너무 지루해.’
파인만은 핵무기 개발계획에 참여할 때 들어간 국립연구소의 너무 심심한 분위기를 못 이겨서 금고를 따고는 ‘메롱, 나 누구이게’라는 메모를 남겼다는 일화도 소개한다. 일과를 마치면 스트립쇼를 하는 술집에 들어가 봉고연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저자는 ‘재미없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고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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