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장애물도 거뜬히 오르는 ‘휠체어’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12) 장애 보완하는 의족과 휠체어

전력이나 급수 같은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 외에도 저개발 국가들이 가진 공통점 중 하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장애가 발생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거나, 잦은 전쟁으로 인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장애를 가진 저개발 국가 주민들을 위한 적정기술 제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 Dollar Business

장애를 가진 저개발 국가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적정기술 제품들이개발되고 있다. Ⓒ Dollar Business

문제는 이 같은 장애를 저개발 국가 주민들은 장애를 극복하기보다는 순응하며 살아가기에 급급하다. 이에 적정기술 전문가들은 저개발 국가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움직이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발의 움직임을 대부분 따라 할 수 있는 의족

잦은 전쟁이 낳은 참혹한 결과 중 하나는 땅속에 셀 수 없이 묻혀 있는 지뢰다. 캄보디아에는 아직도 500만 개 정도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 번의 내전을 겪은 예멘에도 100만 개 정도가 매설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뢰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파키스탄과 영토 분쟁을 치르고 있는 인도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의 비영리기관인 ‘BMVSS(Bhagwan Mahaveer Viklang Sahayata Samiti)’이 발 벗고 나섰다.

BMVSS는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민단체였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불편을 가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이들을 돕는 적정기술 개발 기관으로 변신을 꾀하기 시작했다.

자이푸르풋(Jaipur Foot)은 BMVSS가 적정기술 개발 기관으로 변신을 시작한 후 첫 번째 선보인 작품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뢰를 밟아 발목을 잃은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족이다.

자이푸르풋은 사람의 발이 갖고 있는 움직임의 범위를 대부분 흉내 낼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걸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쪼그린 채 앉을 수도 있고 무릎을 꿇을 수도 있다. 또한 사다리나 나무를 너끈하게 오를 수 있고, 자동차의 액셀레이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운전할 수도 있다.

자이푸르풋은 발의 움직임을 대부분 따라할 수 있는 의족이다 Ⓒ ssplprints.com

자이푸르풋은 발의 움직임을 대부분 따라할 수 있는 의족이다 Ⓒ ssplprints.com

무게가 기존 의족에 비해 많이 나가지 않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기존 의족들은 보통 2kg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자이푸르풋은 1.3~1.5kg 정도에 불과해서 사용자가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BMVSS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하여 BMVSS의 관계자는 “평균 수명은 3년으로서 무독성의 HDPE 파이프를 이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의 PVC 파이프에 비해 더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사실 자이푸르풋이 유명세를 얻게 된 데는 수다 찬드란(Sudha Chandran)라는 인도의 여배우이자 무용수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자이푸르풋의 도움을 받아 다시 무용을 할 수 있었고, 무대에도 설 수 있었다.

또한 자이푸르풋이 저개발국가에 보급될 수 있었던데는 미국 스탠포드대와 인도 공대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의 역할도 한몫했다. 자이푸르풋이 처음 출시될 때만 하더라도 기존 의족 가격과 비슷한 200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이들이 소재와 설계를 변경해 기존 자이푸르풋의 1/10의 가격인 20달러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도로 상태가 안 좋아도 편안하게 움직이는 휠체어

인도의 비영리기관이 의족으로 장애를 가진 저개발 국가 주민들을 돕고 있다면,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휠윈드휠체어(Whirlwind Wheelchair)’는 만능 휠체어를 통해 장애인들의 이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의 창립자인 ‘랄프 하치키스(Ralf Hotchkiss)’ 대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다. 그는 과거 콜롬비아를 방문했다가 비포장된 도로에서는 자신이 탄 휠체어가 거의 쓸모가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치키스 대표는 “내가 그동안 지냈던 미국은 비교적 도로 사정이 좋아서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지 다닐 수 있었지만, 저개발 국가에서는 자갈밭도 지나갈 수 있는 튼튼한 휠체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돌아오자마자 곧자로 휠윈드휠체어를 설립하고 혁신적인 구조의 휠체어 개발에 들어갔다. 그 결과 ‘러프라이더(Rough Rider)’라는 신개념 휠체어 개발에 성공했다.

특수 휠체어인 러프라이더는 진흙밭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 Whirlwind

특수 휠체어인 러프라이더는 진흙밭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 Whirlwind

러프라이더 휠체어의 가장 큰 장점은 잔디밭이나 자갈밭은 물론 모래밭에서도 유연하고 부드럽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기존의 휠체어는 자갈처럼 큰 입자나 모래처럼 작은 입자로 이루어진 길에서는 거의 작동할 수 없었다.

휠윈드의 관계자는 기존 휠체어로는 움직이기 어려운 길도 러프라이더는 거뜬하게 움직일 수 있는 비결로 긴 휠받침과 유연하면서도 넓은 바퀴를 꼽았다.

긴 휠받침은 뛰어난 안정성으로 휠체어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부상 원인인 넘어짐을 방지해주고, 바퀴는 뛰어난 충격 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어 잔디나 진흙 같은 표면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 휠윈드 측의 설명이다.

하치키스 대표는 “도로에 구덩이가 있거나 나뭇조각이 떨어져 있어도 그리 깊지 않고 높지 않다면 러프라이더를 사용하여 충분히 지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자동차로 비유한다면 마치 사륜구동차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1368)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1)

  • 엄익쟈 2019년 7월 25일12:59 오후

    잘 사고 돈 많은 사람들이야 다리가 불편하고 혹은 다리가 없더라도 휠체어를 타든 의족을 신든 할수 있지만 개도국에 한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당장의 생계도 어려운데 이런것을 살 여유가 없을 것인데 이런 기술을 개발한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과학백과사전